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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고품질 기술창업에 승부 걸어라!”

한정화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청장201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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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지 못하면 중소기업 정책지원 효과 잘 나타나지 않아”

“대학이 기술창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대학 전용 TIPS 확대, 기술창업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필요”

“정책지원 패러다임을 요소공급형에서 수요견인형으로 바꿔 창업·중소기업의 수요 기반 늘려줘야”


소·벤처기업의 정책적 육성이 중요한 이유는?
중소·벤처기업은 국가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현재 중소기업에 일자리가 많음에도 임금격차 등의 문제로 구직자들이 가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일자리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중산층이 약화되고 빈곤층은 오히려 늘어나는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는 임금 양극화와 관련이 있다. 중소기업에 다니더라도 중산층의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혁신적인 중소·벤처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중소·벤처기업이 선도적 역할을 하려면 시장실패가 우려되는 영역에서 정부가 선도적으로 위험을 부담하면서 인프라 구축 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중소·벤처기업 실태를 진단한다면.
우선 시장 규모에 비해 중소기업의 수가 많고 소상공인의 과밀화가 심각하다. 이로 인한 과당경쟁과 낮은 생존율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소위 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하거나 협력하기 불리한 환경이다. 시장에서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은 자신의 경쟁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경쟁의 규칙이 불리하게 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 힘이 강한 쪽이 일방적으로 부가가치를 과도하게 차지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한 거래질서가 오랫동안 고착돼 중소기업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불공정행위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 개선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체감은 적은 것 같다.
그동안 공정위가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문제 시정에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최근 불거진 미스터피자 치즈 납품 문제만 봐도 가맹점들이 2년 전에 공정위에 신고했는데 그동안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검찰이 개입해 보름 만에 밝혀냈지 않았는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신속하고 공정하게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지금은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이 벌금부과에 그치는데, 벌금보다 이익이 크기 때문에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CEO의 형사처벌이라든지 불공정행위로 인한 이익보다 그 처벌에 따른 손해가 큰, 보다 실질적이고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된다.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부 승격은 곧 법률 제정과 예산, 인력 면에서 다른 차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은 제도개혁 차원에서 새로운 기회가 많을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 문제는 부든 청이든 독자적으로 풀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공정위,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유관 부처가 있는데, 이때 각 부처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지 못하면 중소기업 정책지원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오랫동안 주장해온 입장에서 앞으로 공정위와 중소벤처기업부의 긴밀한 협조가 아주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 중점 추진해야 할 중소·벤처 정책은?
앞서 언급한 공정거래질서 확립과 더불어 기술창업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고품질 기술창업’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가장 우수한 기술 전문인력들이 창업에 도전하느냐 여부가 승부의 갈림길이다. 우리나라는 창업해도 성공하기 힘들고, 리스크도 크고,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소위 ‘갑질’에 시달리기 때문에 우수 인력이 선뜻 창업에 나서지 않는다. 고품질 기술창업을 위해선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하는데, 대학에 우수 인적 자원이 많음에도 정부 R&D 과제만 하고 전문 기술창업은 미미하다. 창업 트랙 교수를 뽑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정부의 많은 R&D 과제가 공공연구소와 대학으로 가는데 이것이 사업화와 창업으로 잘 이어지지 않아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쪽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술창업 촉진방안으로 무엇이 있을까.
현재 시행 중인 민간 주도 기술창업 정책인 TIPS(Tech-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의 확대를 들 수 있겠다. 운영사가 1억원을 투자하면 정부가 3년간 9억원을 지원함으로써 창업 초기 3년,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게 돕는다. 2016년 말까지 선정한 218개 창업팀의 전체 창업자 696명 중 석·박사 53.4%, 대기업 출신 29.2%, 전문직 8.5%로 고급 기술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는 성과를 보였다. 대학이 기술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 전용 TIPS의 확대, 기술창업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해외진출도 열쇠일 것 같다.
해외에 나가려면 바이어도 만나고, 기술인증도 받고, 특허도 내야 한다. 지식재산권과 특허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하지 못한다. 이를 중소·벤처기업이 독자적으로 풀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정부에서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창업을 하면 창업단계에서 R&D 지원을 하면서 글로벌 특허를 낼 수 있게끔 해주고, 특허가 제대로 나오면 특허 기반 금융펀딩 기회를 주고, 그것을 가지고 개발을 해 M&A나 해외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가능성을 높여주면 성공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평소 M&A 활성화가 중소·벤처 생태계 조성에 필수라고 강조해 오셨는데.
M&A가 활성화되면 연속창업가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즉 투자 →회수 →재투자의 선순환을 촉진시켜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M&A 활성화의 선제조건은 기술탈취를 막는 것이다. 기술을 쉽게 빼낼 수 있는데 누가 비싼 돈을 주고 기업을 사려 하겠는가.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고, M&A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면 M&A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중소·벤처 정책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정책지원 패러다임을 요소공급형에서 수요견인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을 개발해도 팔 데가 없으면 안 되지 않나. 지금은 R&D, 금융, 수출 등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요소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시장조성형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우수 기술제품 우선구매제도,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제도 등이 있지만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지 않아서 정책 효과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공공구매시장에서의 적정가격 보장제도의 효과성을 높이고 수출시장의 기회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요 기반을 늘려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첨부파일 특집-한정화.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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