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수준 높은 교사, 어떻게 만들어지나?

장미란(주OECD대표부 1등서기관 )2012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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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경제발전과 사회변화의 동인이며, 학생들이 21세기 지식경제사회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준 높은 교사에 의한 가르침’이라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OECD, 미국 교육부, 국제교원단체연합은 공동으로 각국의 교육장관과 교육행정 관료, 교원단체 의장 등 관계자를 초청해 교원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인 ‘교직에 관한 국제정상회의’를 매년 3월 뉴욕에서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교직에 관한 국제정상회의’(International Summit on the Teaching Profession)에서는 교사양성 및 임용, 현직 교원 연수, 교원평가 및 보상 등 교원정책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며 각국의 우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하에서는 이 회의의 논의사항을 중심으로 미래사회에 대비한 교원정책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필자 주; 이 글은 2011년 회의의 백그라운 페이퍼 ‘Building a High-Quality Teaching Profession’, 2012년 회의 ‘Preparing Teachers and Developing School Leaders for the 21st Century’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교사는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하는 고차원의 지식노동자

30년 전만 해도 교사는 본인이 가르친 지식을 학생이 평생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쳤지만 오늘날 상황이 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인터넷에 접근해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과 깊이 있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직업세계가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평생교육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고 복잡한 사고와 일하는 방식을 습득해 컴퓨터로는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교사 및 교육방식, 학습의 개념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엔 교육을 제공하는 쪽에 초점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성과에 초점이 맞춰지고, 과거에는 지혜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오늘날은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학생들에게 맞는 지혜를 생산해 내야 하며, 과거에는 표준화와 순응이 교육의 목표였다면, 오늘날에는 독창성, 개별화된 교육적 경험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교사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갈고 닦아야 하는 고차원의 지식노동자가 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는 만성적 교원인력 부족, 우수 인력이 교직에 지원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우수 신규교사 채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시도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00년부터 교원채용을 위한 대규모 사업을 실시해 예비 교사들에 대한 훈련비용을 지원하고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또 교사 인력 풀을 넓히기 위해 교원자격 획득 경로를 다양화한 결과 2006년 현재, 교사자격 획득 경로가 32가지에 달한다. 싱가포르는 우수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자 중 상위 30%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교원양성과정을 이수할 경우 이들에게 타 직종의 대졸자 임금과 맞먹는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핀란드는 교사 자격기준을 높이고 교실수업 및 근무조건에 대해 교사가 갖는 자율성을 대폭 높인 결과, 교직이 더욱 선망의 직업이 되도록 했다.

타 직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사회적 위치 및 직업적 안정성으로 인해 우수 인력이 대거 교직에 지원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점을 주는 정책은 아마도 다양한 인력(직업현장 교사, 남성교사, 다문화 인력 등)을 교직으로 입문시키는 방안과 신규교사에 대한 연수일 것이다. 많은 국가에서 사범대학 이외의 전공자들에게 교직을 개방하고 타 직종 경력을 교사봉급 산정 시 인정하고, 교원자격증 취득 전이라도 사범대 학생이 교사로 일할 수 있으며, 파트타임이나 원격교육 또는 관련 자격이나 경력을 교원자격에 인정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교직에 입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신규교사가 1~2년간 수업은 적게 하면서 멘토교사로부터 지도․감독을 받는 수습기간을 두는 국가가 많은데, 이러한 수습기간은 교사 자신 및 학교 당국이 해당 교사에게 교직적성이 있는지를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OECD 교육지표 조사에 참가한 26개 회원국 중 16개국이 신규교사에 대한 수습기간을 의무적으로 배정하고 있다.

OECD ‘교수-학습국제조사’(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에 의하면 90%가량의 교사가 조사시점 대비 지난 18개월 기간 중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평균 한 달에 하루 정도는 전문적 자기개발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었다. 교사들은 교과목의 내용 자체에 대한 연수보다는 ‘특별한 교육 수요를 갖는 학생에 대한 교육’, ‘정보통신 활용 교육’, ‘학생 생활지도’ 측면에 있어 연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콜로라도, 미주리, 뉴저지, 버몬트주는 학생들의 높은 학업성취도와 함께 교원의 전문성 개발을 위해 적극적 지원을 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이들 주정부 교원정책의 특징은 교원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책정, 신규교사에 대한 수습 및 멘토링 프로그램 도입, 교원자격․교육방식에 대한 기준 및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지원하는 주 차원의 기구 또는 전문 위원회 설치, 교원의 전문성 신장 지원 및 인센티브 제공을 들 수 있다.

보수가 교직에 우수 인력을 유인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겠지만 OECD 연구인 ‘교사가 중요하다’(Teachers Matter)에 의하면, 교사들은 학생 및 동료교사와의 관계, 학교장의 허용적 분위기, 근무여건, 자기계발 기회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교직과 관련한 임무 제공,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교사 멘토, 교사연수 코디네이터, 학교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등과 같은 다양한 새로운 업무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호주,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퀘벡주와 같은 곳에서는 멘토교사, 특수업무 교사, 수석교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교직경로를 개발해 이들 교사에게는 보수를 더 주거나 수업시수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보상하고 있다.

교사의 80%, “교원평가를 통한 피드백 정당해”

과거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사들을 관리․감독하는 데 교원평가를 활용했으나 최근엔 교원평가가 학습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효과적 교원평가는 개별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함으로써 교사의 능력을 제고하고,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이라는 교원의 책무성을 제고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평가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시행해야 할 것이며, 정상회의에서도 가장 많은 논의가 이뤄졌던 것이 사실이다. 교원평가 방식은 정부 주도(싱가포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부터 자기평가 및 동료평가를 바탕으로 한 학교 주도 평가(핀란드, 노르웨이, 일본)까지 다양하며, 표준화된 학생평가, 교실 관찰, 학생설문, 동료평가, 교장 및 관리자 평가, 자기평가, 교사면접 및 포트폴리오, 학부모평가 등에 이르기까지 실시방식도 여러 가지다. 평가결과에 대해서는 안식년 제공, 학교 관련 연구 수행, 대학원 과정 지원, 연수기회 제공 등 다양한 보상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OECD ‘교수-학습국제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교사의 80%가 교원평가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것에 대해 ‘위협’이라고 느끼기보다는 정당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특정 분야에 대한 더 많은 피드백을 받을수록 나중에 이 분야에 대해 더 자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가에 대한 학교 문화가 건설적․협동적․조장적이라면, 교원평가에 대한 사전 우려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원평가 결과와 보수와의 연계에 대해선 항상 논란이 있어 왔다. 평가과정의 공정성과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교원의 보수는 일반적으로 정부가 일률적으로 책정해 왔으나 최근 많은 국가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웨덴에서 실시하는 교장과 개별교사와의 임금협상 정책일 것이다. 스웨덴 연방 정부는 교원보수의 최저 수준만 정하고 구체적 임금에 대해서는 매년 학교장과 개별교사가 책정하고 있다. 미국의 콜로라도주 덴버시는 교원의 보수를 전문성 개발 목표달성을 통해 도달한 교원의 지식과 기술, 교원평가 결과, 취약지역 학교 근무 또는 특수 과목 담당, 학생의 성취수준 향상 등과 같은 요소와 결부시키고 있다.

교육이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면, 교사의 질은 교사가 일하는 조직의 질, 교원 양성 및 임용의 질, 교원연수 및 교원평가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다. 교원의 양성에서부터 임용 및 경력개발을 포괄하는 종합적 정책이 아닌 단편적 정책만으로는 21세기에 필요한 교원을 유인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번 두 차례의 정상회의에서도 이 사실은 재차 확인됐다.
첨부파일 12057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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