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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창업의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

김진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창업교육협의회장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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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GEM(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의 발표에 의하면,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서기 위해선 전국적으로 창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6년 1인당 GDP 2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11년째 3만달러를 넘지 못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다.


미국은 1인당 GDP가 2만달러를 넘어선 1988년부터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아메리카(Startup America)’를, 중국은 ‘대중창업 만중혁신’을 외치며 하루에 1만5천개 이상의 창업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EU도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역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을 위해 대학발 창업 활성화에 많은 예산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지난 수년간 대학 창업환경은 괄목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의 주류(main stream) 문화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학당 창업기업 수는 1.89개에 지나지 않으며, 창업강좌 이수학생 역시 전체 대학생 수의 0.55%에 불과하다. 특히 고기술 창업이 가능한 교원 창업기업 수는 2015년 기준 131개에 그쳤다. 중국과 비교해보면 대학발 창업실적이 턱없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2012~2013년 중국대학생취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의 창업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08년 1%에서 2012년 2%대로 상승, 2012년 대졸자 680만명 중 13만6천명이 창업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대학 창업 비율 0.07%와 대조된다.


무엇이 이 같은 차이를 가져온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상당수 학생들이 대학 창업교육을 통해 쌓은 창업역량을 창업에 도전하는 데 활용하기보다는 취업용 ‘스펙’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창업교육 확산 등 대학 창업의 양적 성장과 함께 실제로 부가가치가 높은 혁신형 창업에 도전하는 창업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대학 창업의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먼저 실전 창업교육과 창업전문가의 심층 멘토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많은 대학들이 여전히 기본적인 창업 교육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창업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 제공과 창업전문가의 밀착 멘토링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창업의도를 높일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 등 창업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창업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서가 문서에 그치지 않고 제품으로 구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시제품에 대한 전문가 피드백을 통해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면, 창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욕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셋째, 대학 창업펀드 조성이 강화돼야 한다. 창업에 보수적인 일본 역시 대학발 창업 활성화를 위해 힘을 기울인 결과 도쿄대가 4,120억원, 오사카대가 1,288억원의 벤처캐피탈 자금을 확보해 자금에 목말라하는 학생들에게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150억원의 대학펀드를 조성했지만 해외 대학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넷째, 고기술 고부가가치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해선 기존 학부 중심의 창업교육 및 지원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공계 석·박사과정 대상의 연구원 창업 및 교원 창업지원 프로그램 신설 및 강화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했다. 아무쪼록 대학발 창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개발과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 1인당 GDP 3만달러를 넘어 실제적인 선진국 진입에 대학발 창업이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첨부파일 시평.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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