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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가격경쟁 배제하고 안정적 소유·지배 구조 유지해야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2017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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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3일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했다. 출범 45일 만에 여신은 약 3,100억원, 수신은 약 3,800억원을 넘어 연간 목표인 여신 4천억원, 수신 5천억원의 75% 이상을 달성했다. 이러한 흥행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어서 6월 말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뱅크의 약진은 계좌개설의 편리성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여타 은행 대비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대출금리 등 가격경쟁력에 힘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후발 인터넷은행 또한 케이뱅크의 선례를 따라서 가격경쟁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성공은 이들 은행의 시장점유율 규모보다는 이익을 창출하는지, 이익 창출이 소비자와 사회의 후생 증가로 이어지는지, 후생 증가가 얼마나 유지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인터넷은행이 출범한 해외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인터넷은행의 성공적 정착은 결국 가격경쟁력보다는 소비자 편의성 및 만족 중심의 경영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네트뱅크(Net Bank) 등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앞세워 설립 초기 빠르게 성장했던 은행들의 경우 대부분 예대업무의 낮은 마진과 IT 설비에 소요된 막대한 비용 때문에 이익이 나지 않거나, 대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낮은 마진을 보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대출영업에 집중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해 십여년 만에 문을 닫았다.


반면 일본 지분뱅크(Jibun Bank), 독일 피도르방크(Fidor Bank) 등 상대적으로 최근에 설립된 인터넷은행들은 앞선 실패를 교훈삼아 설립 초기 성장률이 다소 낮더라도 소비자 중심의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영업해 은행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즉 인터넷은행의 가격경쟁은 설립 초기엔 흥행을 이끌 수 있지만 안정적 은행 경영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은행 대비 인터넷은행이 지닌 기술적 우위를 적극 활용해 가격 외의 요소에서 차별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터넷은행 경영진은 여신 및 수신 규모보다는 이익 규모를 중시하고 리스크 및 비용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보수적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


성공적인 해외 인터넷은행 사례를 보면 이들은 지나친 가격경쟁을 배제할 뿐만 아니라 소유·지배 구조가 안정적인 특징이 있다. 미국 찰스슈압뱅크(Charles Schwab Bank)와 일본 지분뱅크의 경우 설립 이래 주요 주주나 경영진의 구성에 큰 변동이 없었으며, 이에 따라 은행 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확충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터넷은행은 다양한 비금융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의 형태로 출범해 안정적 소유·지배 구조의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현행 「은행법」에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 중 비금융주력자 (비금융회사의 자본총액이 전체 자본총액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회사의 자산 합계가 2조원 이상인 기업)의 경우 은행 지분의 10% 혹은 의결권 보유 주식의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대출 등 원활한 영업에 필요한 추가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2015년 초 인터넷은행 도입이 논의된 이후 현재까지도 「은행법」이 개정되거나 인터넷은행만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자들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자본부족, 자본주주 간 분쟁 등 각종 시나리오를 살펴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첨부파일 NOW-이수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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