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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편을 부르는 에고에고, 에코라이프
환경호르몬 걱정? 일회용품 다이어트하면 절로 줄어요
고금숙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활동가 2020년 08월호


뜨거운 음식을 랩으로 덮거나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나간다. “환경호르몬 나오잖아.” 그에 대한 가장 그럴싸한 답은 이것. “그걸로 스트레스받는 게 더 몸에 나쁘겠다. 맛있게 먹고 좀 덜 살면 되지.” 묘하게 설득력 있지만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처럼 거짓이다. 암만 맛있어도 많이 먹으면 살찌고,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빨리 죽는 것이 아니라 진득하게 오래 살면서 건강 문제로 고생할 수 있다.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행동을 한 뒤 체내 환경호르몬이 증가한 ‘셀프 모르모트’ 경험담을 담은 책 제목이 바로 『슬로우데스』다. 천천히 죽는다는 의미다.
환경호르몬의 본 명칭은 호르몬을 흉내 내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장애를 유발한다는 뜻인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다. 외부 환경에서 몸에 침입한 물질을 세포 수용체가 호르몬으로 착각한다고 해서 쉽게 환경호르몬이라고 한다. 성조숙증, 불임, 요도하열증 등의 생식계 문제, 갑상선 호르몬 이상, 비만, 당뇨, 만성 신장질환 등 내분비계에 문제를 일으킨다.
지난 50년 동안 세계 화학물질 생산액이 약 300배 증가하면서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건강 질환도 급증하고 있다. 환경호르몬 노출로 인한 사회적 질병 부담은 유럽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달하는 207조원, 미국의 경우 약 2.3%인 395조원, 중국의 경우 약 1.1%인 72조원으로 추정된다. 1초에 5만원씩 소비하는 속도로 돈을 물 쓰듯 해도 1조원을 쓰기 위해서는 634년이 걸린다. 이처럼 환경호르몬의 심각함을 얼추 돈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이 겪는 육체적 고통은 내 몸의 감기만큼도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환경호르몬은 플라스틱과 합성소재로 만든 제품과 일회용 포장재에 들어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 및 실크벽지에는 프탈레이트 및 비스페놀A가, 화학성분이 들어간 화장품 및 세정용품에는 파라벤과 벤조페논이, 항균제품에는 트리클로산이, 고어텍스 등산복과 코팅 후라이팬에서는 과불화화합물이라는 환경호르몬이 나올 수 있다. 플라스틱이 일상에 퍼져 있으니 환경호르몬 노출도 일생에 걸쳐 저농도로 일어난다. 따라서 환경호르몬을 피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개인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 환경 위해성을 따지기 위해 발병의 기여도를 계산하는 방법과 개인의 행동을 제한한 후 실제 해당 화학물질이 체내에서 증가 또는 감소하는지를 확인하는 중재연구가 있다. 국내 한 중재연구에 따르면 코팅재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에 참여한 37가족과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15명의 경우 체내 해당 환경호르몬이 평균 절반 이하로 줄었다. 참여자들은 5일 동안 다음 5가지 원칙을 따랐다.

 
- 캔 음료, 통조림 식품 섭취하지 않기
- 플라스틱에 담긴 식품 섭취하지 않기
- 배달음식, 외부음식, 각종 가공식품 피하기
- 밥, 채소 위주의 재료 먹기
- 페트병에 담긴 생수 마시지 않기

또한 물건을 덜 구매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면 화학물질 노출이 절로 줄어들 수 있다. 화학물질 이름을 몰라도, 어떤 제품에서 어떤 유해성분이 검출되는지 몰라도 된다.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려면 물건과 일회용품 다이어트, 유해물질 배출에 좋은 채식 지향 식사만 기억하면 된다. 자, 준비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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