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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교육 부담 벗어날 수 있는 자녀 생애단계별 맞춤형 지원 강화해야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2017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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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교육경험 격차가 이후 학령기 교육격차 심화시켜…유아교육 공교육화 등 국가적 지원 확대 필요
개인별 소질과 적성, 학습 속도에 맞춘 개별화 학습이 이뤄질 수 있는 학습 혁명과 교실 혁명 이끌어내야


2016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17로 OECD 국가 평균인 1.7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만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초고령사회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연도별 출생아 수는 1957년 이후 1971년생까지 100만명이 넘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1996년에 70만명대가 깨지고 60만명대에 접어들다가 2002년부터는 40만명대로 급감했다. 2002년 이후에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신생아 출생은 4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전환은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는 교육 분야에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0~2세는 부모 직접 양육 필요한 시기…부모 중 한 명은 육아휴직 할 수 있게 해줘야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게 분석되고 있다. 우선 청년층의 취업난과 실업, 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고용 불안 등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학력이 상승하면서 노동시장 진출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결혼을 늦게 하고, 첫아이를 출산하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녀 수가 감소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이 사회 진출을 하게 되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고 핵가족화로 인한 육아 부담으로 인해 출산을 꺼리게 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한 명의 아이를 키우고 교육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큰 부담으로 작용해 다자녀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로 저소득 계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도 보인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이 겹치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교육 분야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젊은 부부들이 마음 놓고 출산을 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만들고 교육제도를 개선하는 일이다. 자녀 양육과 교육의 부담을 해소해줄 수 있는 사회적 지원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2002년부터 시작된 ‘40만명대 코호트(cohort·연령집단)’들의 교육을 내실 있게 하기 위해 교육시스템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당장 2020학년도부터는 대학입학자 절벽 현상으로 인해 대학지원자 수보다 대학정원이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초·중·고등학교에서 남는 교실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양육과 교육 부담에서 벗어나 출산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생애단계별 맞춤형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 만 0세에서 2세까지는 절대적으로 부모의 직접 양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은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만 3세에서 5세까지는 유아교육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통해 유치원 교육을 만 3세에서 5세까지 정부가 책임지는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유아기 교육경험의 격차는 이후 학령기의 교육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국가적 지원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6년 국공립어린이집 학부모 부담금이 0원인 데 반해, 사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연평균 260만원 수준에 달한다. 특히 원어민이 교육을 진행하는 영어유치원의 연간 교육비는 1천만원을 넘기도 해 사립대 등록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아교육의 공교육화와 무상교육화가 필요하며 유아교육에 대한 투자는 다른 분야의 교육정책보다 재정을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할 부분이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서는 만 0세에서 5세까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회적 돌봄서비스가 필요하다. 돌봄서비스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이어져야 하며, 보육의 기능은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신 상대평가 및 상급학교 진학 경쟁 완화로 사교육비 부담 최소화
·중등교육과정에서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6년 사교육비 총규모는 약 18조1천억원으로 2015년의 17조8천억원과 비교해보면 1.3%에 해당하는 2,300억원이 증가했다. 2016년의 사교육 참여율은 67.8%이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6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교육의 유형과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따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교과와 관련한 사교육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신 상대평가와 상급학교 진학 경쟁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해 국가가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교과에 해당하는 예체능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방과후 학교 제도를 활성화해 학교에서 보다 양질의 다양한 교육활동이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저출산 시대에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대비한 교육의 혁신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와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강의식 수업을 고수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교육의 비용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학생 개인별 소질과 적성, 학습 속도에 맞춘 개별화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습 혁명과 교실 혁명을 이끌어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늘어나는 유휴 교실과 학교를 지역사회의 교육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학생들만을 위한 학교를 지역사회 주민들의 교육 장소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대학의 경우에는 정원보다 대학진학자 수가 더 적어지는 상황에 대응해 양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미래 사회의 인재를 기르기 위한 질적인 교육 혁신도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 분야도 적극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지켜보는 젊은 세대가 출산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낳고 잘 기르는 것은 이제 한 가정의 몫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말이 이제 우리 사회에 적용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현재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첨부파일 특집-정제영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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