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LED 등 인공광 이용해 채소 재배…러시아 등 해외로 설비 수출

이제훈 서울신문 국제부 차장2017년 05월호

인쇄



본 도쿄 인근 지바 현 가시와 시에 있는 스마트팜 회사인 미라이를 지난해 9월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팜을 식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미라이는 일본 내 400여개의 스마트팜 중에서도 규모가 비교적 큰 곳이다. 자본금 3,500만엔으로 2004년 9월 설립된 미라이는 지바 현과 미야기 현에 각각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곳은 A구역 500㎡와 B구역 500㎡에서 각각 양상추와 바질, 고수 등을 하루 평균 1만주 정도 생산한다. 주로 발광다이오드(LED)와 형광등 등 인공광을 이용해 재배하는데 파종 15일, 재배 10일, 수확 10일 등 평균 35일 주기로 생산하고 있다.



미라이는 이 공장에서 생산한 양상추 등을 패밀리마트 같은 편의점에 납품한다. 1주당(60~70g) 198엔을 받는다. 샌드위치용으로 납품하면 kg당 1,200엔으로 평균 300엔인 노지 재배 양상추보다 4배가량 비싸게 팔 수 있다. 무로타 다쓰오 미라이 사장은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양상추가 노지 재배 양상추보다 쓴맛이 적고 식감이 부드러워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노지 재배보다 단가가 비싼 만큼 판로를 개척하기만 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우선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 미라이는 가시와 공장을 건설하는 데 7억엔(약 78억원)을 투자했다. 양상추와 같은 엽채류만 팔아서는 채산성 확보가 쉽지 않다. LED와 형광등 사용에 따른 전기료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 일본시설원예협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일본 내 스마트팜 중에서 흑자를 내는 곳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미라이도 채산성이 맞지 않아 최근 도산위기를 겪었다. 이 때문에 미라이를 비롯한 일본 스마트팜 회사는 스마트팜 설비의 해외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운영 노하우와 설비 수출로 수익원을 다변화한다는 것이다. 미라이도 지난해 3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1,500㎡ 규모의 스마트팜 플랜트 1개 동을 5억5천만엔(약 61억원)에 수출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대부분의 신선 채소를 중국에서 수입하던 러시아 측 파트너는 스마트팜 가동 후 좋은 품질의 양상추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돼 만족도가 높았다. 미라이는 또 공장 운영과 관련한 노하우를 화상원격시스템으로 AS한다. AS비용은 별도다. 무로타 사장은“스마트팜 설비를 수출하는 엔지니어링뿐만 아니라 운영 기술과 같은 소프트웨어 판매도 회사 운영의 큰 줄기”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지원도 회사엔 큰 힘이 된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5년 8월 바레인과 카타르 방문에서 일본 기업의 스마트팜 플랜트 수출을 독려했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스마트팜 진출 문제를 적극 제기했다.


공영방송 NHK는 일본의 엔지니어링 대기업인 JFE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0월 러시아 극동지역과 사하공화국에 스마트팜을 건설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JFE엔지니어링은 홋카이도 도마코마이 시에서 스마트팜 설계와 건설, 운영 등을 한 경험이 있는 회사로 러시아 진출을 꾸준히 도모해왔다.


물론 스마트팜의 미래에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바는 2014년 11월 가나가와 현의 반도체 공장 클린룸에서 시작한 인공광 스마트팜 사업을 지난해 12월 접었다. 수익성 창출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라이가 회사 인근에 있는 지바대와 산학협동으로 생산비를 낮추는 연구를 진행 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도 스마트팜 진출에 앞서 어떤 식의 산학협동 모델을 도입할지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첨부파일 NOW-이제훈.pdf

e-Book

이달의 인기기사

  1. 1 구글은 검색, 페이스북은 SNS…기저 플랫폼 중심으로 디지털 변혁 주도
  2. 2 P2P금융 선두주자 8퍼센트, 세상에서 가장 쉬운 중수익 투자상품 만들 것
  3. 3 압도적 양적 비중 이면에 ‘과도함’, ‘질적 미흡’ 등 과제 산재
  4. 4 권한배분과 성과 공유로 종업원이 춤추게 만들어야
  5. 5 규제영향평가제도 집행력 높일 정책 대안 마련을

역대 인기기사

  1. 1 금연구역 확대
  2. 2 기축통화 패권의 폭력
  3. 3 애그플레이션, 진원지는 어디인가?
  4. 4 ‘산업의 허리’ 중견기업 3천개 키운다
  5. 5 부동산시장 정상화, 근본적인 해법은?

Column

  • 나라경제 페이스북
  • 단행본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