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히든 챔피언급 기업 300개 만들면 우리나라 일자리 문제의 절반은 해소

한정화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2017년 03월호

인쇄



국가별·지역별 맞춤형 지원, 대·중소기업 동반 해외진출 강화, 해외 현지인프라 확대로 잠재력 가진 기술 스타트업 집중 육성
청년층이 중소기업 재직자 주택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재직연수를 단일회사 3년으로 단축하는 등 수혜범위 확대해야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해왔음에도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은 것은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근로자는 OECD 국가와 비교해볼 때 평균 근속기간이 짧고 50인 미만의 소기업에 근무하며,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점 등이 낮은 임금수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기업이 중기업으로, 중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재직을 위한 보상수준과 근무여건 개선, 그리고 비정규직에 정규직 전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中企 보상수준 개선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줄여야
첫째, 중소기업의 성장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중소기업청 보고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중견기업 수는 3,558개로 전체 사업체 수의 0.1%에 해당한다. 반면 소기업은 344만개로 전체의 97.1%를 차지하며, 1,001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중견기업 가운데서도 자기 사업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히든 챔피언’에 해당하는 기업은 2015년 기준 23개다. 이는 독일의 1,307개, 미국 366개, 일본 220개와 비교해볼 때 절대적으로 부족한 숫자다.


부는 그간 월드 클래스 300, 지역 강소기업 육성, 한국형 히든 챔피언 육성 등의 정책을 수행해왔으나 성과는 아직 미약하다. 물론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매출 증대는 기업경영의 본질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기업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개별 기업이 노력하는 데 장애가 되는 요인을 제거하고 성과향상에 필요한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서 성과를 높이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세계 수준의 기업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우수한 기술 스타트업이 늘어나야 한다. 글로벌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히든 챔피언급의 기업이 300개 정도만 만들어지면 우리나라 일자리 문제의 절반은 해소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FTA의 지속적 확대, 중국 및 신흥국의 신소비시장 부상, 비관세장벽 강화 추세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국가별·지역별 맞춤형 지원, 대·중소기업 동반 해외진출 강화, 해외 현지인프라 확대 등이 필요하다.


둘째, 중소기업의 보상수준을 개선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한다. 임금격차의 본질적인 원인은 중소기업의 생산성격차,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 문화 부족, 공정거래 질서의 미확립 등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자기 밥그릇 챙기기’가 하도급 업체와의 임금격차가 커지는 원인이 돼왔다. 지난 십여년 동안 정부와 여러 유관 단체들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바람직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할 과제가 대·중소기업 간 성과공유제 확산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성과향상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경우 일정 비율로 배분해 중소기업 재직자의 보상수준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핵심인력 성과보상을 위한 ‘내일채움공제’의 확산도 필요하다. 시행한 지 2년 만에 2만명 정도가 가입했는데 중소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현재 방식은 기업과 근로자가 5년 동안 일정 금액을 매칭해 적립하면 정부가 세제혜택을 부여해 근로자가 목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대기업이 참여하면 근로자는 자기가 적립한 금액의 3배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어 핵심인력의 안정적 재직과 숙련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다수의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해 장기근속에 따른 성과보상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통해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중소기업 납품단가 부당 인하와 불리한 거래조건 강제 등의 관행을 차단해야 한다. 중소기업 핵심 기술인력 빼오기, 기술탈취 등에 대해서도 징벌적 배상제 적용의 실효성을 제공해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합리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불공정거래 신고 시 보복 행위에 대해서도 페널티를 강화해 현장의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해 피해 중소기업이 보상을 받고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혁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직업능력 개발기회를 제공하고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자금부담 완화를 위한 세액공제가 필요하다. 현장 중심의 분야별 효과적인 직업훈련을 제공해 중소기업 입장에선 역량 있는 직원을 쓸 수 있고 직원 입장에선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만개 일자리, 사람 없어 쩔쩔… 일자리 온라인 매칭시스템 고도화 필요
셋째, 구인난과 구직난의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중소기업 사장들은 구인난을 호소한다. 실업 상태이거나 앞으로 취업을 원하는 청년취업 애로계층이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20만개의 일자리가 사람을 못 찾고 있다. 가장 부족한 분야가 생산 인력과 연구개발 인력인데 힘든 생산현장에는 가려고 하지 않아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고 있고, 연구개발 인력은 지방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 공장의 환경여건 개선, 스마트 공장화, 수도권 공동 R&D센터 건립 등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상격차 해소와 병행해 일자리 제공 온라인 매칭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을 보다 정교화하거나 지역별·업종별로 필요한 구인구직 매칭시스템의 효과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고용을 창출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설비투자 지원 확대가 필요하며 채용계획이 있는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에 대해 취업사이트, 관련 특성화고, 전문대 및 대학 학과에 대한 홍보를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산업단지와 중소기업 밀집지역의 정주여건을 개선해 직장생활의 편의성과 삶의 질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분야다. 산업단지 내 교통·주거·육아 시설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청년층이 중소기업 재직자 주택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재직연수를 단일회사 3년으로 단축하는 등 수혜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산업단지 및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를 위한 공동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을 늘리고, 중소기업 재직자가 주말 및 휴일 기간에 중소기업연수원 등 공공기관의 연수원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


다섯째, 기업은 금전적 보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소통과 협력, 직업과 기업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규모가 작더라도 고유한 기업문화와 경영혁신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실현하고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기업이 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총체적 노력을 통해 일하기 좋은 중소·중견 기업을 늘리는 것이 일자리 문제의 올바른 해결책이다.

첨부파일 특집- 한정화.pdf

e-Book

이달의 인기기사

  1. 1 日, 태양광 발전설비 총량 세계 2위로 성큼
  2. 2 재생에너지 비중 6 → 30%로 훌쩍 증가한 獨…일자리 38만개 창출
  3. 3 [나라경제 논단] 사룡(四龍)이 나르샤?
  4. 4 신재생에너지 ‘지능화’ 이끄는 신기술 삼총사
  5. 5 ‘미미박스’ 만들어낸 스타트업 도우미, 베스핀글로벌로 새로운 도전

역대 인기기사

  1. 1 금연구역 확대
  2. 2 기축통화 패권의 폭력
  3. 3 애그플레이션, 진원지는 어디인가?
  4. 4 ‘산업의 허리’ 중견기업 3천개 키운다
  5. 5 부동산시장 정상화, 근본적인 해법은?

Column

  • 나라경제 페이스북
  • 단행본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