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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값싼·신선한 로컬푸드···지역공동체 활성화에도 도움

탁현배 사회적협동조합 품앗이마을 상임이사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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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1월 기준 우리나라 로컬푸드 직매장은 148곳이며 대부분이 정부·지자체 지원으로 운영된다. 민간에서는 대체로 영농법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데 그중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로컬푸드를 유통하는 한 곳이 눈에 띈다. 대전에서 직영매장 4곳 등을 운영하며 어린이집·유치원 로컬푸드 급식, 청년창업 활성화에 힘쓰는 ‘사회적협동조합 품앗이마을’이다. 탁현배 상임이사는 로컬푸드를 포함한 먹을거리는 ‘공공재’라는 인식을 더 넓혀나가길 주문하며 그렇기 때문에 민간의 역할뿐 아니라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 처음에는 주식회사로 시작했다가 비영리법인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계기는 무엇이었나?
유통법인은 공익적이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유통법인은 커지면 커질수록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갑질’을 할 수밖에 없다. 호혜시장을 만들겠다는 우리 취지를 살리려면 아예 법인을 공익화해 사회적경제 유통플랫폼을 만들자 해서 치열한 논의 끝에 결정했다. 그런데 이게 첫 사례여서 주무부처 담당자들도 어려워했다.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이해시킨 끝에 전환할 수 있었다.


- 현재 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직원 52명에 직영매장 4곳과 제휴매장 1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 협력매장 1곳이 아산에 개소했다. 제휴매장의 경우 우리가 물류, 판매지도를 책임지고 브랜드도 같이 쓴다. 생산자를 농가 수로 따지면 400곳 정도인데 대전을 비롯해 공주, 논산, 금산, 옥천 등 인근 지역에 위치해 있다. 소비자 회원은 꾸준히 늘어 현재 1만2천명 정도다. 지난해 54억원 정도였던 매출은 올해 60~70억원 정도 될 것 같다.


- 푸드플랜의 핵심은 로컬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중요성은 더 남다를 것 같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친환경생협들을 중심으로 농업문제나 먹거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고 성과도 났지만, 극복해야 할 점도 있다. 친환경인증제가 대표적인데, 문제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 친환경 농사에는 어마어마한 농자재, 많은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농들이 하기 어렵다. 이런 지역 소농들에게 판로를 만들어주고 실제로 농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로컬푸드다. 거기에 더해 1차 생산물부터 그 지역에서 순환시키기 때문에 소비자나 지역사회에도 의미가 있다. 대형마트 1년 매출액이 1천억원씩 된다는데 지역에 남는 돈은 거의 없지 않나.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경제도 순환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 로컬푸드, 뭐가 좋고 왜 해야 하나?
로컬푸드의 장점은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신선성이다. 우리나라 물류시스템은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돼 있어 가장 빨리 먹는 농산물이라 해도 3~4일 전에 수확한 것이다. 이런 물류시스템을 지역화하면 그날 수확한 농산물을 그날 먹을 수 있다. 이는 영양 면에서도, 상품성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두 번째가 가격경쟁력이다. 이건 유통단계를 줄이니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가 안전성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 축이 있어야 한다. 하나는 국가에서 마련한 제도적인 틀인데, 최근의 살균제 계란사건만 봐도 국가인증제만으론 안심하기 어렵게 됐다. 그래서 또 다른 축인 로컬푸드 자체 인증제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가까운 지역의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교류로 신뢰관계가 구축되면 또 다른 안전판이 될 수 있다.


- 로컬푸드 자체 인증제라니 생소하다.
지역농가들한테 무농약·유기농 같은 국가인증제도에 바로 진입하라는 것은 어찌 보면 폭력적이다.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으니. 그렇다면 저농약 수준이라도 만들어야 하는데 저농약은 국가인증에서 없어졌다. 그래서 로컬푸드 자체 인증제를 만들자고 결심해 대전시 유성구와 협력했다. 로컬푸드 사업체가 독자적으로 인증제를 운영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큰데 유성구에서 예산을 투입해 ‘바른유성찬’이라는 인증제를 설계한 거다. 기준을 보면 과거 저농약 국가인증기준에 GMO 금지, 제초제 금지를 추가했다. 국가인증제의 경우 농민들이 일일이 일지를 쓰고 검사기관을 직접 찾아가야 하는데 바른유성찬은 유성구 공무원들이 직접 농가를 찾아가 토질과 농산물 시료를 채취·검사한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편하고 진입하기도 좋다. 1년에 50차례나 사전 공지 없이 수시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안전성에서도 믿을 만하다. 지금까지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경우가 한두 건밖에 안 나왔을 정도로 농민들이 양심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 생산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도농교류 행사를 많이 여는데, 농민들 하는 말이 아이들이 와서 체험하고 돌아가면 함부로 농사 지을 수가 없다고들 한다. ‘반석마을 8단지에 사는 그 꼬마가 먹을 건데…’ 하고 자꾸 생각이 난다고(웃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출자금 1만원만 내면 되고 매월 내는 회비도 없어 중산층 이하 서민들까지 쉽게 접근이 가능한 건강먹거리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신선함, 가격에 만족하다가 나중에는 농촌체험, 텃밭사업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로컬’의 중요성까지 알아가면서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 공공급식에서도 로컬푸드가 중요한데.
로컬푸드에서 공공급식은 굉장히 중요한 판로다. 우리도 급식에 납품하면서 생산자 조직이 갑자기 늘어나고 계약재배도 가능해졌다. 이것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안정적인 소득을 농가에도 안겨준다. 또 먹거리 안전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과 유치원·어린이집 등 로컬푸드를 납품받는 곳에서도 굉장히 좋아하신다.


- 정부가 국가푸드플랜 시동을 걸고 있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앙과 지방정부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은 사실이다. 푸드플랜이 지역경제를 제대로 바꾸고 지역주민들의 건강먹거리를 만드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고 시책추진에 속도를 내면 좋겠다. 그리고 중앙정부는 푸드플랜을 찍어내듯이 기획·추진하는 것은 지양하길 바란다. 기존의 로컬푸드사업에서도 특정 지역에서 성공한 모델이 정형화된 경향이 있다. 지역마다 특성이 다른데도 같은 모델로 매장을 열었다가 실패하는 경우들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모델과 실험이 나올 수 있도록 지역의 특성이 고려됐으면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내년에 로컬푸드통합물류지원센터와 가공센터가 완공된다. 유성구에서 짓고 있는데 우리가 위탁운영하게 됐다. 로컬푸드 물류시스템을 혁신하고, 농산물뿐 아니라 가공식품 등에서도 ‘로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해보려 한다.


-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좋은 것이 있다고 해도 당연히 받아들이는 시대는 지났다. ‘로컬푸드라는 게 진짜 이렇게 도움이 되네!’ 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을 늘려갈 예정이다. 『나라경제』 독자들도 소비자일 텐데, 소비자들이 좀 더 로컬푸드를 찾으면 좋겠다. 의식적 소비를 해서 소비 자체가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그런 생각까지 해주면 시장도 많이 바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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