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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석유의 황금시대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2015.08.31


석유(石油, Rock oil)는 원래 약이었다. 연료로 쓰이는 오늘날과 달리 19세기 중반까지 석유는 두통이나 치통, 각종 상처의 치료제로 사용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연고인 바셀린(Vaselin)은 석유 부산물을 가열해 젤 형태로 만든 대표적인 의약품이다. 이처럼 약국에서나 구입할 수 있던 석유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은 미국인 조지 비셀(George Bissell, 1821~1884)이었다. 그는 의약품인 석유가 조명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해 큰돈을 벌었다. 그가 만들어 낸 석유램프 덕분에 미국인들은 밤늦게까지 생활할 수 있었다. 당시 불순물이 적은 등유일수록 폭발 없이 오랜 시간 빛을 낼 수 있었기에 질 좋은 석유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높았다.


환경문제와 높은 가격으로 석유 인기 갈수록 시들

석유 재벌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가 세운 회사 이름이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엄격한 품질관리로 불순물이 적은 석유를 제공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석유가 오늘날과 같은 연료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독일의 자동차 회사 벤츠사의 설립자인 카를 벤츠(Karl Benz, 1832~1891)가 1886년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를 선보이면서부터다.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중동 국가들에서 거대한 유전이 발견되면서 석유에 대한 공급과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석유의 황금시대는 고갈되지 않는 한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석유의 인기는 갈수록 시들어져가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석유수출기구(OPEC)의 산유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11일 발표한 OPEC의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2개 회원국의 산유량이 전월 대비 하루 101,000배럴(1배럴은 42갤런으로 약 158.9리터) 증가한 3,150만 배럴에 달해 201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산유량으로 인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의 가격은 43.0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로 가장 낮은 가격이었다.


문제는 계속되는 산유량 증가로 인한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석유의 수요량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특징이었던 지금까지의 석유산업에서 볼 수 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다른 여타의 조건이 일정할 경우 가격이 낮아질수록 재화나 서비스의 수요량은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수요의 법칙(law of demand)’이라고 한다. 이러한 개념설명에 따르면 현재 석유산업에서는 수요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여타의 조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요의 법칙은 가격과 수요량 변화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여타의 조건들이 일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여타의 조건이 일정한 경우 가격의 변화에 따른 수요량의 변화를 ‘수요량의 변화’로, 여타 조건들(가격 이외의 요인)의 변화에 따른 수요량의 변화를 ‘수요의 변화’라 하여 구분하고 있다. 즉, 최근의 석유산업에서 목격되는 모습은 수요의 법칙에 어긋나는 상황이 아니라 여타 조건들이 변하여 수요가 감소하여 발생한 상황인 것이다.
 

석유의 수요 감소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첫 번째는 환경규제의 강화이다. 석유와 같은 화석에너지는 연소시마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홍수, 이상 고온 및 한파, 대기오염 등이 심각해지고 있어 친환경 정책에 대한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태양광 발전의 비중 커질 듯

이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도록 강제하고, 하이브리드·전기 자동차를 보급하려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에너지 혁명 2030』의 저자 토니 세바(Tony Seba)는 테슬라(TESLA)를 중심으로 한 전기자동차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2016~2017년이 되면 전기자동차로의 대량 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테슬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세운 전기자동차 회사이다.
 

한편, 2000년대 들어 급등한 석유 가격도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이미 1973년과 1978년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경험했던 각국 정부는 2000대 이후 높아진 유가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풍력과 태양광 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에 보다 적극적이다. 공급과잉과 높은 발전 단가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초기의 태양광 발전은 빠른 속도로 개선이 이루어져 선진국을 중심으로 그리드 패러티를 달성한 곳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란 태양광·풍력 등 대체에너지의 발전원가가 화석연료의 발전단가와 같아지는 시점을 의미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에는 태양광 발전이 전 세계 전기 수요의 3%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OPEC의 산유량 증가와 원유가격 급락이 전체 원유 생산량의 4~5%에 불과한 셰일가스로 인한 것임을 생각할 때 앞으로 태양광 발전이 에너지 시장에 미칠 여파가 매우 클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 세계의 에너지 시장에는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석유의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추면 기다렸다는 듯 수요가 증가하던 기존의 석유시장은 앞으로 찾아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세계 각국이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즉 탈(脫)석유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 없어서 석기시대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황제 야마니(Yamani)의 통찰력이 오늘날의 석유시대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 자본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고 석유 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으로,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12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하이브리드(Hybrid)

두 개 이상의 이질적인 요소를 결합한 것을 말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 엔진과 전기배터리 엔진을 모두 장착하여 양쪽 엔진을 이용해 구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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