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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플랫폼 사업은 ‘승자독식’ 구조일까?

함승민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기자201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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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경제의 핵심으로 플랫폼 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건 시장 독과점과 갑질 논란이다. 플랫폼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한 기업이 가격결정권을 포함해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게 되면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사업은 ‘승자독식’으로 귀결되기 쉽다. ‘양면시장’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양면시장은 공급자 - 수요자로 이뤄진 단순 시장과 달리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여러 고객그룹이 거래를 하는 시장을 말한다. 인터넷 포털을 생각하면 쉽다. 인터넷 포털 입장에서 고객은 사실 둘이다.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와 검색창에 광고를 싣는 사업자다. 포털은 검색 서비스와 광고 노출의 공간만 제공하고 광고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는 양측의 거래 또는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두 고객 또는 한쪽으로부터 수수료 등을 받아 수익을 낸다.


면시장의 특징은 특정 플랫폼에 고객그룹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른 고객그룹도 같은 플랫폼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자. 어떤 이유로 특정 음식배달 앱 사용자가 늘면, 음식점은 그 앱의 가맹점이 되려 할 것이다. 이렇게 그 앱에서 배달시킬 수 있는 음식점이 늘면, 이번엔 반대로 그 앱을 유용하다고 느낀 소비자가 몰려 가입자가 증가한다. 한 고객집단이 커지면 다른 집단도 커지고, 다시 원래 고객집단이 커지는 선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순환에 들어간 플랫폼으로 고객이 쏠린다는 것은 다른 경쟁 플랫폼으로는 흘러갈 고객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 선순환에 먼저 들어선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고, 나머지 플랫폼은 퇴출되는 수순을 밟는다. 이런 독과점구조가 형성되면 갑질 논란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고객이 찾아갈 만한 대체재가 없어서다. 음식배달 앱의 수수료를 둘러싼 가맹 음식점의 반발, 포털 업체에 대한 언론사의 불만, 게임 퍼블리셔의 횡포 등이 이런 맥락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플랫폼 규제방안을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망 중립성’ 이슈다. 망 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에게 어떤 차별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으로, 2015년 법제화됐다. 통신 사업자(플랫폼)가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사이트의 접속을 통제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막는다는 취지다. 양면시장에서 소비자(고객1)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와 ‘전달’ 비용을 두고 통신사(플랫폼)와 인터넷 사업자(고객2)가 벌이는 싸움에서 플랫폼에 족쇄를 채운 셈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정부가 관련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뉴스 같은 콘텐츠를 차별하지 않고 게재해야 한다는 뜻의 ‘플랫폼 중립성 원칙’이 이슈로 떠올랐다.


다만 규제 마련과 시행까지는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사업구조가 다차원적인 플랫폼은 규제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 예컨대 음식배달 앱이라면 가입자 수, 가맹점 수, 배달 건수, 배달 금액, 수수료 수익 중 무엇을 ‘시장 지배’의 기준으로 삼을지 모호하다. 그래서 이들에게 무엇을 강제할지도 기술적으로 단순치가 않다.


이는 오래전 만들어진 규제가 영역이 넓어지고 복잡해진 플랫폼 시장 환경에 맞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기존의 정책적 사고방식이나 그에 근거한 제도를 단기간에 일괄적으로 바꾸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각 시장의 특성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다양한 논의를 통해 하나씩 답을 찾아나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첨부파일 나우 함승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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