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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까지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김양수(해양수산부 재정기획팀장) 2005년 06월호
요즈음 동북아에서 바다로 인해 끊임없이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와 함께 바다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각국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자국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간의 센가쿠열도 분쟁,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은 국민감정이 대립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왜 이토록 조그만 바위섬들에 대해 각국에서 관심을 갖는가· 그 이유는 바로 그 주변에 있는 막대한 해양자원 때문이다.


바다, 식량·자원·환경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보루


일찍이 다산 정약용 선생은 그의 불후의 저서인 「경세유표」에서 바다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던 당시의 조정을 강력히 비난하고 ‘연해관리론’과 ‘해도정책론’을 역설했다. 다산은 바다의 여러 섬에 대한 행정력을 강화하여 섬 주민의 ‘복리민복(福利民福)’을 도모해야 하며, 해양을 개발하여 나라의 울타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산은, “별이나 바둑돌처럼 널려 있고 작고 큰 것이 서로 끼어 있어 그 수효가 대략 천여개인데 이것이 나라의 울타리다. 그런데 개벽 이래로 조정에서 일찍이 사신을 보내 이 강토를 다스리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이중환 선생은 「택리지」에서,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평야가 적어 교통여건이 불리하므로 해상교통이 유리하다는 ‘연안통상론’을 주창하기도 하였다.

이미 200여년 전의 우리 선조들은 바다를 개발하고 이용해야 할 필요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역사를 가정 하에 해석하는 것은 무의미할지 모르지만, 그때 조선이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변하였을까· 아마도, 식민지 지배의 아픔은 없었을 것이며 21세기 우리의 위상도 달랐을 것이다.

이제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지구표면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가 바다에 대해 아는 것은 우주에 대해 아는 것만큼이나 적다는 어느 과학자의 말처럼 우리는 아직까지 바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바다는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식량·자원·공간·환경 문제 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지구상의 마지막 보루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연안국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세계 석유생산량의 30%를 해양유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많은 양의 천연가스가 바다에서 산출되고 있다. 또한 구리·망간·니켈 등 전략금속의 육지 매장량은 이용가능 연수가 40년에서 110년 정도이나, 해양 매장량은 200년에서 많게는 1만년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청정순환재생 에너지인 조류·조력·파력(波力) 등 해양에너지 자원은 150억㎾에 이른다.

생물자원은 또 어떠한가· 바다에는 육지생물의 7배에 달하는 30여만 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바다의 단위면적당 식량생산능력은 육지의 20배가 넘으며, 바다 면적이 육지보다 2배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40배 이상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바다는 지구환경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지구 생명체가 생존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한류와 난류의 흐름은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이며, 해수에 의한 태양열의 흡수와 방사는 사계절 변화의 근원이 된다. 바다는 지구에 산소를 공급하고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대기 중 산소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아울러 바다는 오염물질을 정화하여 지구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시켜 주는데, 특히 갯벌은 탁월한 오염정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해양력’ 보유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각종 해양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바다경영에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는 3,170개에 달하는 섬과 1만1,914㎞에 이르는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 남해에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과 다도해가 펼쳐져 있고, 서해에는 세계 5대 갯벌이 있으며, 동해에는 맑고 푸른 해수욕장이 연이어져 있다. 해양생태계는 연간 100조원으로 추정되는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양광물과 에너지자원도 개발 잠재력은 매우 큰 편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조력에너지 부존량은 약 650만㎾, 전 연안의 파력에너지는 550만㎾, 울돌목(명량해협) 등의 조류에너지는 50만㎾에서 100만㎾로 추정된다. 또한 우리나라가 배타적 개발권을 확보한 태평양 심해저 클라리온·클리퍼톤 해역에는 연간 300만t씩 150년간 채광할 수 있는 망간단괴(1,500억달러 규모)가 부존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중국·러시아·유럽 등 대륙으로 통하고, 바닷길로는 태평양과 동남아·인도양을 연결하는 관문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우리나라 해양산업은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조선 세계 1위, 컨테이너 처리량 세계 5위, 선박량 세계 8위, 수산물 생산량 세계 13위 등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부산항은 세계 5대 항만에 속한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군사력을 논외로 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해양력(Sea Power)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까지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도약


동북아 경제성장이 가속화되어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물류의 패러다임은 대형선박이 간선항로상에 있는 허브(hub) 항만에만 기항하는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허브 항만은 지역항만에서 오는 환적화물 1개를 통해 200달러의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항만배후부지에서 생산품의 조립·가공·재포장·검사 등을 수행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중·일 등은 동북아 허브 항만 지위를 선점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이 경쟁에서 탈락한 항만은 지역항만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세계 3대 간선항로상에 위치한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북아 허브 항만으로 만들기 위하여 2011년까지 63선석을 개발하고 2013년까지 항만배후부지 256만평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해운산업은 운임수입이 200억달러를 돌파하여 자동차·반도체·휴대전화에 이어 4위의 외화 획득원으로 발돋움하였다. 정부는 세제·금융·보험 등의 해운관련 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고 안정적인 선원수급이 가능하도록 외국인 선원고용 확대 등을 추진함으로써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통하여 2011년까지 세계 5대 해운국으로 도약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세계 1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수기반인 해운산업과의 연계발전이 필수적인 만큼 대량화물의 국내선사 적취율(積翠率) 제고, 조선 및 해운업계의 시황전망 공유 등 다각적인 연계발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EEZ(배타적 경제수역) 체제에 따른 어장 축소와 자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 바다의 수산자원 증대를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바다목장화 사업, 새끼고기 방류 확대 등을 통하여 수산자원을 조성하는 한편, 과도한 어선세력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자원을 남획하는 불법어업이 근절되도록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어촌과 어항을 생산·생활·관광이 어우러진 복합생활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어업 외 소득도 증대시켜 나갈 것이다.

아울러 해양개발의 요체인 해양과학기술 개발에 향후 10년간 3조1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하여 해양산업이 첨단화되고 해양생물·광물·에너지 등이 개발됨으로써 47조3천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해양생명공학을 집중 육성하고, 쇄빙선 건조와 남극 제2기지 건설 등을 통하여 남·북극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바다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갯벌 등 우수한 해양생태계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하고, 해양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관리하기 위해 ‘오염총량관리제’ 도입, 특별관리해역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주40시간 근무제가 확대됨에 따라 해양관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우리 주위에는 경제대국인 일본, 바다를 동경하는 중국 등이 있어 해양관광에 대한 잠재수요도 방대하다. 정부는 이에 대비하여 해양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있으며, 해수욕장·무인도서 등 연안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 가고 있다. 또한 해양관광, 레저·스포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보급형 레저·스포츠 장비 개발·보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지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위로는 휴전선이 대륙으로 진출하는 통로를 봉쇄하고, 좌우로는 거대한 중국과 일본이 버티고 있으며, 아래로는 바다에 막힌 ‘섬나라’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말하자면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붙어 있는 대륙의 막다른 골목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놓고 한번 보자. 바다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보면 광활한 중국과 러시아를 발판으로 딛고 서서 드넓은 태평양을 안고 호령하는 형상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오는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21세기는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드넓은 태평양으로 나아가 태평양시대를 열어갈 것이냐· 아니면 대륙으로 회귀하여 대륙 변방의 역사를 이어갈 것이냐· 이러한 선택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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