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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 인재를 말하다
세 살 성평등, 세상을 바꾼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2019년 11월호



세계경제포럼(WEF)이 「2018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서 발표한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0.657로 전체 149개국 중 115위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은 경제참여·기회 부문과 정치권한 부문에서 특히 낮은 젠더 평등 지수를 기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OECD 29개국을 대상으로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약 20점으로 2013년부터 7년 연속 꼴찌다. 이런 처참한 성적표를 바꿀 방법은 없을까?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세 살 성평등, 세상을 바꾼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평등 교육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영유아의 성평등 교육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은 부모, 교사 등 성인의 성역할 고정관념이나 이분법적 성역할을 그대로 답습한다. 이렇게 형성된 성평등 의식은 이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모든 것들은 성별에 구분 없이 공평하게 제공돼야 하고 성별의 차이에 기인한 그 어떤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남자는 씩씩해야 해”, “여자는 얌전해야 해” 같은 노래를 가르치는 교육현장이 있다. 이런 현장에서는 성별로 제한되는 역할놀이를 할 것이고 파란색과 분홍색으로 아이들의 생각과 판단에 고정관념의 색을 칠하고 있지는 않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파란색 자동차와 분홍색 인형보다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바다를 헤엄치는 코끼리를 상상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의사를 존중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별처럼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미래의 세상이 성평등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인지능력이 막 성장하기 시작하는 때부터 바른 성역할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성평등 의식은 한두 번의 경험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양육자, 보육교사가 일관된 경험을 제공해야 가능하다. 양육자와 보육교사 스스로 이미 굳어진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생각과 행동을 수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며 익숙해진 성차별적 언어는 없는지, 무심결에 고정된 성역할을 아이들에게 답습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들에게 고정관념의 색을 칠한 장난감이나 그림책, 교구들을 건네지는 않은지, 아이들의 행동과 감정 표현을 성별에 따라 울타리를 달리 쳐서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아직 말이 서툴고 글을 모르는 아이들의 연령기를 도식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그림으로 자기 생각을 도식화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생각과 이야기가 담긴 그림은 어떠한 틀에도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이어야 한다.
최근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갇혀 있던 불편한 진실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우리 사회가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으나 성평등 의식 수준은 아직도 기를 써야 아주 조금씩 오르는 듯하다. 우리가 원하는 성평등한 사회로 더 빨리 변화하려면 세 살 성평등이 성장하며 세상을 바꾸도록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우리의 성평등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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