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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적립, 의무 아닌 선택… 보안체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2017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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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구매하고 현금을 지불하면 거슬러 받게 되는 잔돈. 대부분 동전인데 주머니나 지갑에 넣어서 가지고 다니면 은근히 불편하고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짤랑’거리는 동전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바로 4월부터 실시되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 때문이다.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을 만나 시범사업의 탄생배경부터 기대효과, 이용방법 등을 자세히 물어봤다.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의 도입 배경이 궁금하다.
IT의 발달 등으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비롯해 교통카드 등 비현금지급결제수단이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물론 동전을 포함한 현금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지만 비현금지급결제수단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금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전은 예전과 비교해 잘 사용하지 않게 되고 휴대도 불편해졌다. 더구나 동전 발행에 드는 비용은 물론이고 동전의 유통 및 관리에도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잘 갖춰진 국내 전자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동전의 사용을 줄임으로써 국민의 불편을 줄이고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사업 시행 전에 국민 여론을 수렴했나?
한국은행에서는 매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조사’를 실시하는데 지난해(2016년 6∼9월)에는 동전 없는 사회 관련 문항을 추가해 조사했다. 먼저 동전 없는 사회 정책에 50.8%, 즉 절반 이상이 찬성했다. 반대는 23.7%에 그쳤다. 다수의 응답자가 동전을 소지(62.2%)하고 있지만 잔돈으로 동전을 받더라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응답(46.9%)했는데 소지 불편(62.7%)이 가장 큰 이유를 차지했다. 그 밖에 동전을 모아서 사용하기 위해(12.8%), 동전결제 불가(12.5%), 전자지급수단 이용(12.0%) 순으로 나타났다.


벤치마킹한 나라나 시스템이 있다면?
벨기에나 스웨덴의 경우 90% 이상의 거래가 현금 없이 이뤄지고 있어 가장 앞선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은 2018년 말부터 500유로화(약 61만원) 발행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고액권 지폐를 없애고 있다. 그러나 우리처럼 전체 현금이 아닌 동전과 관련해 사업을 추진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충전 범위를 1천원 이하로 확대해 동전을 적립하는 방식은 우리가 처음이다.


청소년과 어르신들의 경우엔 여전히 동전을 많이 사용한다. 동전이 없어지면 불편하지 않을지?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동전을 없애는 것(coinless)이 아니라 전자지급수단의 활성화를 통해 동전을 덜 사용하는 것(less coin)이다. 동전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함으로써 업계의 자율적인 동전 사용 축소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국내 전 매장에 동전을 적립할 수 있는 전자지급수단을 보급할 계획이다. 현금을 선호하는 국민들은 계속 현금을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이용하면 되나.
시범사업자로 씨유(CU), 세븐일레븐, 위드미 등 편의점과 이마트, 롯데마트(백화점·슈퍼 포함) 등 5개 유통업체와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 이비카드(캐시비), 신한카드, 하나카드 등 7개 선불사업자를 선정했다. 이들 편의점 또는 마트에서 거래할 때 발생한 동전에 대해 고객이 충전의사를 밝히면 시범사업 참여업체의 선불수단에 잔돈이 충전된다. 예를 들어 CU 편의점에서는 티머니와 캐시비 교통카드로 동전 적립이 가능하다. 현재 편의점에서 사용 중인 선불카드 충전 단말기를 그대로 쓰면 되므로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동전 적립을 원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이용방법 등을 안내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4월 1일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되나?
편의점 사업자의 전국 매장시스템을 일시에 변경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서울시, 수도권 등으로 확대해 테스트하면서 점진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시범사업을 통해 동전 적립의 효과성이 확인되면 동전 적립수단(계좌입금 등)과 매장(약국 등)을 확대할 것이다. 점차 지역과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라.


실험무대를 편의점으로 정한 이유는?
현금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을 보면 노점상, 편의점, 재래시장이다. 이 중에서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전자지급수단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편의점이 제격이었다. 동전 적립의 효과성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편의점이 사업 시작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편의점 종업원이나 고객에게 익숙한 방식이므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점상 등에 전자지급(결제)수단을 보급하는 문제도 현황파악 및 개선대책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기대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국민은 동전 보유 및 이용 감소에 의해 편의성이 증가하고, 마트 등의 매장은 동전 관리에 필요한 비용 등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 매년 6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환수율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계속 동전을 찍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러한 비용을 절감하면 한국은행 수지가 개선되고 절약된 금액은 국고로 환입돼 최종적으로는 국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실효성이 의문이다. 이미 카드결제 비중이 높고 핀테크가 도입되면서 현금비중이 줄어드는데 성급하게 제도를 도입한 것은 아닌가.
시범사업은 동전 적립의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함이지 실효성을 전제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현금비중이 줄어든다 해도 아직 현금을 이용하는 비율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26.0%)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전 적립사업은 현금 사용을 전자지급수단 사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보완수단이다.


물가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기우다. 물가상승과 관련해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다. 이 사업은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존 거스름돈 중 동전이 발생하면 이를 적립하는 방안으로 물가상승과는 무관하다.


보안 문제, 사생활 노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을까?
동전 적립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동전을 적립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은 기명(신용카드 등)과 무기명(교통카드) 카드로 분류되며 사생활 노출 등이 우려될 경우 무기명 수단을 활용하거나 동전을 적립하지 않으면 된다. 보안 문제는 동전 적립을 위해 신규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기존 인프라의 보안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북유럽 등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능할까?
현재는 현금 없는 사회보다는 전자금융 활성화에 보다 더 집중하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는 관련 인프라가 준비된 상태에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및 법률적 뒷받침 등 다양한 협의가 선행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동전 없는 사회’ 사업 도입과 관련해 국민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집 안 곳곳에 잠들어 있거나 돼지저금통에 모아둔 동전이 은근히 많은데 이건 돼지저금통의 역설(?)이다. 아이들에겐 좋은 저축습관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동전의 유통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동전이 전자지급수단으로 들어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선불전자지급수단뿐만 아니라 추후 동전의 계좌입금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나아가 적극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다.


■ 권기대 나라경제 기자

첨부파일 NOW-차현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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