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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성장한 만큼 ‘삶의 질’도 나아졌을까?

권기대 나라경제 기자2018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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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기준 삶의 질 종합지수는 111.8로 기준연도인 2006년(100)에 비해 11.8% 상승
- 같은 기간 1인당 GDP(실질 기준)는 28.6% 늘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들의 경제·사회 발전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세계경제 문제에 함께 대처하기 위해 1961년 발족한 국제기구로 일명 선진국 클럽이라고 불린다. 이유는 경제뿐만 아니라 노동, 임금,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6년 OECD의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는데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천달러였다. 그리고 2018년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가 예상되면서 개발도상국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들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과 만족도는 그에 걸맞게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 사실 한 나라의 국민 삶의 질과 만족도, 행복 등을 평가하는 데 단순히 소득의 크기만을 측정하는 GDP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다. 이에 국제기구와 민간단체, 그리고 몇몇 국가에서는 이미 삶의 만족도, 행복이나 웰빙(well-being)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다양한 지표를 개발해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 삶의 만족 등은 하위권…교육, 시민참여는 상위권
가장 대표적으로 OECD에서는 2011년부터 주거, 소득, 고용, 공동체, 교육, 환경, 시민참여, 건강, 안전, 삶의 만족, 일과 삶의 균형 등 11개 영역(24개 지표로 구성)이 포함된 ‘더 나은 삶의 질 지수(BLI; Better Life Index)’를 조사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OECD가 내놓은 「2017 BL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38개 회원국 중 29위였다. 2014년 25위, 2015년 27위, 2016년 28위로 매년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11개 세부 영역별로 보면 공동체(38위), 환경(36위), 일과 삶의 균형(35위), 삶의 만족(30위) 등이 하위권을 기록한 반면, 주거(6위), 교육(10위), 시민참여(10위) 등은 상위권을 차지했다. 노르웨이가 전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뒤를 이어 덴마크, 호주, 스웨덴, 캐나다의 순이었다.
국제연합(UN)이 발표하는 「2017 세계행복보고서」의 행복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57개국 중 56위에 머물렀다.
2012년부터 학계와 함께 삶의 질 측정 지표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 통계청도 지난해 5년간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기준 삶의 질 종합지수(소득·소비, 고용·임금, 사회복지, 주거, 건강, 시민참여, 안전, 환경 등 12개 영역 80개)는 111.8로 기준연도인 2006년(100)에 비해 11.8% 상승했다. 같은 기간 1인당 GDP(실질 기준)는 28.6% 늘어난 것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이 곧바로 국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영역 중 교육(23.9%), 안전(22.2%), 소득·소비(16.5%)에선 삶의 질이 평균(11.8%)보다 높았지만, 고용·임금(3.2%), 주거(5.2%), 건강(7.2%) 등은 개선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족·공동체 영역은 -1.4%로 후퇴했다.




가족·공동체 영역 지수 유일하게 감소
눈여겨볼 점은 소득·소비와 고용·임금 지표가 상반되게 나온 것과 공교육 신뢰 저하, 교육비 부담 및 청년실업의 증가로 교육효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교육 영역이 좋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소득·소비는 가구 기준으로 GDP 증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표지만 고용·임금 지표는 개인 중심의 주관적 지표인 일자리 만족도가 하락하고 실업률도 거의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아교육 취학률, 고등교육 이수율, 학업 중단율,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액, 학교생활 만족도 등 9개 지표로 구성된 교육지수도 유아교육 취학률이 2006년 77%에서 2015년 92.1%로, 고등교육 이수율이 32.9%에서 45.5%로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 밖에 안전지수는 강력범죄 발생률(10만명당 556.6건→550.8건), 산업재해율(0.77%→0.50%), 사회안전 평가(8.2%→11.1%) 등은 개선됐으나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10만명당 47.7명→131.8명), 화재발생 건수(3만1,778건→4만4,435건) 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웰빙(13.5%), 문화·여가(12.7%), 환경(11.9%), 시민참여(11.1%) 등은 종합지수와 유사한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건강(7.2%), 주거(5.2%), 고용·임금(3.2%) 영역 지수는 낮은 상승 폭을 기록해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족·공동체 영역 지수는 2006년 100에서 2015년 98.6으로 유일하게 감소했는데 이는 한부모 가구 비율(8.8→9.5%), 독거노인 비율(18.1→20.8%), 자살률(21.8→26.5%) 등이 악화된 것에 기인한다.
종합해보면 지난 10년간 한국사회는 가족·공동체, 고용·임금, 주거, 건강 등의 4개 영역에서 정체되거나 개선 속도가 더뎌 종합지수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경제는 양적으로 성장했음에도 국민 ‘삶의 질’은 아직도 개선할 사항이 많은 대한민국. 정부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풀기 위해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일자리·소득, 혁신성장, 공정경제, 중장기 대응 등 4대 분야를 설정하고 ‘사람 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고 있다. 추진계획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올해가 국민 ‘삶의 질’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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