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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석의 신기술 토크
디지털 직원, 기업을 위한 가장 인간적인 AI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 2020년 08월호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디지털 직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직원은 반복적인 비즈니스를 자동화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학습함으로써 지능이 향상돼 더욱 유용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직원의 주요 특징과 도입 사례를 살펴보자.

학습 능력 갖추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링 가능
미국에 본사를 둔 IP소프트(IPsoft)는 원래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최근 ‘기업을 위한 가장 인간적인 AI(The Most Human AI for the Enterprise)’를 모토로 내세우면서 디지털 직원 ‘아멜리아(Amelia)’를 선보인 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IP소프트는 실제 인간과 흡사한 형태의 대화형 아바타인 아멜리아에 대화, 표현, 감정, 이해와 같은 인간적인 요소들을 탑재하고,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 매력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도록 구현했다. 기존의 챗봇(Chatbot)이 그저 기계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멜리아는 인지 학습 능력, 자율적인 작업 관리, 감성지능 등을 탑재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 표준에 따라 자기가 일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모델링해 그에 따라 정확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IP소프트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답게 단지 흥미 위주의 AI가 아니라 실제로 기업의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AI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 기존 투자자본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 개념에 AI를 접목한 AI2ROI를 강조하고 있다. AI2ROI는 AI를 사용해 기업이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 가치를 얼마만큼 달성하는지 측정하고 이를 통해 실제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AI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멜리아는 고객지원, IT 서비스 엔지니어, HR 코디네이터 등으로 일할 수 있으며 현재 딜로이트, 텔레포니카, 일본전신전화, BBVA, BNP파리바증권 등 여러 기업에서 운영되고 있다.
소울머신스(Soul Machines)는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기술을 탑재한 역동적인 대화형 디지털 직원을 제공한다. 앞서 살펴본 IP소프트와의 차이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신경과학자들과 함께 만든 디지털 브레인을 이용해 생생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직원’을 디자인하고 배포하고 운영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소울머신스, 맞춤형 디지털 직원을 디자인하고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 제공
소울머신스는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디지털 직원을 만들 수 있는 ‘디지털 DNA 스튜디오(Digital DNA Studio)’라는 도구를 제공한다. 이를 이용하면 기술자가 아니더라도 비교적 손쉽게 특정 기업의 고객 및 브랜드 경험에 맞는 맞춤형 디지털 인간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휴먼 OS(운영체제) 플랫폼’이라고 부르며 엔터테인먼트·금융·유통·교육 산업에서 공공 업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가능한 디지털 직원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울머신스의 디지털 직원을 도입하는 조직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주 은행 ANZ는 웹사이트에서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에 답하는 디지털 직원 ‘제이미(Jamie)’를 2018년 도입했다. 제이미는 도입 100일 만에 고객들과 1만2천회 이상의 대화를 나누면서 은행계좌 개설 방법, 해외 송금 방법 등을 알려줬으며 현재까지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2월 뉴질랜드 경찰청은 디지털 경찰 ‘엘라(Ella)’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본사 로비에 엘라를 설치해 직원들을 보조하고 방문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를 통해 대중에게 긴급하지 않은 일반적인 서비스를 24시간 쉬지 않고 제공하는 것을 시험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러한 디지털 직원이 경찰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추후 테스트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공공기관이 앞장서 최신 디지털 기술을 탐색하고 테스트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소울머신스는 코로나19 관련 질문에 답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직원 ‘샘(Sam)’을 선보였다. 소울머신스는 공공기관 및 기업에 샘을 제공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도입한 조직은 샘에게 24시간 코로나19와 관련된 상담을 맡김으로써 직원들이 더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할 수 있다.
샘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학습함으로써 점점 더 유용해지고 사람들과 공감에 기반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소울머신스는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서 샘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실제 업무에 투입할 만한 디지털 직원을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런데 디지털 직원을 제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솔루션을 단지 일회성으로 판매하기보다는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하면서 계약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에 꽤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앞으로 많은 기업이 디지털 직원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의 향상에 따라 디지털 직원은 더 범용적인 업무를, 더 많이, 더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당분간은 인간과 AI의 협업이 강조되겠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인간이 AI보다 더 똑똑하게 일하거나 아니면 더 싸게 일해야 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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