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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혁신, 지금이 적기…신산업 발전 못 따라가는 규제개선에 속도 내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2018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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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협회장을 맡은 뒤로 바쁘게 활동해오셨는데.
2017년은 많은 변화가 일어난 한 해였다. 벤처기업협회(이하 협회)의 정책제안 및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혁신벤처정책연구소를 설립했고, 협회장으로서 새 정부의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벤처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등 정신없이 바빴다. 지난 9월에는 벤처단체들이 뜻을 모아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발족했다. 8개로 시작해 현재 13개 단체로 늘어났으며, 협회가 사무국을 맡고 있다.


현재 한국의 벤처생태계, 어떻게 진단하나.
벤처버블 붕괴 이후 2000년대 초반 벤처기업의 건전화 및 내실화 정책 기조가 등장했다. 이런 정책들이 벤처창업 분야에 역효과로 작용해 각종 규제와 투자규모 감소로 창업 여건이 다소 어려워졌다. 다행히도 이후 정부들에서 벤처 활성화 및 지원정책이 마련되면서 여건이 개선돼 현재 우리나라 창업지원 시스템은 세계적 수준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창업에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재기 및 재도전 시스템 부재 등 걸림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서울시가 카풀앱 ‘풀러스’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규제 문제가 재점화됐다.
맥킨지 코리아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중 57곳은 지금의 사업모델로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한다. 풀러스를 비롯해 콜버스, 럭시 등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은 「운수사업법」 등의 규제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런 규제들이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이처럼 규제개선 속도가 신산업 발전을 못 따라가고 발목을 잡는 상황인데, 기존 기득권 산업의 이해관계와 맞물린 규제로 신산업 분야의 혁신적 창업이 저해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혁신 대상인 규제들 중에 시급한 것들을 꼽는다면.
미국, 중국의 창업실패 횟수는 평균 2.8회다. 알리바바의 마윈도 8번 실패 후에 성공했듯 창업실패 후 재도전을 이끌 수 있는 창업안전망이 필수다. 그런 측면에서 연대보증 폐지를 민간금융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책금융기관의 창업자 연대보증은 거의 면제됐으나 일반 시중은행의 연대보증 요구는 여전히 남아 있어 이를 폐지해야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그 밖에도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스톡옵션제도를 정비해 비과세 적용한도를 확대하는 등 세제혜택을 통한 제도 활성화도 시급하다.


네거티브규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신산업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기로 결정됐다. 정책방향이나 속도에 주문하고 싶은 것은 없나.
이미 영국은 2011년 4월부터 영세기업(10인 미만 및 창업기업)에는 신설규제 적용을 유예해 규제비용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다. 우리도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키로 하는 등 방향이 전환되는 분위기인 점은 다행스럽다. 다만 신설·강화되는 규제와 관련해서는 ‘규제 총량제’ 및 ‘규제정책 실명제’를 도입해 신설규제를 제한하고 규제 시행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규제를 신규 도입하기 위해서는 두 개를 폐지해 상쇄하는 ‘Two for One Rule(정책규제비용 총량제)’을 도입한 바 있다. 또 하나 제안하고 싶은 것은 4차 산업 관련 규제를 사전에 검색·대비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규제발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대국민 공개 ITS(Issue Tracking System)’를 구축해 규제개선 담당자, 진행상황, 결과 등을 추적·관리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령·규칙 및 지방조례에 인공지능 텍스트 검색 알고리즘을 적용해 업종별 창업규제, 법령 간 상충조항, 숨은 규제 발굴 등이 가능하다.


회수시장이 꽉 막힌 점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 지금 우리 회수시장은 기업공개(IPO)에 편중돼 있다. 벤처캐피털 투자회수 비율(M&A:IPO, 2015년)을 봐도 미국이 5:1인데 한국은 1:7이다. 투자금 회수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선진국은 6~7년이면 되는데 우리는 12.9년이나 걸린다. 코스닥 독립성을 강화하고 M&A에 세액공제를 확대해주는 등 대기업이 벤처 M&A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해 회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지난 11월 혁신벤처단체협의회에서 ‘혁신 벤처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어떤 구상인가?
이번 5개년 계획을 통해 규제개혁, 창업안전망 작동, 투자·회수시장 활성화 등 12개 분야 160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22년엔 좋은 일자리 200만개를 신규 창출하고 벤처 해외진출 비중 50%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앞으로 추진경과를 점검하고 주무부처와도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중견벤처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좋은 일자리는 질 좋은 창업의 성장(scale-up), 즉 초기벤처의 ‘스케일 업’을 통해 만들 수 있다. 2017년 매출 1천억원 벤처기업 513개에서 약 20만명을 고용했다. 스케일 업을 통해 이를 1천개사로까지 확대하면 여기서만 40만개가 넘는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거다. ‘초기벤처→성장벤처→중견벤처→유니콘’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를 구축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소득주도 성장도 실현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보다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적 혁신과 실행이 절실하다. 신산업 분야의 거미줄 같은 규제를 조속히 정비하고 4차 산업혁명의 원천인 공공데이터의 양적·질적 개방 수준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협회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좋은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주도, 벤처생태계의 완성 등 그 어느 때보다 벤처업계의 임무가 막중한 상황임을 알고 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협회도 외부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려 한다. 최근 늘고 있는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협회 차원에서 정부에 관련 제도 보완과 인센티브 마련 등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또 산업과 제도의 칸막이를 없애고 아이디어의 가치가 존중되는 벤처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정리: 양은주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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