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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검사 토대로 맞춤음악 추천받고 조상찾기 여행 떠난다
정일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2019년 07월호



최근 다양한 정부 조직이나 연구기관에서 미래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30년 후, 50년 후를 상정하고 미래사회를 전망해본 후 그 결과를 참고해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산업적 관점에서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30년 후의 미래에는 어떤 산업이 유지될까? 또는 어떤 산업이 사라질 것인가? 이 질문에 다양한 답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여러 산업 중에서 바이오헬스산업은 향후 더 중요하게 인식되며 확장될 산업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바이오헬스산업이란 기존의 의약품 및 의료기기 중심의 바이오산업에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개인건강관리산업까지 포함된 분야다.


성장의 산업 바이오헬스…취업유발계수, 제조 9.4 바이오 15.8
각국이 바이오헬스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회 문제인 고령화를 해결함과 동시에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는 주요 산업 분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타 산업 분야보다 성장 가능성 및 고용창출 효과가 높다. 특히 취업유발계수 측면에서 살펴보면, 바이오헬스 분야는 15.8이고 제조 분야는 9.4로 바이오헬스 분야가 상당히 높다. 또한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 10억원 증가 시 바이오헬스 분야의 고용효과는 16.7명으로 전 산업 평균 8.0명을 상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오헬스 기술의 성장성과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국내외 대기업이 바이오헬스 분야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창업기업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의 역동성은 국내 코스닥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대 기업 중 바이오헬스 기업은 총 10개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헬릭스미스, 에이치엘비, 메디톡스 등의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2019년 6월 기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의약 및 의료기기 기업 외에도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혁신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스위스의 소피아 제네틱스(Sophia Genetics)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적용해 유전체를 분석하는 기업으로 유럽의 약 340개 이상의 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유전체를 분석하는 기술 외에도 유전체 데이터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저장과 공유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미국의 스타트업 네뷸라 지노믹스(Nebula Genomics)도 있다. 네뷸라 지노믹스가 제시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유전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유전체 데이터를 소유한 개인이 안전하게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에도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건강 데이터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메디블록이 있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분산형 개인건강기록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는데,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성이 보장된 환자의 의료정보를 유통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메디블록은 2023년까지 진행하는 ‘데이터·AI경제 활성화 계획’의 일환인 마이데이터사업 의료 분야에 최종 지원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자로 지정된 메디블록은 삼성화재, 서울대병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 건강정보 교류 서비스 개발을 진행한다. 환자의 의료·건강 데이터 유통과 활용은 복지와 산업적인 측면에서 중요성이 정말 강조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개인정보의 노출과 위험 등의 요소로 인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메디블록과 같은 혁신적 기업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의료정보 활용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을 블록체인 기술로 보완함으로써 새로운 유통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DTC-GT 시장 가치 2023년까지 9억2,800만달러로 증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2017년 글로벌 소비자직접의뢰유전체분석검사(DTC-GT; Direct-To-Consumer Genetic Testing) 시장 가치는 3억5,900만달러로 추산됐고, 2023년까지 9억2,80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DTC-GT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미국에서 1,400만명 이상의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는 앤세스트리(Ancestry)는 2018년 9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와 제휴했다. 이 흥미로운 제휴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소비자의 유전자 검사를 통한 개인의 뿌리 및 인종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음악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하루 사이에 1만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대중의 DTC-GT에 관한 관심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앤세스트리가 가장 많은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900만명의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는 23앤미(23andMe)는 가장 다양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DTC-GT 기업이다. DTC-GT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종류에 따라 크게 가족·친족 관계 검사, 조상 및 뿌리 찾기, 라이프 스타일 및 웰니스, 질병 검사의 네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는데 질병 관련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는 기업은 미국 내에서 23앤미가 유일하다.
23앤미에서 2019년 1분기에 유전자 검사를 받은 고객 600명을 대상으로 검사의 주요한 이유를 물었을 때 53%가 조상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서 검사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응답했다. 23앤미는 조상찾기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기반으로 숙박 공유서비스 기업인 에어비앤비(Airbnb)와 제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후 검사 결과에 따라 나의 조상이 살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조상찾기 여행 또는 DNA 여행이라고 불리는 이 상품은 2014년 이후 5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DNA 여행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프랑스, 한국, 대만, 브라질 등이라고 한다.
이처럼 바이오헬스산업의 영역은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부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바이오헬스산업의 역동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과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미국은 2015년부터 정밀의료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영국은 2018년 10만 게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같은 해 12월 ‘제2차 생명과학산업계와의 협약(Life Sciences Sector Deal 2)’을 발표하면서 5년 이내 최소 100만개의 전장유전체를 분석하는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이 발표됐다.
이제 바이오헬스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의 장이 되고 있다. 5년 뒤, 10년 뒤 바이오헬스산업은 어떤 모습이며 우리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 분명 10년 뒤에도 바이오헬스산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산업의 변화 방향성과 우리 삶의 모습 역시 우리가 상상한 그 이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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