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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표준 선점이 전부가 아니다…중국 5G 굴기에 숨은 이면

최형욱 핀란드 무역대표부 ICT 수석상무관2018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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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5G 굴기가 무섭도록 빠르고 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미 2017년 11월 서브 6(6㎓ 이하 주파수 대역)라 불리는 주파수 대역에 대해선 표준 주파수를 공표하며 5G와 관련된 중국 내 업체들의 기술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물론 5G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행보는 단순히 표준 주파수 공표에만 머무르고 있지 않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통한 상용화 서비스를 목표로 중국 정부와 민간 사업자들 모두 혼연일체가 돼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2013년 ‘IMT-2020 프로젝트’라는 5G 관련 국가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는 조직을 구성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차이나 모바일을 비롯한 통신 3사, 그리고 화웨이나 ZTE 같은 거대 통신장비 업체에서부터 다탕 테크놀로지와 같은 국영 통신기술 업체까지 참여해 5G 표준기술 개발과 이를 통한 새로운 시장창출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물론 재정적 지원은 필수이면서도 그 규모가 거대하다. 2013년부터 상용화를 시작하는 2020년까지 7년간 중국 정부의 경우 5천억위안(한화 약 85조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통신 3사는 1,800억달러(한화 약 200조원)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입하면서 5G 시대를 열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외국 기업에 자리 내준 3G 시대 지나 독자적 표준 채택한 4G 시대에 경쟁력 키워
사실 중국은 통신표준의 중요성과 산업 전반에의 파급력을 이미 직접 경험해봤다. 바로 우리가 4G라 부르는 LTE(Long Term Evolution) 시대에서다. 다른 나라보다 늦게 문을 연 3G시장은 말 그대로 외국 기업들의 놀이터였다. 통신 장비에서 단말까지 모든 것에서 중국 업체들이 철저하게 배제된 시장을 바라보며 중국 정부는 4G LTE 시대에는 독자적인 표준 방식을 채택하기로 한다. 그리고 LTE 표준 중에 하나인 TDD(Time Division Duplex·시분할 이중 방식)-LTE를 중국 내 표준으로 삼으며, 마치 3G 시대에 중국의 완전 독자표준이었던 TD-SCDMA(Time Division Synchronous CDMA·시분할연동코드분할다중접속)를 계승한 듯한 이름인 TD-LTE로 발전시키게 된다. 그리고 당시 대세였던 FDD(Frequency Division Duplex·주파수 분할 이중 방식)-LTE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으며 외국의 통신 장비나 단말 업체에 일종의 표준 장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게 된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시도는 이미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네트워크 장비회사가 된 화웨이, 체질 개선 등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하나둘 갖춰가고 있는 스마트폰 단말 업체들로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TD-LTE라는 중국 표준을 통해 통신표준의 중요성과 그 파급력을 충분히 학습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은 5G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생각하는 5G는 단순히 LTE 대비 통신속도만 빨라지는 수준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5G를 통해 2030년까지 약 1,07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일자리 약 600만개, 이에 따른 부가가치는 493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액수에는 5G 자체를 통한 경제효과도 포함되지만 중국 정부는 이보다 훨씬 크고 지속 가능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로 만물이 5G에 연결되고 이를 통해 모든 중국인들이 보다 편한 삶을 누리는 세상, 바로 샤오캉(小康) 사회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팩토리, 그리고 스마트홈과 같은 사물인터넷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정부 주도 아래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를 사물인터넷 표준으로 지정하고 2018년까지 중국 주요 도시의 공공시설에 20만개 이상의 NB-IoT를 지원하는 사물인터넷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50만개 이상의 NB-IoT 인프라를 추가할 예정이며 6억개 이상의 M2M(Machine to Machine) 연결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5G·사물인터넷·시스템반도체 연계한 ‘메이드 인 차이나’로 세계시장 겨냥
러한 중국 정부의 노력은 민간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상하이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의 주요 화두는 당연히 NB-IoT를 통한 스마트 세상이었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중국 통신 3사는 앞다퉈 공공 주차에서부터 시설물 관리, 대기 측정, 교통 및 도로 관리, 강이나 하천 같은 물 자원의 관리까지 다양한 종류의 NB-IoT 제품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물인터넷을 연결하는 핵심 요소로 5G를 소개하며 왜 중국에서 5G 기술개발이 돼야 하고 이를 통해 중국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으나 최근 주춤해지고 있는 중국의 제조경쟁력을 5G를 통해 끌어올리고 제2, 제3의 샤오미를 키워내려 하고 있다. 새로운 통신표준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5G 시대는 앞선 통신 시대와는 달리 모든 사물을 연결하기 위한 시도가 진행될 것이고 이를 위해선 통신기능이 들어간 사물인터넷 제품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중국은 이미 심천 등을 중심으로 중소 규모의 제품 개발 및 생산 업체 수백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진 화이트 박스라 불리는 스마트폰이나 피처폰을 만들어주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값싼 전자제품 등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5G와 사물인터넷에 대한 지원이 시작되면서 이미 상당수 업체들이 복잡하지 않은 사물인터넷 제품들을 개발하거나 생산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무기인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중국시장과 글로벌시장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이 안에는 중국 정부가 키우고 싶어 하는 숨겨진 산업이 또 있다. 바로 반도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SoC; System on Chip)는 사물인터넷을 만드는 데 필수 요소다. 중국 중소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해외 업체의 사물인터넷 패키지가 아닌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의 시스템반도체와 통신 패키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로 이 부분이 중국 정부가 5G와 사물인터넷, 그리고 시스템반도체를 핵심 사업이자 상호 간 상관관계를 갖고 키우려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민간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국영 통신기술 업체, 통신장비 업체에서부터 중소 사물인터넷 제조사, 마지막으로 시스템반도체 업체까지 중국 정부의 치밀한 계획 아래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중국 5G 전략의 숨겨진 이면이다. 단순히 통신 선진국이나 통신표준 선점이 아닌 만물을 모두 연결하고 여기서 발생되는 산업을 모두 중국의 품으로 가져가려는, 궁극적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글로벌시장에 뿌리며 중국 업체들의 제조경쟁력 또한 동반해서 키우려는 것이 중국이 생각하는 5G의 세상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을 통해 중국이 꿈꾸는, 모두가 중산층 이상의 삶을 누리며 잘사는 복지국가인 ‘샤오캉 사회’를 완성하려 하고 있다.

첨부파일 이슈-최형욱.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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