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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에 우선순위 두고 ‘선택과 집중’ 하라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2017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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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해외투자보다는 국내투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체계 제공해야


전통적 산업은 일자리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신산업은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할분담을 잘 유도하길


선거가 끝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인수위원회도 꾸리지 못한 채 황급하게 출범하는 새 정부지만 어깨에 올려진 짐은 무겁기만 하다.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불안하다. 미국과의 통상 문제가 우선적으로 부각되면서 대미흑자 축소 문제와 한미 FTA 재협상 문제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사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도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복잡한 상황에서 경제 문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경제정책 과제들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의할 부분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규제와 정책 수립 시 유인부합적 측면 감안한 복합적 처방 필요
첫째, 명분과 실리, 효율과 형평에 대한 동시적인 고려가 중요하다. 현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박근혜 정부가 중도 하차하면서 출범했다. 이에 따라 과거에 대한 반성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될 것이다. 그러나 과거만이 아닌 미래를 향한 비전과 함께 실리적인 접근을 해야 할 필요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재벌개혁을 내세우면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하되 이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경제주체라는 점도 고려해 적절한 유인체계를 설계해 제공해야 한다. 이들이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법인들이지만 동시에 다국적기업의 수준으로 도약한 기업들이라는 점도 고려해 해외투자보다는 국내투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명분과 실리가 어우러질 때 보다 본질적인 경제살리기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성장과 복지, 키움과 나눔에서도 이러한 투트랙적인 시각을 가지고 양쪽을 잘 조정해 추진해야 한다.


둘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성장동력 창출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가야 한다. 전통적 산업은 일자리창출력과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은 줄어들고 있지만 없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전통적 산업은 일자리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신산업은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할분담을 잘 유도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직접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식의 접근을 하는 것보다는 민간과의 위험분담 등을 통해 민간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가용한 재원을 미래투자에 활용하되 민간의 재원과 능력을 잘 활용해 민관합동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추진할 경우 보다 유용하게 재원이 사용될 여지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규제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유인부합적 측면을 감안한 복합적 처방이 필요하다.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민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민간 유인체계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 민간도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유리하도록 느끼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 유인부합적인 제도설계를 하려면 정부가 민간에 적절한 유인체계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러한 유인체계가 종종 특혜로 비춰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정부가 민간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유인체계를 제공해 정책적 효과를 거두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잘 홍보하고 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민간과 정부와의 소통을 특혜와 유착관계로 인식하는 모습이 종종 관찰되는데 이러한 부분에 유의해 정책방향 제시와 유인체계의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가계부채·자영업·부동산 간 연결고리 세심하게 관리해야
넷째, 국내 경제에서는 위기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가계부채를 둘러싸고 자영업과 부동산이 연결된 세 분야의 연결고리를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계부채의 경우 소득 상위 40%의 가계가 전체 부채의 70%를 보유하고 있어 부담능력이 큰 가계가 빚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문제가 덜 심각한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시대를 거치면서 유동성이 상당히 증가했고 이러한 유동성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에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향후 선진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으로 돌아서면서 금리인상과 통화량 증가율 감축이 나타나는 경우 우리 경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금리상승 분위기가 가계부채 금리상승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금리상승 분위기가 대출부실률 상승으로 연결되고 이 부분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 내지 폭락으로 이어지는 경우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자영업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소상공인대출과 가계부채를 합쳐 최대 650조원으로 추정하는 통계도 있다. 이들의 영업이 부진한 경우 부채 부담능력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이나 가계대출 부실화로 연결될 수 있다. 이 3가지 문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있다는 점을 감안해 매우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다섯째,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민관합동의 화두가 중요하다.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의 경우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를 벤처기업 등 신산업 분야에 투자하면서 민간에 좀 더 유리하도록 설계를 해 호응을 받은 바 있다.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를 가지고 투자해 수익이 나는 경우 민간투자자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고 손실이 나는 경우 정부 쪽에서 좀 더 많은 손실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수익과 손실의 비대칭 구조를 통해 민간에 유리한 펀드를 조성한다면 민간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정부가 원하는 신성장동력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펀드 등을 잘 활용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는 경우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경제 분야에는 중요한 어젠다들이 많아 순서를 매기기 힘들 정도다. 공약에 얽매이기보다는 중요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이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를 위한 씨앗을 잘 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새 정부가 위험을 잘 관리하고 성장동력을 대폭 확충함으로써 경제 분야에서 큰 성과를 기록하기를 기대해본다.

첨부파일 특집-윤창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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