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모바일 대메뉴명

KDI 경제정보센터

16개 경제부처가 만드는
국내 유일의 경제 정책 정보지

나라경제

발행물

칼럼

대한민국 인재를 말하다
우리가 갈망하는 인재
장석주 시인 2019년 12월호



우리 사회는 정상인가? 솔직하게 말해보자. 우리 사회는 시장 경쟁과 효율성의 원리가 아니라 불공정성과 부조리가 활개를 치는 '디스토피아'다. 우리는 민주주의 정치와 시장 자유주의 경제, 그리고 기술·지식·지능 같은 능력 본위주의에 따른 공정한 경쟁을 하는가? 이 물음에 '네!'라고 대답하기 어렵다. 사회의 불공정성은 더 커지고, 진영 논리에 따른 당파성이 정의를 압도하며, 부의 양극화는 더 벌어졌다. 취업전선에서 기회의 희소성을 두고 목숨 건 경쟁에 내몰린 젊은 세대는 한국 사회를 '헬조선'이라고 자조한다. 우리가 유토피아에서 멀어진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여러 병폐와 음습함이 작동하는 탓이다.
우리 사회는 '기회의 공정한 평등'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바뀌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경주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가 없다. 누구는 처음부터 유리하고, 또 다른 누구는 불리하다. 진실을 말하자. 기득권에 속하는 상위 20%가 담론 권력을 틀어쥐고 경쟁의 틀을 바꾸는 법안을 만들고, 교육 제도를 장악해 고학력을 자식에게 대물림하며, 노동 시장을 제가 속한 집단에 유리하게 바꾼다. 마음만 먹는다면, 이들은 정치와 경제의 룰을 쥐락펴락하며 바꾼다. 이들은 세습된 '상징 자본'을 통해 언제든지 '기회 사재기'를 하면서 남보다 앞질러 출세하고, 더 많은 부를 쌓는다. 상위 20%의 사람들이 승승장구할 때 하위 80%의 사람들은 좌절과 실패의 쓴 열매를 깨물며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다.
오직 정의에 대한 인지력과 감수성이 뛰어난 ‘인재’만이 사회를 바꾼다. 우리 사회가 갈망하는 사람은 ‘시장이 인정하는 능력’ 이상을 갖춘 ‘다름’을 꿈꾸는 이들, 다르게 생각하기에 열정을 가진 이들이다. 콕 집어 말하자면, 이들은 예술적 직관력에서 뛰어나고 상상력이 탁월한, 21세기의 창의융합형 인재다. 이들은 관습에 대한 반항과 일탈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전한 진로 선택에 안주하지 않으며, 현실을 낯선 모험과 경험의 장으로 여긴다. 이들은 집단 이기주의와 패권주의, 사회의 그릇된 관행과 선택에 용감하게 '아니오!'라고 반기를 든다.
다행스럽게도 정치 환경, 경제의 틀, 사회 규범을 바꿀 능력을 갖춘 소수의 '인재'는 어느 분야에나 숨어 있다. 이들은 어떤 징표를 갖고 있는가. 첫째, 대체되지 않는 재능(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숙련성과 창의성)을 갖췄다. 둘째, 드높고 부지런한 도덕성(직업윤리)을 내면화한다. 그 도덕성은 삶의 태도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데, 이들은 대체로 청렴성, 겸손, 염치 같은 미덕을 드러낸다. 셋째, 소통과 공감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이들은 개성과 취향을 추구하는 동시에 타인과 협력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헌신한다. 이들은 두터운 사회 경험과 폭넓은 독서를 통해 타인의 관점과 가치관에 공감하는 능력을 키운다. 넷째, 이들은 정보 편집력과 시뮬레이션(simulation) 능력에서 출중하다. 이는 지식과 정보의 생산력이 놀랍게 확장된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덕목이다. 다섯째, 이들은 교양과 상식이 풍부하다. 이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잡힌 인격을 갖추고 공정성을 잃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갈망하는 인재는 바로 이런 이들이다.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