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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천하, 시진핑 신시대 개막

진상현 머니투데이 베이징특파원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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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집권 2기 새 지도부가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10월 26일. 인민일보 1면에는 당 총서기인 시 주석의 얼굴 사진이 커다랗게 실렸다. 그 밑에 시 주석을 포함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시 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상무위원 6명의 얼굴 사진은 3면으로 밀려났다.


덩샤오핑이 전임자인 마오쩌둥 독재의 병폐를 막기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한 이래 다른 상무위원들이 배제되고 총서기의 사진만 1면에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산당 1당 체제로 사실상 정치의 자유가 없는 중국에선 관영언론의 보도 방향과 편집 방식이 정국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방향타다. ‘시진핑 시대’가 본격 개막했음을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가장 먼저, 자신들만의 코드로 알린 셈이다.


실제로 시진핑 2기 시작 이후 CCTV 등 중국 관영언론에선 시 주석과 관련된 기사들이 쉼 없이 쏟아진다. 2기 지도부 출범에 따른 후속 인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 이벤트가 많기도 했지만 집단지도체제가 무색할 정도로 강화된 시 주석의 위상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수도 베이징 등 주요 지역은 물론 지방도시까지도 시 주석이 주창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성공을 위해 나아가자’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리고, 당은 물론 학계·학교에서도 ‘시진핑 사상’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2012년 집권 이후 꾸준히 진행돼온 시 주석의 1인 권력 강화는 지난 19차 당대회에서 정점을 찍었다. 당장(공산당 당헌)에 시 주석의 이름이 들어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명기됨으로써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과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았고, 수십년간의 관례를 깨고 후계자 내정 없이 집권 2기를 시작했다. 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와 바로 밑 정치국(25명), 31개 각 지방정부(성·시)의 1인자인 당서기, 군사 최고권력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까지 핵심 조직들은 모두 시자쥔(시진핑 측근 그룹)이 장악했다.


시 주석이 이처럼 탄탄한 권력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권력 투쟁에서의 압도적인 승리와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빅2’로 부상한 중국이 또 한번 도약하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먹혔기 때문이다. 개혁개방의 성공으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경쟁력이 입증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화민중의 부흥’,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실현’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당이 더 확실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 주석이 19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강조하고 당장에도 삽입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에서 말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평가는 엇갈린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진 중국사회를 그들만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끌고 나가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결국은 권력 집중과 시장경제와의 충돌이 심해지면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병존한다.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인 중국 전문가는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정확한 진단이고 의미 있는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여기에 ‘시진핑’이라는 이름을 넣은 것은 과한감이 있다”고 말했다.


어떤 분석이 맞건 확실한 것은 바야흐로 ‘시진핑 신시대’가 개막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가 말한 ‘신시대론’에 따라 중국의 당, 군, 정 등 모든 국가시스템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것이다. 당의 영도력 강화, 개혁개방 지속, 신형 국제관계 구축, 환경 중시, 탈빈곤, 공급 측 개혁 등이 그 핵심 가치가 될 전망이다.


첨부파일 나우-진상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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