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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류한석의 신기술 토크
데이터경제를 향한 글로벌 패권 경쟁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 2019년 10월호



데이터경제(data economy)는 데이터를 자산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을 토대로 데이터를 거래하고 공유하는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속 가능한 경제체제를 뜻한다. 세계 각국 정부는 데이터가 차세대 원유 또는 원유보다 더 중요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세계 1등 데이터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갈등의 이면에는 데이터 안보, 데이터 패권 경쟁이라는 중요한 함의가 있다. 미중 무역갈등의 시작이 화웨이를 둘러싼 데이터 안보 논란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2018년 GDPR 시행…데이터경제의 토대인 개인정보 보호에 앞장서는 EU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 데이터경제(European Data Economy)’와 ‘디지털 단일시장(Digital Single Market)’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혁신과 성장의 주요 원천으로 데이터를 최대한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토대로, 데이터가 국가를 넘어 자유롭게 흐를 수 있어야 한다는 궁극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 데이터 또는 가명화(pseudonymisation)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가명화란 데이터에서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가명으로 대체함으로써 관련된 개인과의 연결성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정보 보호는 데이터경제의 토대다. 그렇기 때문에 EU 집행위원회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강력한 제도인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유럽연합 일반 데이터 보호 규칙)을 시행하고 있다. GDPR은 2016년 4월 만들어져 2018년 5월부터 27개 EU 회원국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GDPR을 단지 데이터 규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GDPR은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고 법적 책임성을 부여하는 제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GDPR은 데이터 주체의 권리로서 데이터의 투명성과 접근성, 이의제기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기업 및 공공기관이 지켜야 할 여러 필수요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내용은 기업 및 공공기관의 DPO(Data Protection Officer, 데이터 보호 책임자) 선임에 대한 것이다. DPO는 필히 데이터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갖춰야 하고 업무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며 DPO 역할 수행과 관련해 이해 상충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것이 현재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책임자와의 큰 차이점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앞으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유연한 디지털 협업 공간으로서 ‘공통 유럽 데이터 공간(common European data space)’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가정신 바탕으로 기업이 혁신 주도하는 미국, 국가 주도로 빅데이터 등 신산업 육성하는 중국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바탕으로 기업이 데이터경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강점은 데이터경제를 구축하는 기반 기술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는 아마존,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대기업을 포함해 창의적인 스타트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디지털 책임성 및 투명성 법(Digital 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Act)」을 마련하고 모든 연방 재무정보가 따라야 할 표준 데이터 형식 지정 및 통합된 오픈 데이터 공개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랩 사이트(datalab.usaspending.gov)에서는 연방 재무정보를 누구든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여러 관점에서 시각화해 살펴볼 수 있다.
백악관은 「개인정보 통보 및 보호법(Personal Data Notification and Protection Act)」, 국가 데이터 유출 통보 표준(National Data Breach Notification Standard) 등을 제안하는 등 정부 스스로 데이터경제의 모범사례가 되려고 노력하며 정부 차원에서 기업과의 협업도 유연하게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신산업에서 국가 주도의 전략적 육성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국가다. 다른 나라들이 데이터 공개와 정부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반면에 중국은 정치적 특성상 투명성보다는 산업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빅데이터를 국가 신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2016년 12월 ‘빅데이터산업 발전계획(2016~2020)’을 발표하고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당 정책에는 빅데이터 기술 및 상품 연구개발 강화, 타 산업의 빅데이터 응용 및 융합 혁신 촉진,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빅데이터 활용 제조업 신규 모델 육성, 빅데이터 표준체계 구축, 빅데이터산업 지원 시스템 개선,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창업 추진, 데이터 보안 능력 향상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방별 특성과 산업 기반에 따른 ‘빅데이터산업 집결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각 지역에 맞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해 활용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의 안보적·경제적 가치가 증대되면서 미국, EU,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고 선진국들 간의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2018년 10월 데이터 무역 및 데이터 보안 향상에 대해 합의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일본은 국경을 초월한 데이터 유통을 위한 국제적 데이터 유통 규칙의 표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데이터경제는 우리의 미래이며 또한 그렇게 돼야만 한다. 데이터경제와 관련된 우리 정부의 계획과 이슈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한 번의 지면으로 살펴보기에는 데이터경제의 중요성과 잠재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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