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전자화폐 차세대 통화로 급부상, ‘돈=현금’ 공식 무너져

정순식 헤럴드경제 금융팀장2017년 04월호

인쇄



#. 계산대에 선 점원이 고객에게 묻는다. “잔돈은 교통카드의 포인트로 적립하시겠어요? 아니면 카드 포인트나 쇼핑 포인트로 적립해 드릴까요?”


4월부터 크게 달라질 편의점의 결제 풍경이다. 거스름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해주는 한국은행의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이 4월부터 시행된다. 한국은행은 이를 위해 최근 시범사업자로 총 12개 업체를 선정했는데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세븐일레븐씨유(CU) 등 편의점이 대상이다.


한국은행은 편의점의 거스름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대형마트의 거스름 동전을 계좌로 직접 입금하는 방식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동전 없는 사회 구현 목표 시기는 2020년. 한국은행은 주머니를 무겁게 하고 짤랑짤랑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동전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전자금융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동전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런 움직임은 화폐 패러다임의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점을 한국은행이 적극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돈의 개념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돈=현금’이라는 오랜 공식이 깨지고 전자화폐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차세대 통화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인터넷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인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보유율은 지난해 90.2%, 96.1%에 달한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급수단은 2015년을 기점으로 신용카드(39.7%)가 현금(36%)을 앞질렀다. 자연스레 현금, 그 가운데서도 동전의 위상은 추락 중이다. 하지만 잘 쓰이지도 않으면서 동전 제조ㆍ유통에 드는 비용은 실로 막대하다. 한국은행은 새 동전을 찍는 데 해마다 500억원 이상을 쓰고 있다. 지난해 동전발행비용은 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화폐제조비용(1,503억원)의 3분의 1을 넘어선다. 그런데 한번 풀린 동전은 영 돌아올 생각을 않는다. 집 안 서랍이나 저금통에 처박히는 일이 많아 지난해 기준 환수율은 16.2%에 그쳤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매년 5월 범국민 동전 교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중에 돌지 않는 동전을 재유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이 운동을 통해 총 2억6,700만개의 동전이 은행권으로 교환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67억원에 달한다. 교환된 동전량만큼을 새로 제조했다면 225억원이나 소요됐을 것이란 추산이다. 동전 없는 사회의 실험은 그래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숙명으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시중은행도 이 흐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동전 교환에 속앓이를 해온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이 실험을 내심 반기고 있다. 지점 창구에서 직원들이 직접 동전을 교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해왔고 이를 위해 적극 도입했던 동전 교환기도 기계 결함이 자주 발생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실정이다.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 창구에서 소비자들이 공과금이나 등록금 등을 현금으로 낸 뒤 생기는 동전 거스름돈을 고객 계좌로 바로 입금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첨부파일 NOW-정순식.pdf

e-Book

이달의 인기기사

  1. 1 구글은 검색, 페이스북은 SNS…기저 플랫폼 중심으로 디지털 변혁 주도
  2. 2 P2P금융 선두주자 8퍼센트, 세상에서 가장 쉬운 중수익 투자상품 만들 것
  3. 3 압도적 양적 비중 이면에 ‘과도함’, ‘질적 미흡’ 등 과제 산재
  4. 4 권한배분과 성과 공유로 종업원이 춤추게 만들어야
  5. 5 규제영향평가제도 집행력 높일 정책 대안 마련을

역대 인기기사

  1. 1 금연구역 확대
  2. 2 기축통화 패권의 폭력
  3. 3 애그플레이션, 진원지는 어디인가?
  4. 4 ‘산업의 허리’ 중견기업 3천개 키운다
  5. 5 부동산시장 정상화, 근본적인 해법은?

Column

  • 나라경제 페이스북
  • 단행본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