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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있는 정책으로 반전 계기 만들어야…아동수당 도입 시 기존정책 구조조정 필요”

이봉주 제5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사위원2017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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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라에서 저출산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복합적인 요인이 있는데 먼저 결혼연령이 늦어진 점을 들 수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이 30세를 넘었다. 그러다 보니 출산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지고, 출산할 수 있는 아동의 수도 적어지면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이렇게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 중 하나로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여의치 않아 출산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세계적 추세와 비교했을 때 우리만의 특징이 있다면.
속도다.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같이 진행되고 있고, 이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우리보다 앞서간 국가들이 100년간 경험했던 것을 우리는 불과 20~30년 내에 경험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출산장려 정책에도 출산율이 반등하지는 못했다.
지금까지의 정책들이 가짓수 늘리기 식으로 산만하게 진행되다 보니 임팩트 있는 정책 추진이 힘들었다. 그리고 이 정책들을 펼쳐놓고 보면 저출산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것들도 있다. 저출산 문제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상당히 임팩트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런데 4기까지의 위원회 활동이 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위원회 체계가 일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에 어려운 구조인 것 같다. 대통령 직속이다 보니 위원회를 자주 개최하기 어렵고, 실질적인 활동을 얼마나 했는가에 대한 의문과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90여개의 정책을 다루다 보니 선택과 집중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래서 5기에서는 위원회 분과위원 구조를 인구정책기획단(이하 기획단)으로 조금 더 슬림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요한 몇 개 안건을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또 지난해 수립된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올해 말까지는 수정·보안할 계획이다.


기획단의 역할과 추진체계는 어떻게 되는가.
기획단은 위원회 산하로 보건복지부 장관과 위원회 민간대표위원이 단장을 맡고, 그 안에 총괄, 저출산, 고령사회 등 3개 분과위원회를 둔다. 기획단은 민간위원뿐 아니라 각 부처의 차관급 위원이 함께 참여해 구체적인 정책 아이디어와 실행방안 등 실무적인 정책대안을 수립하고, 이를 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의결하는 구조다.


기본계획은 어떤 방향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단순지원형이나 일시지원형 정책들은 지양돼야 한다. 예를 들어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출산장려금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는 점검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정책은 출산장려를 목표로 했는데, 출산은 장려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낳고 싶은 양육환경이나 사회환경을 만들면 출산율은 자동으로 높아진다. 그래서 출산율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보다는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에 보다 집중해야 저출산 문제를 타개할 수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출산에 따른 기회비용 문제가 생기고 있다. 육아휴직 같은 제도가 있지만 마음껏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인데.
실제적 차원에서의 양성평등 실현이 중요하다. 양육부담을 여성만 진다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 육아휴직도 제도는 있지만 이에 따른 불이익 등 현실적 문제 때문에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을 ‘출산파업’이라고 표현한다. 젊은 세대가 ‘도저히 이렇게는 못 하겠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관행을 과감하게 혁신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공무원들을 보면 육아휴직 비율이 상당히 높다. 신분이 보장되고 불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기업에서는 차별이나 불이익 등 보이지 않는 장막 때문에 이 비율이 현격히 떨어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규제보다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에서 육아휴직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정부의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자녀 보육·양육 부담 문제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그동안 보편적 보육으로 양은 늘렸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우리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인지, 또 양질의 보육시설은 충분히 공급됐는지를 챙겨봐야 한다.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큰 이슈이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지 않은 아동수당 도입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아동수당 도입이 중요한가?
90여개 국가에서 이미 아동수당을 시행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아동수당을 저출산 문제 해결보다는 아동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적 도구로 도입했다.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가 양육 부담이기 때문에 이를 덜어준다는 의미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아동수당을 보편적 복지로 도입하게 되면 현재 보편적 서비스로 추진하고 있는 보육 부분은 가구소득에 따라 차등화하는 등 기존 정책들과의 구조조정을 통해 정책의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 또 아동수당이 갖고 있는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아동이 있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 간 소득의 재분배다. 우리 사회는 아동 한 명 한 명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아동은 다음 세대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한 가정만의 아동이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양육해야 하는 귀중한 자원이라는 의미에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은 돈 문제인 것 같다.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에 80조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OECD 통계상 저출산 정책의 대부분은 아동·가족 분야의 공적 분야로 잡히는데, 우리나라의 저출산 부분 투자는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저출산에 많은 돈을 썼다고는 하지만 국제 기준으로 보면 큰 비중은 아닌데, 투입된 비용 대비 기대했던 효과를 거뒀느냐의 문제인 같다. 정책효과가 담보되지 않은 재정투입은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정책효과가 입증된 것은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재정투입은 어떻게 보면 돈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책 우선순위의 문제이기도 하다. 중요한 정책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맞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저출산·고령화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위기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우선순위를 조금 더 높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특수목적세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통해 재정 여력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수단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해외 사례 중에서 우리 저출산 정책방향에 시사하는 것이 있다면?
가족의 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들을 보호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실제 OECD 국가 데이터를 보면 GDP 대비 아동·가족 분야의 사회적·공적 지출이 많은 국가일수록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투자를 하면 그만큼 출산율도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OECD 국가 중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곳이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곧 양성평등, 일·가정 양립이 보다 철저하게 지켜진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저출산을 타개하는 중요한 방향이다.


■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첨부파일 특집-이봉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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