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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부활하나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2015.08.31


일본 문부과학성 학교기본조사 속보에 따르면, 금년 봄 일본의 대졸자 56만4천 명 중 72.6%에 해당하는 40만 9천 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먼 쇼크의 영향이 나타나기 이전인 2008년 봄의 69.9%보다 높은 수치이며, 70%를 넘은 것은 1994년(70.5%)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일본 경기의 회복과 함께 학생들은 취업 대상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기업, 수익 호조로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

일본 기업들이 신규채용에 왕성하게 나서고 있는 것은 수익이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경제신문사의 8월 8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본기업의 연결경상이익은 2015년 2분기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25%(3월 결산기 상장기업의 85%를 포함한 수치) 증가했다. 엔저로 인해 수출 기업의 수익 확대와 함께 비제조업 등 내수형 일본 기업의 수익도 회복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기업의 2분기 수익이 약 10% 감소하고 유럽 기업도 소폭의 수익 확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의 수익 호조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지난 8월 4일에 발표한 ‘2015 회계연도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가 전년도에 비해 13.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어, 설비투자는 4년 연속으로 증가하게 된 셈이다. 스마트폰용 부품·소재 산업에서의 투자 확대와 함께 전력 및 가스 산업의 투자가 30.1%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본 경제는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3.9%(2차 발표치)를 기록한 후 2분기에는 소폭 둔화(일본경제신문 2015년 8월 1일자 보도에 따르면, 17개 민간연구기관의 추정치 평균은 -1.9%)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3분기에는 회복되어 2015년 연성장률은 1% 내외가 될 전망이다. 중국 등 세계경제의 부진으로 일본의 수출이 부진하지만 일본 기업의 수익 및 설비투자 확대, 고용 확대로 인해 작년 4월 소비세 인상 충격으로 위축된 소비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는 기업의 수익, 투자, 고용 확대의 선순환은 일본은행의 대폭적인 금융완화에 따른 엔저 현상에 힘입은 바가 크지만, 그동안 경영구조의 혁신에 매진해 왔던 일본기업의 전략적 노력이 원동력이었다. 1990년대 장기불황과 함께 일본 기업은 과잉설비, 과잉채무, 과잉고용 문제의 해결에 주력하는 한편 사업구조의 고도화에 매진해 왔다. 그리고 최근의 엔저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은 과거처럼 박리다매형 수출 확대에 주력하지 않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TV·스마트폰 사업 철수, 첨단부품·솔루션에 주력

특히 일본 기업은 한국 기업이 추월하기 어려운 첨단산업, 소재 등 독자적 강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기업은 단순 조립 제품보다도 여러 하드웨어를 복합하거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추가해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판매하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솔루션, 인프라 사업, 차세대 자동차, 우주 관련 비즈니스 등이 있다. 일본 산업은 신흥국과 차별화된 고도화 기술, 차세대 분야에 특화하면서 고수익 경영 기반을 강화해 부활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장기불황 과정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성장 활력 저하와 함께 신흥국의 강한 추격을 받아 왔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구조의 대폭적인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공급구조의 혁신을 위해서는 기업이 기존의 주력 사업이라도 근본적으로 혁신하여 강점 분야에 특화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전자산업의 경우도 TV, 스마트폰 등 과거의 주력 사업에서 대부분 철수하고 인프라나 센서 등의 첨단부품, B2B(Business to business) 솔루션 등에 주력하여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초기에는 대폭적인 재정확대를 통한 수요 부양책에 주력했으나 경제구조의 혁신 없이는 이러한 수요 진작 정책은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본 정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최근 기업의 수익 확대와 투자환경 개선에 주력하는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일본기업의 혁신을 위한 노력과 같이 상승효과를 내면서 경제의 선순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아베노믹스의 성장 전략은 기본적으로 일본 기업의 자율적인 혁신을 뒷받침하면서 투자확대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 전략은 단기에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역대 정권이 주력해 왔던 신성장산업 육성정책의 효과도 점차 가시화되면서 기존 정책을 일부 계승한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전력시장 자유화라는 규제 완화 정책은 그동안 이루어져 왔던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원정책의 성과와 함께 기업의 그린에너지 비즈니스에의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세를 계속 인상하면서 법인세를 인하하는 정책도 기업의 투자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 중시의 투자 촉진책이 고용 확대를 통해 서민경제의 부양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가고 있다.





연결경상이익

어떤 회사를 중심으로 지배·종속 관계에 있는 다른 회사들을 포함하여 계산한 경상이익(회사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값)을 말한다.



리먼 쇼크(Lehman shock)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의 파산으로 시작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지칭하며 ‘리먼 사태’라고도 한다. 리먼 브라더스는 주로 주택 담보 투자로 수익을 올렸는데 지나친 차입과 주택 가격 하락으로 파산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솔루션(Solution)

기업 또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문제들을 처리해주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판매와 회계 업무를 함께 처리해주는 POS 시스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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