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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이 만난 혁신기업가
넘쳐나는 홈트 동영상에도 주목받는 오디오 운동가이드 ‘사운드짐’
임정욱 TBT 공동대표 2020년 07월호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래 많은 사람이 집에 갇혀 지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확진자가 아니라 ‘확찐자’가 됐다는 농담도 자주 한다. 일부 헬스클럽, 댄스클럽 등 운동시설을 통한 집단감염이 발생해 일상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집에서 효과적으로 운동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홈트레이닝, 줄여서 ‘홈트’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어렵게 되자 미국에서는 많은 운동강사가 화상회의 소프트웨어인 줌을 통해 고객을 원격으로 만나 1대1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또 실내자전거를 통해 라이브 원격 운동교습을 제공하는 미국의 펠로톤이란 회사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각종 홈트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제공되는 ‘스마트홈트’라는 앱도 있고, 강사가 줌으로 연결해 원격 라이브로 단체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리트니스’라는 앱도 있다. 이 중 오디오가이드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을 내놓고 빠르게 성장 중인 사운드짐의 이미림 대표를 만나봤다.

러닝머신·요가 등 400개 콘텐츠 제공…곁눈질로 화면 보지 않고 운동에 집중 가능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꾸준히 운동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홈트 키워드 검색이 매년 18%씩 증가하고 유튜브에 들어가면 관련된 콘텐츠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항상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더 많이 움직이게 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던 이 대표는 이런 홈트 트렌드에 주목했다. 그러던 중 홈트 동영상이 넘쳐나지만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운동하는 데 걸림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곁눈질로 보면서 운동하는 것은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자신의 자세나 몸 상태에 대한 집중도도 떨어질 수 있죠. 하지만 강사가 제공하는 오디오가이드를 통하면 시야나 움직임에 제한받지 않고 실내와 야외에서 집중해서 운동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이 대표가 오디오에 집중해 운동할 수 있는 사운드짐을 창업한 동기가 됐다.
이 대표가 2019년 5월 창업한 사운드짐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운동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 서비스 중이다. 실내자전거, 러닝머신, 야외달리기, 스트레칭, 필라테스, 요가, 명상 등 16개 항목에 걸쳐 강사의 목소리를 오디오로 생생하게 들으며 따라할 수 있는 운동 콘텐츠가 약 400개 정도 제공된다. 30여명의 강사가 사운드짐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성우처럼 목소리 좋은 강사가 많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줄 알고, 목소리와 발음 등 전달력이 우수하고, 마케팅 역량이 좋아 팬도 많이 거느리고 있는 트레이너를 섭외해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이후 헬스클럽에 가기 꺼려져 실내자전거를 구입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운동하기가 쉽지 않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사운드짐을 통해서 제대로 운동을 하고 있다. ‘30분 유산소 실내자전거 타기’ 등의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30분 동안 강사가 오디오로 경쾌한 음악과 함께 페달 속도와 강도 등을 알려주며 힘내서 운동하도록 도와준다. 혼자 했다면 중도에 포기하기 쉬웠을 텐데 옆에서 계속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격려해주니 땀을 흠뻑 흘리며 끝까지 하게 된다.
사운드짐은 무료가 아니다. 요즘 일반화된 유료 구독형 모델을 택하고 있다. 1개월에 8,900원, 1년에 5만9천원을 내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들으며 운동할 수 있다. “1대1 운동 개인교습을 받는 비용이 한 시간에 4~6만원입니다. 사운드짐을 이용하면 1회 개인교습 비용으로 1년 내내 운동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관리 서비스로 발전시킬 것
사실 필자가 사운드짐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오디오만으로 운동이 가능하다”는 말에 솔깃해 이용을 시작했지만 복잡한 필라테스와 요가 동작을 사진이나 동영상 없이 따라하기는 쉽지 않아 조금 이용하다가 말았다.
이 대표는 이런 사용자의 피드백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빠르게 서비스를 개선해나갔다. 말로만 들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동작에는 사진을 추가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꾸준한 개선 노력과 함께 갑자기 터진 코로나19로 인해 올해에는 다운로드 수, 사용자 수, 결제 건수 등 지표가 크게 올라갔다. “다운로드도 7만5천건, 월간 평균 사용자 수도 2만명 정도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서 3배 정도 성장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흥미로운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됐을까. 이 대표는 사운드짐 창업에 도달하기까지 지난 10여년간 학업과 직장, 창업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2011년 다음TV에 입사해 서비스기획을 담당했다.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인터넷 기반 TV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TV만 보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학업으로 돌아가 성균관대에서 사람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인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를 배우는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그러다 자전거에 열중하는 어머니에게 자극받아 2015년 바이키라는 공유자전거 스타트업을 창업해 공유자전거용 스마트 자물쇠를 개발했는데 쉽지 않았다. 하드웨어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포기하고 2017년 카이스트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에 들어갔다. 이렇게 쌓인 경험과 학업을 통해 다시 창업에 나선 것이 사운드짐이다.
첫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단계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과 멘토링을 받고 초기 운영비용도 해결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초기 콘텐츠 제작비 등을 충당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첫 투자는 초기 투자사인 매쉬업엔젤스와 네이버의 초기 액셀러레이터인 D2SF에서 각각 1억원, 4억원을 받았다.
사운드짐은 이제 4주간의 마라톤 준비 코스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 형태의 운동콘텐츠를 내놓고 인플루언서 트레이너들과 제휴해 프리미엄 클래스를 추가로 판매하고 있다. “운동콘텐츠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운동관리, 건강상태 체크 등 라이프스타일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워치,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을 통해서도 쓸 수 있도록 하고요. 몸을 건강하게 하는 사운드짐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하게 관리하는 마인드짐, 라이프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오디오콘텐츠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요즘 사운드짐이 오디오운동 콘텐츠시장을 잘 개척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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