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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자원, 축복인가, 저주인가?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2015.08.31


경제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생산을 위해 필요한 생산요소를 크게 노동, 자본, 토지 등으로 분류해 왔다. 하지만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면서 자원이라는 새로운 생산요소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가장 경제적으로 번성한 국가들은 비옥한 토지를 소유한 국가들이었다. 옥스퍼드대학의 오르크(Kevin H. O'Rourke) 교수와 하버드대학의 윌리엄슨(Jeffrey G. Williamso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870년대 호주, 미국, 캐나다의 실질임금은 유럽의 어느 국가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두 교수는 또한 초창기 많은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이주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금광이나 은광을 찾아 이동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신대륙의 비옥하고 풍부한 토지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농경사회에서 경제적 부를 거두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토지였다.


노동, 자본, 토지, 그리고 자원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천연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고, 일반적으로 천연자원을 많이 보유한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부강한 국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대표적인 천연자원인 석탄은 18세기 철강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석탄을 사용한 증기기관은 공장을 가동하거나 기차나 선박을 움직이는 중요한 원료였다. 다시 말해 석탄은 교역과 경제활동의 중요한 촉매제가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항상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은 아니다. 19세기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던 이집트(면화), 칠레(구리), 쿠바(설탕), 페루(구아노) 등 많은 국가들이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빈약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던 한국, 일본, 대만 등의 국가들은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이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풍부한 자원이 해당 국가의 경제발전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풍부한 자원이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이를 흔히 ‘자원의 저주(Resource curse)’라 한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이 경제성장을 달성하지 못하는 ‘자원의 저주’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이 흔히 지적하는 요인으로는 ‘과잉소비’를 들 수 있다. 사실 자원개발로 인해 예상치 못한 소득 증가를 누릴 수 있지만, 이러한 소득 증대효과는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당 자원이 고갈되거나 혹은 대체자원이 개발되기도 하며, 새로운 공급자가 등장하여 해당 자원의 가격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다시 낮아지지만, 해당 국가는 활황기 때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어, 결국 낮은 저축률과 낮은 투자율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낮은 저축률과 투자율은 다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심지어 활황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무리한 차입을 통한 과잉 투자를 감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차입은 활황기가 끝나고 나면 오히려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자원의 저주가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풍부한 자원이 오히려 산업구조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확보한 국가들은 자국 내에서 필요한 여러 소비재 내지 생산재를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제조업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게 되면 이와 관련된 자국의 산업이 위축되기 쉽다. 실제로 1960년대 네덜란드 해안 지역에서 천연가스가 발굴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네덜란드는 천연가스 개발로 인해 오히려 제조업의 위축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라고 한다. 과거 대항해시대에는 스페인이 남아메리카로부터 막대한 금과 은이 유입되면서 이러한 금과 은을 통해 여타 유럽 국가로부터 많은 제조업 제품을 수입한 바 있다. 하지만 신대륙으로부터 유입되는 금과 은이 차단되면서 스페인 역시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경험했다.


자원의 효율적 활용, 경제적 성과로 이어져

그렇다면 천연자원은 경제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 합의된 견해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제발전에 있어 자원 보유 여부보다는 보유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중국은 엄청난 석탄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석탄 산지는 주요 경제활동 중심지와는 거리가 먼 산시성 등 서북부 지역에 위치해 있었으며, 수상 운송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곳이었다. 따라서 풍부한 천연자원을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의 발원지인 영국의 경우 석탄 매장지가 경제 중심지부근에 있었으며, 육상 내지 수상으로 운송이 편리했다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석탄 매장지는 상습적인 홍수 지역으로 물을 빼내기 위한 도구가 절실히 필요했던 지역이다. 영국은 석탄을 활용한 증기엔진을 개발해 물을 빼내는 데 제일 먼저 사용했다. 시카고 대학의 역사학자 포머란즈(Kenneth Pomeranz) 교수에 따르면, 초기 증기엔진은 효율성이 낮고, 부피도 커서 물을 빼내는 용도 이외에는 적절한 용도를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풍부한 천연자원과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동기부여 상황 등을 기반으로 증기엔진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왔으며, 그 결과 산업혁명이라는 커다란 경제적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북한은 우리보다 풍부한 지하자원을 확보한 곳이다. 하지만 경제적 성과를 달성하지는 못하였다. 이 사실만으로도 경제성장과 지하자원의 관계는 쉽게 설명되지 않을까 싶다.



자원의 저주

자원이 풍부할수록 경제성장이 둔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반대로 풍부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제성장이 빨라지는 현상은 ‘자원의 축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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