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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직면한 추격형 기술개발··· 창의성 높이고 다양한 아이디어 솟구쳐 나와야

홍성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인재정책연구단장2017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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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는 극단적 양극화로 부나 생산성 이득의 독점과 사회 대다수 사람들의 빈곤화를 가속화시킬 여지 커져
사회 전반의 높아진 생산성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대책도 필요



사람이나 동물이 아니라 증기기관의 힘으로 움직이는 기계가 발명돼 제품생산에 활용되면서 촉발된 산업혁명은 노동생산성의 엄청난 진보를 가져왔다. 쉽게 말해 노동생산성이 2배 증가했다는 것은 과거 2명이 하던 일을 이제는 1명이 해도 충분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기술혁신은 사람을 덜 쓰고 기계를 더 쓰게 만들며 산업발전을 이끌어왔다.


주요산업의 생산체제 변화시킨 기술혁신, 일자리도 새롭게 만들어내
증기기관을 통한 1차 산업혁명이 촉발된 이래 지속된 기술혁신은 개별 산업의 노동생산성을 계속 향상시켜왔다. 컨베이어시스템과 결합된 대량생산체제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 정보통신혁명으로도 불리는 3차 산업혁명은 모두 기술혁신이 주요산업의 생산체제를 크게 변화시킨 사례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기계가 도입되는 추세는 더 가속화됐다. 예를 들면 컨베이어시스템 속에서 조립을 담당하던 노동자들은 산업용 기계, 즉 로봇으로 대체됐다. 로봇은 사람이 하던 많은 단순한 지식노동을 더 쉽고 빠르게, 더 적은 사람이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기술혁신에 따라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일이 많아지면, 그만큼 사람이 하는 일이 사라지고 일자리가 줄어들어야 맞겠지만 산업발전은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왔다. 기계의 도입으로 노동생산성이 올라가면 그 분야의 일자리는 줄어들지만 그 기계를 생산하기 위해선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해진다. 다시 말해 로봇 팔이 자동차 생산을 담당하면 여기에서의 일자리는 줄어들 수 있지만 그 로봇 팔을 생산하기 위해선 더 많은 산업이 발전하고, 따라서 전체 산업을 모두 고려하면 사람이 하는 일은 보다 많아진다. 나아가 높아진 노동생산성을 통해 산업이 발전하고 소득이 많아지면, 문화나 여가와 관련된 다른 산업이 함께 발전하게 된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술혁신이 가져온 미시적인 일자리 대체효과는 경제 전체가 발전함에 따라 일자리가 더 많아지는 소득효과보다는 항상 작았다. 따라서 그동안 기술혁신을 통한 경제발전은 언제나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높은 소득을 보장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발달이라는 기술혁신에 기반을 둔 4차 산업혁명이 촉발되고 있는 현재에도 분명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높아진 생산성과 소득 증가가 또 다른 서비스 수요를 창출하는 등의 소득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일자리로 기존 노동자들을 이동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더 만들어내는, 기존 산업혁명에 대응했던 방식으로 기술혁신을 활용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하자는 주장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방식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내며 사회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 3D프린팅으로 대변되는 생산혁명, 기술정보 플랫폼의 경쟁력이 산업경쟁력이 되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기존 기술혁신과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승자독식 심해질 것… 지식·정보 플랫폼 구축에 적극 나서야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한 정보의 집적, 빅데이터를 통한 정보의 분석이 딥러닝(Deep Learning)이라 불리는 기계학습의 발전과 맞물려 급속히 발전한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의 운동능력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로봇과 결합하면서 사람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새로운 생산체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제조산업의 발전을 통해 사람이 하는 일자리를 더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존의 대응방식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기계에 의한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비정형 노동이나 지식 노동까지도 거의 대부분 대체될 수 있게 됐다.


다음으로 생산성의 극단적인 증가를 통한 소득효과가 발생할 여지도 줄어들고 있다. 지식·정보의 플랫폼을 갖추는 일이 기업이나 산업의 핵심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대규모 집적이 이뤄져야 제대로 경쟁력이 발휘되는 플랫폼 특성으로 산업 혹은 기업의 집중화와 거대 독점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발전이 중산층을 강화하며 사회 수요층을 확산시켜왔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양극화 현상을 극단적으로 심화시키며 부나 생산성 이득의 독점과 사회 대다수 사람들의 빈곤화를 가속화시킬 여지가 커졌다.


마지막으로 소위 공유경제의 확산은 일자리 혹은 노동의 개념 자체도 특정한 사람을 고용해 계속 활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특정한 능력만 사서 활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결국 모든 노동자들이 프리랜서로 자신의 특정 역량만을 일시적으로 판매하며 살아가는 자영업자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기술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 다시 말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일과 소득을 보장하고 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승자독식이 심해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적극적인 지식 및 정보 플랫폼의 구축이나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과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추격형 기술개발 및 저가 대량생산 방식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 전반의 창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솟구쳐 나오면서 새로운 산업이나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국내 시장이 아닌 세계시장을 상대할 수 있는 활발한 기업의 창업과 발전이 이뤄지는 방식이 돼야 한다. 다양한 정보 및 지식 플랫폼의 구축과 선진 플랫폼의 활용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아이디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대응방식이 요구된다. 나아가 노동과 일자리 개념 변화에 대비해 사회 전반의 높아진 생산성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대책도 필요하다. 단지 제품이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에만 임금이라는 대가를 지불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회 전체를 위한 봉사나 활동에도 가치를 인정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분배시스템의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일자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진정한 일자리, 사람들이 보람을 느끼며 적정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일거리가 될 것이다.

첨부파일 특집- 홍성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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