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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리포트
중남미시장 진출의 중요한 전략지 에콰도르
양성훈 KOTRA 에콰도르 키토무역관장 2020년 06월호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는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갈라파고스 군도가 있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76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현대자동차의 포니 6대를 처음으로 수입한 나라, 같은 해 대우건설에 첫 해외프로젝트로 기록되고 있는 키토시 도로포장공사 수주 성과를 안겨준 나라가 에콰도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7년에는 중남미 최초로 한국형 선불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국의 수출과 해외진출 역사에서 소중한 순간을 함께했지만 에콰도르는 지난 10여년간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주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누적된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IMF 금융지원이 지난해 재개되고,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급격한 유가하락, 내수침체 등 연이은 악재가 가중되면서 에콰도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더 커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중남미시장 진출을 위한 빈틈없는 전략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환리스크 제로, 높은 한국제품 신뢰도 등 중남미시장 진출 교두보로 큰 매력
필자는 코트라 키토무역관장으로 근무하기 전 약 10년간 에콰도르를 포함한 중남미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판매법인 및 현지법인을 관리한 경험이 있다. 중남미시장에서 우리 기업·제품의 위상과 기술력이 동남아 등 다른 해외시장에서보다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는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매우 안타까웠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접근 방식에도 원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다시 말해 중남미 특유의 패밀리 중심 비즈니스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빨리 실적만 내려는 단기적 영업전략으로 일관한 측면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중국·인도 등에서 생산된 제품에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미국 등 기술 선도국 제품과는 차별성을 어필하지 못하면서 현지 바이어들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또한 중남미시장 진출을 위한 타깃시장을 브라질 등 대규모 시장에 맞추다 보니 이미 현지 제조기반을 갖춘 많은 다국적기업 및 로컬기업과의 극심한 경쟁 속에서 시장을 선도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우리 중소·중견기업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중남미시장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자사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기업 규모, 재정상태 등에 따라 목표시장을 다르게 설정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특히 약육강식의 글로벌시장, 익숙하지 않은 먼 이국시장에 진출할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런 면에서 우리 중소·중견기업에 에콰도르는 중남미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에콰도르는 여러 경제지표에 비춰보면 IMF 체제하의 위태로운 경제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노동자 친화적인 노동법이 여전히 존재하며, 여느 중남미 국가와 다르지 않게 잦은 정부인사 교체 등으로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 현실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어려움 때문에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중남미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서 에콰도르의 가치를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우리 중소·중견기업에 있어 에콰도르가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선, 환리스크가 없다. 코로나19로 멕시코 등 여러 중남미 국가가 급격한 환율하락의 위험에 직면했다. 반면 미국 달러화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는 에콰도르는 환리스크가 전혀 없어 환리스크 헤지에 익숙하지 않은 중소 규모 기업의 투자 진출 및 글로벌 비즈니스 추진에 안정적인 측면이 있다. 
둘째, 폭넓은 한류 마니아층이 있다. 2018년 말 한국국제교류재단 조사에 따르면 에콰도르에는 약 11만명의 한류 동호회원이 활동하고 있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진출 초기 기업에 매력 있는 시장이다.
셋째, 정부가 강력한 시장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지난해부터 태평양동맹(PA) 가입과 미국과의 FTA 체결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도 교역 확대를 위한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
넷째, 일부 대기업 제품의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해 높은 신뢰가 형성돼 있다. 특히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모범사례가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앞으로 이러한 신뢰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실질구매력이 1만1,420달러(2018년 기준)로 높다. 게다가 현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해외상품의 수입 및 사용에 거부감이 없다.
여섯째, 상대적으로 진출에 따른 초기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현지 자국기업 또는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미국·중국·일본·유럽계 글로벌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여타 중남미 국가와 달리 에콰도르는 아직 미개척시장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타 중남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기업은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해 에콰도르를 중남미 진출의 테스트베드로 삼거나, 중남미 전역에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에콰도르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원 많지만 기술·자본·고급인력 부족…한국과의 협력 확대 기대
에콰도르는 면적이 한반도의 약 1.3배 규모인 데 비해 원유 매장량은 88억배럴(중남미 3위), 하루 원유 생산량은 54만배럴(중남미 5위)에 달하고 금, 은, 동, 유연탄, 몰리브덴, 니켈, 아연 등 상당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자원부국이다. 그러나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자본·고급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에콰도르 정부는 높은 경제발전을 이뤄낸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갖길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또한 2018년 기준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에콰도르 총수출액은 약 4억3천만달러로 중남미에서 멕시코, 브라질, 칠레에 이어 4위 수준이다. 한편 에콰도르는 전통적으로 우리가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곳인데 그 규모 면에서 중남미 5위 정도다. 순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에콰도르 인구가 약 1,700만명(중남미 9위)임을 고려한다면 에콰도르 사람들이 얼마나 한국제품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다. 
2022년에는 한·에콰도르 수교 60주년이 된다. 그때까지 지난해 이낙연 전 총리 방문 시 이룬 양국 간 교역 확대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에콰도르경제를 견인하는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나아가 정치·경제·문화·보건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한·에콰도르 양국 간 파트너십이 더욱 확대되고 강화되는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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