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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생태계에 ‘회수시장 조성’은 핵심…‘M&A 혁신거래소’ 설립 필요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크루셜텍㈜ 대표이사201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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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벤처기업 간 공정한 거래질서 정착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은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의 핵심
벤처기업 성공확률 10% 미만, 보통 3~4번의 사업실패…실패경험 사회적 자산화하고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 제공해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기회형 창업을 늘리고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해외 각국의 창업육성 정책의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미국의 경우 IT하이테크 분야의 신규 벤처기업들이 전체 일자리의 3분의 2 이상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중국도 대중창업(大衆創業)을 기치로 지난 2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신생 창업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의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며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국가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한국형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과 함께 벤처창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확산과 실패한 기업인도 재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대·중소벤처기업 간 공정한 거래질서 정착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은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의 핵심요소로서 벤처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법률 설계는 ‘규제’보다 ‘산업진흥’의 시각으로
창업과 회수 그리고 재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벤처생태계’가 정부 정책에 의해 단기간에 조성되기는 어려울것이다. 하지만 모처럼 만에 찾아온 벤처창업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청년층의 참여를 발판으로 이번 정부의 벤처 정책방향은 민간의 자생력을 키우고 벤처업계의 글로벌화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춰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들이 있다.


창업활성화의 한 축인 엔젤투자는 지난 10년 이상 위축됐으나 최근에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성장-회수 등기업 전 생애에 걸친 ‘선순환 벤처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엔젤투자자의 경력요건 등 엔젤투자의 사전규제를 대폭 완화하고소득공제 및 대상기업 범위도 한시적으로 대폭 확대할 필요가있다. 특히 초기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시행된 크라우드펀딩제도는 투자한도 확대 등의 현실화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 사례에서 정부의 제도 도입 시 규제 법안이 산업활성화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앞으로 사전규제는 완화하되 문제 발생 시 사후규제하는 형태로 전환하고 제도입안 시 ‘규제’보다는 ‘산업진흥’의 시각으로 법률을 설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처생태계에서 ‘회수시장 조성’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카카오가 600억원에 인수한 ‘국민내비 김기사’, 창업 5년 만에 나스닥 상장으로 시가총액 30조원의 신화를 일군 미국의 ‘스냅챗(Snapchat)’의 사례와 같이 성공적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를 통한 소위 ‘대박 스토리’는 사회적으로 창업의지를 고양시키고 회수자금을 활용한 재투자로 이어짐으로써 선순환 벤처생태계 작동에 기여한다.


미국의 경우 IPO(기업상장)와 M&A(인수합병)가 고른 비중으로 이뤄져 벤처투자금이 회수·재투자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회수시장이 지나치게 IPO에 집중돼 있고, 그나마도코스닥시장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결여돼 회수시장이 대단히 후진적이다. 한국의 벤처생태계는 최근 3년간 진일보했으나 회수시장은 예외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회수시장의 핵심인 M&A 환경이 주원인이다. 전체 회수시장에서2~3%에 불과한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회수전용펀드를 대폭 확충하고 매수기업 법인세 공제율 확대와 같은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예컨대 ‘M&A 혁신거래소’와 같이 시장을 전문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전담 관리기관의 설립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창업 벤처기업에 ‘스타트업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을
일반적으로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10% 미만이며 성공한 벤처기업인은 보통 3~4번의 사업실패를 경험한다. 실패의 경험이 성공을 위한 자산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실패의 대가가 너무 가혹하고 신용불량과 재기에 대한 두려움이 재도전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는 창업자의 연대보증 폐지를 정책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금융기관으로도 확대를 유도해 실패한 벤처창업의 경험을 사회적 자산화하고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차제에 창업안전망 확충을 위해 스타트업 벤처가 기업을 영위하는 기간 동안 매월 일정금액을 납입하면 향후 폐업 혹은 부도 시 압류가 불가능한 공제금을 지급하는 ‘스타트업 공제제도’ 도입도 검토해볼 수 있다.


또한 기술창업 벤처기업은 창업 후 일정기간 동안 각종 규제적용을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최소한의 네거티브 방식 규제만을 적용하는 ‘스타트업 규제 샌드박스제도’를 도입해 창업과 관련한 거미줄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분야의 사례에서와 같이 혁신적인 신기술에 의해 창출되는 새로운 시장을 기존의 잣대로 제한하는 것은 창업가의 의지를 꺾는 것이다.


창업의 영역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벤처기업은 지속적으로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점유율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견벤처기업조차 우수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기업 중에는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와 보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곳도 많다.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함께 우수인력 유인책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스톡옵션’이 있는데, 기업의 임직원이 일정기간 내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소속 회사에서 자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장을 준비 중인 벤처기업에는 스톡옵션이 비용처리가 돼 순이익이 줄고 상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내규를 수정해 예외를 적용하는 등 현실화가 필요하다. 또한 스톡옵션을 부여받는 임직원에도 행사 시 주식매입가격을 기준으로 5천만원까지 비과세로 해 세금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국내에서도 대기업 하청기업이 아닌 진정한 히든챔피언이 지속적으로 배출돼야 한다.


이미 도래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며, 고용절벽을 해소하고 위축된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희망을심어주는 유일한 방법은 기술창업과 벤처 육성이다. 이번 정부의 벤처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이 현장에서도 원활히 작동되고 성과로 이어져 10년간 국민소득 2만달러에 정체된 한국경제의 퀀텀점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첨부파일 특집-안건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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