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문제’ 찾아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제공한 캐시노트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2018년 01월호

인쇄




요즘 식당, 커피숍, 병원 등을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서비스가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매일매일의 카드매출과 입금 내역을 간편하게 알려주는 캐시노트. 지난 20174월 서비스를 시작한 캐시노트는 8개월 만에 벌써 34천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캐시노트를 만든 한국신용데이터의 김동호 대표는 두 번째 창업에 도전하는 연쇄(serial) 창업가다. 그는 2011년 대학재학 중 병역특례 근무를 마치고 25세의 나이로 아이디인큐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창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기 때문에 시작했단다. 자신은 미숙한 리더였다고 겸손해하지만 김 대표는 아이디인큐를 모바일앱 기반의 신속한 여론조사가 강점인 온라인조사회사로 성장시켰다. 그 과정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 같은 굴지의 벤처캐피털로부터 약 60억원을 투자받았다.

 

사업자 카드매출 관리 번거로움 해결해

그는 201625년간의 아이디인큐 CEO 생활을 마치고 좀 쉴 생각이었다. 그런데 2011년 그가 아이디인큐를 창업했 을 때 모바일시장이 꿈틀꿈틀 커지고 있었던 것처럼 2016년 봄에는 핀테크시장이 쭉쭉 커지는 것을 느꼈다. “보수적인 금융영역에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걸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죠.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분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살펴보던 그는 한국이 개인금융서비스는 발달돼 있지만 의외로 사업자 영역에서는 개선할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디인큐를 경영하면서 대출을 받을 때 겪었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의외로 !’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날로그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신용조회는 자동화돼 있는 반면 사업자가 대출을 받으려면 수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사업자 신용조회의 상당부분이 DB화가 안 돼 있기 때문이죠.”

스타트업 창업자는 이런 문제를 찾아내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람이다. 그는 휴식을 취할 생각을 단념하고 바로 한국신용데이터를 설립해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보기에 잠재고객은 사업자대출을 실시하는 은행과 매일 금융기관을 상대하는 소규모 사업자 양쪽에 있었다. 그래서 양쪽을 모두 공략하는 제품 두 가지를 빨리 만들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은행을 고객으로 한 사업자 자동신용평가 제품이 잘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답이 빨리 나왔다. 역시 고객의 반응이 진리였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캐시노트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캐시노트는 어떤 문제를 풀었을까.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매일 비즈니스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처럼 카드정산 절차가 복잡한 곳이 없어요. 8개 카드사별로 입금날짜가 다 다릅니다. 각 카드사별로 홈페이지에 로그인해서 각각 카드매출 내역과 그 금액의 입금 날짜를 계산해야 합니다. 바쁜 사장님들 중 이렇게 하는 분은 거의 없죠. 캐시노트는 이를 단번에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캐시노트의 기발한 혁신은 전용 모바일앱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내야 하는데 앱을 개발할 엔지니어가 부족했다. 그리고 모바일앱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새로운 앱을 고객이 다운로드받아 이용하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품 아이디어를 빨리 구현해보기 위해 당시 유행하던 챗봇방식(Chatbot: 문자채팅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려주는 방식)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플랫폼으로 한국인이면 누구나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선택했다.

고객이 캐시노트 사이트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하고 사업자의 카드정보 등을 연동시킨 뒤 카카오톡에 들어가 캐시노트를 친구로 추가하면 캐시노트가 매일 각 카드사의 시스템에서 매출과 입금정보를 수집해 카카오톡으로 알려준다. 고객들은 손쉽게 카드매출을 확인하고, 카드사별 입금 예정일자, 또 기존고객과 신규고객의 비율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고객 절반이 입소문으로 가입가입자 97%가 매일 서비스 사용

전에 없었던, 사업자들이 바로 원하는 서비스를 새로 만들어내니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단톡방(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서 일주일에 1~2천곳의 신규사업장이 가입했다. 절반은 외식사업자였고 나머지 절반은 병원 등 다양한 업종에서 가입이 일어나 8개월 만에 34천곳이 가입했다. 이 중 절반이 자발적인 입소문을 통한 가입이었다. 사용자의 만족도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높고, 가입자의 97%가 매일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유료서비스도 시작했다. 전표처리 등의 오류로 카드매출이 누락돼도 업주들이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월 4,900원의 유료서비스에 가입하면 매일 결제된 건이 정확히 입금되는지, 보류되거나 누락된 건이 없는지 분석해주는 것이다.

그가 창업가가 되는 데는 종합대, 스티브 잡스, 실리콘밸리가 큰 영향을 줬다. “이공계만 보고 성장하다 종합대에 진학해서 처음으로 인문계, 사회과학 등을 접했습니다. 그러면서 과학자, 교수 말고 다른 길도 있다는 것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2006년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설이 유튜브에 뜨자마자 누구보다도 먼저 접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나중으로 미루지 말라는 메시지에 감동했습니다.” 해외교환학생을 갈 땐 조금이라도 스티브 잡스 가까이 가고 싶어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산호세주립대를 선택했다. 첫 학기 수업에서 인도인 교수의 창업과목을 들었다. 현지에서 누구나 쉽게 창업하는 분위기에 자극받고 기말프로젝트 대체로 창업경진대회에 나갔다. 이런 점들이 연결돼 훌륭한 창업가가 탄생한 것이다. 환경의 영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캐시노트의 이런 빠른 성장과 김 대표의 노련함 덕분인지 한국신용데이터는 초기투자자 및 카카오, KT로부터 51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받았다. 김 대표는 이 투자금을 다 소진하기 전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의 궁극적인 비전은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자들의 비즈니스를 잘 도와줄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다. 매달 매출과 단골고객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자사 고객의 데이터밖에 모르지만 저희는 시중 8개 카드사의 데이터를 다 모아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장님들이 매장을 잘 관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창업은 고객의 불편을 풀어주는 데 진정한 기회가 있다는 진리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캐시노트가 전국 300만 사장님들이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도우미서비스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한다.



e-Book

이달의 인기기사

  1. 1 페소화 연초 대비 50% 이상 급락···외국인 투자자 이탈
  2. 2 법률시장 개방, 그 후
  3. 3 5개 시범도시 대중교통, 전기·수소차로 모두 바꾼다
  4. 4 美 금리인상 단행···신흥국 디폴트 도미노로 이어질까?
  5. 5 맨홀 뚜껑이 둥근 이유 몇 가지나 댈 수 있나?
  6. 6 혁신으로 성장한다
  7. 7 ‘스마트팜 혁신밸리’, 농업 혁신거점으로 육성
  8. 8 아마존 유료회원 서비스의 성공 비결
  9. 9 시장 규모 세계 5위, 온라인·모바일 강점···대기업 집중도 심화는 과제
  10. 10 ‘오락’을 넘어 ‘산업’이 된 게임

Column

  • 나라경제 facebook
  • 문샷 싱킹 세상을 바꾸다
  • 독자 설문으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