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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창업은 든든한 액셀러레이터와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201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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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이 고민은 좀처럼 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다. 흔히들 하는 카페나 음식점을 차리자니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자리 잡기 힘들 것 같고,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로운 시도를 할 엄두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에게나 익숙할 법한 스마트폰 앱, 전자출판, 영상물 제작 등 스마트 콘텐츠 분야에서 인생 후반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이 있다.


15개 기업의 스마트 콘텐츠 특화 창업공간

양시 백석동 고양종합터미널 4층에 자리한 ‘고양 시니어 기술창업센터’. 지난 8월 25일 개소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이 센터에는 9개 창업기업과 6개 예비창업기업이 입주해 있다. 독서실을 연상케 하는 12개의 1인 좌석과 4개의 2인실은 그리 커보이진 않지만 카페나 집 한편에서 창업을 준비하던 이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소중한 공간이다.


시니어 기술창업센터(이하 시니어센터)는 만 4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세무·법률, 홍보·마케팅, 특허 등에 대한 전문가 자문, 교육 등 경영지원 및 비즈니스 창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전국에 25개소가 운영 중이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고양 시니어센터는 특히 방송, 출판 등 콘텐츠산업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살려 스마트 콘텐츠 특화 센터로 지정됐다. 센터 입구의 입주기업 현황만 봐도 교재 개발, 영화 제작, 소프트웨어 개발, 캐릭터 디자인 등 다양한 콘텐츠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니어와 스마트 콘텐츠, 조금은 생소한 이 조합에 대해 이유정 센터장은 “시니어 창업은 프랜차이즈 쪽에 많이 치우쳐 있고 실패율도 높은 편이다. 청년이 하면 창업, 시니어에겐 자영업이란 표현을 쓰곤 하는데 시니어들이 간단한 기술을 배워서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로 정하게 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교육을 통해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는 이 분야는 소자본 창업이라는 점에서도 시니어에게 의미가 있다. 은퇴자들의 특성상 목돈이 있긴 하지만, 이 자본을 창업에 모두 투입하는 것은 은퇴자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생각이다. 젊은이들과 달리 실패할 경우 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니어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실패확률의 최소화’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실패 최소화 위해 사업성 검증 꼭 필요

이 센터장은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인지 시니어센터에서 꼭 검증을 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입주사들은 2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비교적 준비된 기업들이지만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받아 아이템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업 2년 차로 사용자 맞춤형 뉴스 앱을 선보인 윤도선 바닐라브레인 대표는 “시니어센터에서 많은 도전을 준다. 이렇게 하면 잘될 것 같다는 방향도 제시하고, 마케팅 부분도 내가 제안을 하면 도움을 준다. 혼자 준비할 땐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니 좋았다”고 말한다.


시니어센터는 진흥원이 쌓아온 관련 네트워크와 자산을 십분 활용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진흥원의 스마트시티센터와 영상미디어센터 장비를 활용하고, 자금이 필요한 기업은 진흥원과 MOU를 맺은 기술보증기금을 연결해 보다 쉽게 저리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한국전자출판협회와 스마트 콘텐츠 전문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다.


시니어센터를 찾아간 이날도 복도 끝에 자리한 강의실에서는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니어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전자출판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에게 강의를 듣고 직접 실습도 하는 과정이다. 앞으로 시니어센터는 단순 인프라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스타트업 전문 육성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네트워크를 확보해 시니어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입주자격은 만 40세 이상, 창업 3년 이내의 (예비)창업가이며, 최근에는 청년 공동창업도 독려하고 있다. 고양 시니어센터의 경우 공실이 나면 추가 입주공고를 낼 계획인데 1년 뒤엔 사업을 확장해 독립하는 기업이 생기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1년 뒤 고양시니어센터 입주공고는 지금 입주한 기업들의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다. 독립하는 기업이 많아져 공실 풍년이 되길 기원해본다.



창업경험 공유 많은 도움 돼
조성수 로프(rope) 대표


업은 언제 결심했나.
2010년 이전에 전자명함 사업을 구상했다. 수시로 바뀌는 핸드폰 번호, 직책 등의 개인정보를 그때그때 바꿔서 적용해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당시엔 기술적·환경적으로 받아들이기에 이른 아이템이었는지 거절을 당했다. 이 일을 마음속에 계속 간직하며 회사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9월 사직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럼 사업 아이템은 전자명함인가.
스마트폰 보급 등 환경이 많이 변해 이전에 구상했던 전자명함은 너무 단촐한 아이템이 됐더라. 그래서 그동안 준비했던 특허를 활용해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긴급출동 앱 ‘바톤(Baton)’을 출시했다. 손해사정업무를 다년간 하다 보니 보험사나 119 등의 긴급출동에서 취약한 부분이 보였다. 교통사고 현장에 나가야 하는데 운전자들이 위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한 번의 터치로 위치를 전송할 수 있는 기기와 앱을 고안하게 됐고,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앱 등록을 완료했으며 기기는 12월 양산이 목표다. 또한 한국발명진흥원에서 지원해주겠다는 연락도 받았다.


시니어센터에는 어떻게 오게 됐나.
아내를 통해 모집공고를 알게 됐다. 적지 않은 월급을 받고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왔는데도 원망하지 않고 정보도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더라. 내 아이템이 시니어센터 성격에 맞을까 싶어 전화로 여러 번 문의했는데, 오히려 끝까지 사업을 할 목적이 아니라면 지원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 오기도 좀 생기고 해서 지원했고 운 좋게도 좋은 점수를 받아 입주하게 됐다.


시니어센터 입주의 장점은?
네트워킹이다. 경험하지 않고는 모르는 부분을 이미 창업했던 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그것 때문에 시니어센터에 입주한 측면이 크다. 그리고 법률 자문도 큰 도움이 됐다. 제품제작 계약서에서 내가 발주자임에도 ‘독점생산’ 조항으로 불이익을 당할 뻔 했는데 센터에서 연계해준 변호사를 통해 이를 알게 돼 시정할 수 있었다.


은퇴 후 창업을 준비하는 5060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본인 생각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꾸준하게 체력을 유지하면서 계속 그 분야를 연구하고 시대에 맞게 조정해나가면 되리라고 본다. 조금 힘들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고비를 잘 넘겨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첨부파일 이슈-조성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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