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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남아, 유럽 등으로 외교관계 다변화해야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겸 중국연구센터장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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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지난 19차 당대회를 통해 중국이 경제발전에 올인한 ‘개혁개방 시대’에서 ‘강대국 시대’로 전환했음을 선언했다. 그리고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중국 특색의 강대국 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에 책임을 다하면서 ‘신형’ 국제관계를 수립할 것임을 천명했다. 또한 그는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삽입하고 자신의 사람들을 주요 요직에 포진시킴으로써 권력기반을 공고화했다. 따라서 집권 2기로 들어선 시진핑은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기후, 테러, 통상, 인민폐의 국제화 등 다양한 국제적 이슈를 중심으로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을 주동적으로 추진해갈 것이다.


그러나 집권 1기에 외교의 최우선순위로 삼았던 주변 외교는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에 직면해 있다. 동중국해, 남중국해, 북한 핵, 타이완 문제 등 모든 이슈들이 쉽게 타개책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한 전문가는 당분간 주변 외교보다 글로벌 외교에 주력한 후 그 성과를 기초로 다시 주변 외교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될 경우 당분간 북핵문제나 한반도정책에 있어서는 ‘위기관리’를 중심기조로 하면서 그다지 주동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에 북한 핵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중국과 국제사회가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을 미룰 수 없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시진핑은 사드문제를 이른바 ‘3불(사드 추가배치, MD체제 가입, 한·미·일 동맹 추진)’의 천명 수준에서 봉인하고, 북핵문제에 대한 한중 간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입장에서 한중관계 개선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뿐만 아니라 통제되지 않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한중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이 미일동맹과 결합 강도를 강화해 한·미·일 동맹관계로 진전될 가능성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중관계가 사드사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선 중국 외교에서 한국이 점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수교 초기 중국은 한국의 기술과 투자가 필요했지만 이제 양국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경쟁상대일 뿐이며, 안보 측면에서도 중·미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은 양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의 핵 보유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한미동맹의 핵 억지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와 이것에 비판적인 중국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의 태도에 지속적으로 의구심을 제기할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중국학자들은 필자에게 3불정책의 이행 가능성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중국이 여전히 주요한 협력대상이지만,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북핵 위협 때문에 한미동맹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중국의 비판적 시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사드사태를 통해 한국 기업들도 지나치게 중국에 비중을 둔 경제교류의 취약성을 충분히 인지하게 됐다.


따라서 향후 한중관계는 경제적으로 협력보다 경쟁이 부각될 뿐만 아니라, 핵심적 안보이슈에서도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갈등이 반복적으로 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그런데 한중관계가 중국의 생각대로 발전되지 않을 경우 중국이 한국을 ‘패싱’하면서 미국과 한반도문제를 ‘거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한반도문제 해결에서 한국이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렛대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외에도 일본이나 러시아, 동남아,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강화를 통해 외교관계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흐름에 동참하면서도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하여 중국이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평화를 이룩하는 데 있어 한국을 통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할 때,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강화에 주력할 것이다. 바야흐로 ‘노회한’ 외교를 통해 한중관계를 주동적으로 재구성해가야 할 시대가 도래했다.


첨부파일 나우-이정남.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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