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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상념; 박수칠 때 떠나라
임운석 여행작가 2019년 11월호


 

그들의 공연은 폭죽을 터트리듯 화려했습니다.
섬세하고 심도 있는 표현력으로 무대를 장악했습니다.
풋사과빛에서 청록으로, 겨자, 홍시, 커피색으로 변해갔습니다.
환상적인 퍼포먼스는 올해 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기획된 것이었습니다.
공연에는 많은 제약도 뒤따랐습니다.
무대로 지정된 땅은 딱딱했고 미세먼지는 고약했습니다.
대지를 녹일 듯 끓어오르는 가마솥 태양도 가혹했습니다.
지붕 위 하늘은 얼마나 자주 폭우를 퍼부었는지 모릅니다.
역대급 태풍이 일곱 차례나 무대를 뒤흔든 후,
본격적인 공연의 막이 오를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은 간밤에 찬 서리를 맞았지만 뜨거운 심장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공연은 막을 더하며 더욱 다채로워져 갔습니다.
그들은 호소력 짙은 음률과 빛깔로 무대 위를 누볐습니다.
그들을 보는 관객의 열기는 붉고 뜨거웠습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환호는 점점 커져갔습니다.
그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한 달간의 공연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10개월간 준비하고 한 달 동안 절정을 불태웠습니다.
가장 화려할 때 그들은 옷을 벗고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그들은 박수칠 때 떠나야 하는 황금률을 알고 있습니다.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만추의 계절, 그들의 공연을 맘껏 즐겨보십시오.
박수치며 그들을 배웅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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