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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대출 증가율 유지하며 가계소득 증가율 끌어올려야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2017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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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금리 수준을 법에 명시하기보다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최고금리가 자동적으로 조절되는 방식으로의 제도 변화 고려해야


새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을 ‘소득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이라고 한다면 이는 경기활성화 대책임과 동시에 가계부채 대책


새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대내 리스크 요인으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고 동시에 서민생활 안정과 직결된 경제 이슈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계의 고금리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추진되고 있다. 현재 사인 간의 금전 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제한법」상의 최고이자율은 25%지만 금융기관과 사인 간의 금전 거래에 적용되는 「대부업법」상의 최고이자율은 27.9%로 상이한데, 이를 통일하면서 금리 수준도 20%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고금리를 낮추면서 특정 금리 수준을 법에 명시하기보다는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최고금리가 자동적으로 조절되도록 하는 방식으로의 제도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금리 수준이 낮아짐에 따라 과거 제정된 법령상의 최고금리가 현재 매우 높게 느껴지는 것처럼 설령 이번에 최고금리 수준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향후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은 상황이 조만간 도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전 특정 기간 동안의 시중금리 수준 또는 물가 상승률의 몇 배와 같은 방식으로 최고금리가 변동되도록 정한다면 최고금리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비소구대출 확산, 금융기관의 자율성 제고와 시장경쟁 촉진이 관건
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확산된 비소구주택담보대출, 일명 유한책임대출의 확대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기금 재원의 디딤돌 대출에서 이뤄지던 책임한정형 대출을 주택금융공사 재원의 디딤돌 대출로까지 확대하기로 발표됐다. 이 대출은 설령 대출 담보로 제공된 주택의 가격이 대출액보다 낮아지더라도 채무자인 가계가 채권자인 금융기관에 집만 넘기면 그 이상의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대출이다. 이러한 대출이 확산될 경우 대출 금융기관이 스스로 대출에 보다 신중을 기하게 됨으로써 과도한 가계부채 증가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나아가서 대출 리스크가 낮은 대출자를 보다 잘 식별할 수 있는 신용평가역량을 갖춘 금융기관은 대출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바람대로 비소구주택담보대출이 정책금융을 넘어서 민간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로까지 확산되기 위해선 금융기관의 자율성이 제고되고 금융기관 간 시장경쟁이 촉진돼야 한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중은행들에 상품 출시만을 주문할 경우 대출 자체의 기피 또는 리스크 전가를 위한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제대로 자리잡기 어려울 수 있다.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향후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장기 연체 채무에 대한 과감한 정리 방안이다. 공약에 따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계층의 회수가 어려운 부채를 감면함으로써 취약계층의 생활권을 확보한다는 취지 아래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3만명의 회수불능채권 11조6천억원, 그 외 100만명의 장기연체채권 11조원 등 총 22조6천억원 규모의 채무 탕감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한계계층의 회생을 돕기 위한 이러한 정부 주도의 대규모 채무 탕감은 지난 정부 출범 초기인 2013년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이미 시도됐던 방식이다. 특히 당시에도 수혜 대상 선정 기준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과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 정상 대출 상환자들의 상환 의지 약화 등 형평성에 대한 문제, 소요되는 재원, 특히 국가 재정 사용의 정당성 문제 등 여러 우려들이 제기됐고 정부는 이러한 방식의 대규모 채무 탕감은 마지막이며 추가적인 대책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만약 그럼에도 또다시 유사한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면 ‘법원을 통한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개인워크아웃 등 기존의 채무재조정 시스템으로는 왜 역부족인가? 상환 의지 약화, 도덕적 해이 문제 등 부작용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소요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제도 시행을 통해서 어떤 계층의 가계부채 리스크가 얼마나 해소되는가?’ 등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고 국민들을 설득해나갈 필요가 있다.


무리한 대출 규제는 풍선효과 야기, DSR 효과는 미지수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과 관련해선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50%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공약이 발표된 바 있다. 초기에는 가계부채 총량규제가 공약인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지만 가계의 대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대출만을 규제하면 오히려 비은행권이나 대부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접적인 가계부채 총량규제의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총체적상환능력심사(DSR) 활용은 그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올해 초부터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점진적인 도입이 추진 중이고 도입 계획보다도 앞서서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일부 시중은행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시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169%로 OECD 평균인 129%보다 높은 우리나라의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선 향후 지속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을 소득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 특히 단기간에 가계부채 총량 자체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부채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무리하게 시도할 경우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주택경기가 위축될 수 있으므로 대출 증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가계소득 증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결국 새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을 일자리 증가, 임금 상승 등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이라고 한다면 이는 경기활성화 대책임과 동시에 가계부채 대책인 셈이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 상황에서 초기에 정부가 나서서 공적 부문의 고용을 늘리고 정규직을 늘리는 노력을 하는 것은 일종의 마중물 역할로서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이러한 움직임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선 민간 부문의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임금근로자가 늘어날 경우 임금근로자에서 탈락해 생계형 자영업시장에 뛰어드는 가계를 줄임으로써 자영업시장의 과당경쟁을 완화하고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상황도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첨부파일 특집-조영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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