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韓, 플랫폼으로 돈 벌기 쉽지 않은 시장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2017년 08월호

인쇄



2016년 카카오택시는 유료화를 타진한 적이 있다. ‘성급하게 수익모델에 집착하지 말라’는 전문가의 조언에서부터 ‘이럴 줄 알았다’는 사람들의 댓글까지 부정적인 의견 일색이었다. 결국 카카오택시는 유료화를 단행하지 못했다. 다만 수익성 악화로 2017년 하반기에 다시 유료화 추진계획을 수립해두고 있는 상황이다. 핀테크 기업 토스(Toss)는 무료 월 송금 횟수를 5회로 제한했다. 이때도 사람들은 사실상 유료 전환이라며 반대했다. 정당한 서비스의 대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간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먼저다. 한국에서 플랫폼으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플랫폼은 사용자들을 서로 연결해주고 상품, 서비스, 사회적 통화를 교환할 수 있게 해 가치를 창출한다. 그러나 이렇게만 정의내리면 너무 싱겁다. ‘플랫폼, 플랫폼’ 할 때는 좀 더 다른 이유가 있지 싶다. 단지 연결해주는 것이라면 중세시대부터 존재했던 시장도 플랫폼이었다. 그럼에도 오늘날 플랫폼에 대한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뭔가 다른 게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례를 보면 조금 실체가 잡힐 수 있다. 호텔을 소유하지 않고도 숙박업을 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 네트워크나 콘텐츠를 소유하지 않고서도 영상사업을 할 수 있는 유튜브 등을 플랫폼이라고 한다면, ‘자신들이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자원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가 부각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시장의 수익모델은 거래 수수료가 기본이다. 에어비앤비는 거래가 성사된 후 10%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10만원의 거래라고 한다면 대략 1만원 정도의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이 수익 중에서 거래를 지원하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순이익으로 남는 금액은 소액이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과 보는 사람에게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대신 광고 수익을 40:60으로 나눈다. 이 중 60%가 유튜브의 몫이다. 1분에만 3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는 스토리지 비용으로 상당한 수익이 들어간다. 이런 구조 때문에 2008년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9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2016년이 돼서야 순이익을 얻을 수 있었고, 유튜브는 아직 영업이익을 못 올리고 있다.


제한적인 수수료 수익으로 먹고살려면 지속적인 수요 확대밖에는 답이 없다. 플랫폼 시대는 공급시장의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수요시장의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시대라는 해석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시장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낱낱의 푼돈 같은 수수료 수익이 영업비용을 상쇄할 정도의 규모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국내 시장에만 안착하지 않고 글로벌로 나간다. 그래야 최소한의 잉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고, 개별 국가에서만 영업을 한다면 독점적 지위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 플랫폼 사업의 문제점과 해결책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안정적인 수익 규모를 만들기 위해 해외 시장에 대한 그림이 분명하게 서 있느냐는 질문과 함께, 상대적으로 실질적인 규모가 적게 나오는 국내 시장에서 기존에 확보한 수요를 가지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의 질문이 동시에 상존하는 게 이 시장이다. 카카오택시처럼 국내 시장형 서비스의 경우에는 수수료 수익 이외에 추가적으로 어떤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 혹은 다른 서비스와 결합돼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되는 셈이다. 반면 라인(LINE)과 같은 서비스의 경우에는 해외 서비스 확장 속도가 핵심 질문이 된다. 서두에서 예를 든 토스는 송금으로 모은 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투자 등 다른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사업자로 전환 중이다.


다른 국가의 플랫폼들이 단순히 수요를 확대하는 데 자원을 집중하기만 해도 의미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에 비해 국내에선 수요의 확대는 물론이고 추가적인 수익모델까지 만들어야만 생존이 가능한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다. 그래서 이 시장에는 엄격한 잣대나 평가보다는 애정과 관용의 눈길이 필요하다.

첨부파일 나우 조영신2.pdf

e-Book

이달의 인기기사

  1. 1 페소화 연초 대비 50% 이상 급락···외국인 투자자 이탈
  2. 2 법률시장 개방, 그 후
  3. 3 5개 시범도시 대중교통, 전기·수소차로 모두 바꾼다
  4. 4 美 금리인상 단행···신흥국 디폴트 도미노로 이어질까?
  5. 5 맨홀 뚜껑이 둥근 이유 몇 가지나 댈 수 있나?
  6. 6 혁신으로 성장한다
  7. 7 ‘스마트팜 혁신밸리’, 농업 혁신거점으로 육성
  8. 8 아마존 유료회원 서비스의 성공 비결
  9. 9 시장 규모 세계 5위, 온라인·모바일 강점···대기업 집중도 심화는 과제
  10. 10 일자리의 양과 질, 포용성, 회복력·적응력을 위하여

Column

  • 나라경제 facebook
  • 문샷 싱킹 세상을 바꾸다
  • 독자 설문으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