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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과 가계부채가 변수···서민경제 영향 고민해야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201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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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정부는 12년 만에 초고강도 정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투기꾼들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저금리 분위기와 경기부양에 익숙한 터라 기대 이상의 고강도에 사람들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그리고 당초 예상했던 대로 시장은 반응하고 있는 듯하다.


부에서 정책수립을 할 때 기본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한국감정원의 자료인데, 이에 따르면 발표 일주일 만에 서울의 집값이 0.03% 하락한 걸로 돼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무려 75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특히 강남 3구의 하락세가 눈에 띄고,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도 8월 11일 기준으로 일주일 만에 0.25%나 떨어졌다.


그러나 정책의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서 제공하는 보고서를 보면 서울 강남 인근과 서울 남부 경계부의 집값이 오르는 모습이 확연함을 알 수 있다.


거래량은 정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발표 전 일주일간 거래량이 전국 5,230건, 서울 1,554건이던 것이, 발표 후 일주일 만에 2,246건, 287건으로 감소했다. 전국은 5 7.1%, 서울은 81.5%나 줄어든 것이다. 85평방미터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는 89.8%나 급감했다고 한다.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고 싶어도 못 사고,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일주일 만에 하락한 것도 거래량이 워낙 없는 상황에서 왜곡된 조사일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주택총조사 기준으로 160만호가 넘는 서울의 아파트 중에서 287호만 거래됐는데 전체 값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향후 대책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과거 30여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규제가 강하면 강할수록 거래절벽 기간은 길어지고, 그 사이에 가격은 상승세가 꺾이거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준 예가 많다. 물론 여러 학자들이 수많은 수요억제책의 중장기적인 효과를 검증하려고 했으나 대부분 실패에 그쳤다는 사실도 단기적 대책의 한계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중장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시장은 결국 제 갈 길을 잘 가더라는 것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집값 조정이 예상되는데도 대책이 나왔다는 점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시행으로 충격이 예상되고, 최대 입주물량의 쏠림으로 인한 수도권 집값의 하방압력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가계부채가 워낙 큰 상태여서 금리 인상의 후폭풍은 과거보다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번 대책과 맞물린다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처럼 경제성장률이 높고 실업률이 낮은 상태라면 이러한 대책의 효과가 단기적 해프닝으로 끝나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가계부채감축 대책까지 더해진다면 서민경제의 파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선진국 사례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부동산 혹은 주택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단기적 대책으로 효과를 보려고 해선 안 된다.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면 단발성 대책, 근시안적인 대책이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집값 안정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집값은 잡았는데 경제, 특히 서민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면 그 정당성도 위태로워진다. 향후에는 시장의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되 서민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더욱 고민하고 나서 대책을 실행해야 진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첨부파일 나우-심교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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