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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은 ‘시간산업’···생산력 보존하며 가치 창출해야

이상고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 세계수산대학원장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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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산업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어획량이 많이 줄었다. 1980년 후반기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바닷고기가 없다는 거다. 반면 어업세력(어획능력)은 자꾸 커졌다. 자원량과 어획능력의 균형은 지속 조업의 기본인데 어업세력이 계속 커져버리니 자원이 줄어들어 어업 생산성은 떨어지고, 수입은 늘어가는 모습이다. 정부나 수산 관련 기관에서 수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원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나?
1994년 캐나다에서 대구가 더 이상 잡히지 않아 어획이 중단됐을 때 정부는 어업인들에게 5년만 기다리면 대구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0년, 15년이 지나도 대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바닷고기가 없어지고 난 뒤에는 이미 늦은 것이다.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수산자원 고갈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원인을 보면, 다른 게 없다. 많이 잡아서 그렇다. 예전에는 만선을 꿈꾸며 많이 잡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자원관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과거에 만들어진 시스템의 변화가 시급하다. 바다라는 공유지에서 이뤄지는 수산업은 유일하게 정부가 관리하는 독특한 산업인데 우리나라는 그 시스템이 굉장히 복잡하고 후진적이다. 1940년대 수산구조 그대로다. 시대에 안 맞는 면이 많다. 지금 수산자원의 부족은 이 변화의 시기를 놓쳐 맞게 된 것이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의 시스템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한 예로 우리나라는 선망, 트롤, 쌍끌이 등 어업 종류에 따라 허가를 내줘 어종 구분 없이 어획이 가능하지만, 선진국은 어종별로 허가를 해줘 어종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다. 그만큼 자원관리가 용이하다. 만약 오징어가 줄어들었다면 오징어 어획 허가를 받은 사람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럼 앞으로의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수산자원관리는 정부가 단독으로 하기엔 한계가 있을 만큼 바다가 너무 복잡하다. 바다를 잘 아는 것은 정부가 아닌 어업인이다. 생태적 지식을 가진 어업인들로 하여금 권리와 책임을 엮어 산업의 생산 주체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협동관리체계로 가야 한다. 우리나라도 다행히 이번 정부 들어 ‘수산정책협의회’를 통해 어업인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OECD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셨다. 국제적으로는 바다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국제기구에서는 인간이 무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물자원산업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미래관점에서 보고 있다. 생물자원이 갖고 있는 지속적인 재생력을 극대화하고 적정하게 이용하는 형태로 수산업에 대한 정책이나 제도를 유도하려고 노력 중이다.


수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언 한 말씀 부탁드린다.
수산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산물을 대상으로 생산활동을 하는 시간산업이다. 우리는 시간이 만들어주는 이자를 무한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그 시간의 흐름을 잘 맞추지 못했다. 이제는 원시 채취의 형태에서 가치 창출 중심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 바다라는 공장이 갖고 있는 생산력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며, 이를 시장가치로 전환해 상품화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우리가 바다를 어떻게 이용할 것이냐 하는 것이 지속적 수산업의 근간이 되겠다.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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