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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설비투자·소비 부진 지속으로 성장률 올해보다 낮을 것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2019년 12월호
 
일본경제는 세계경기의 둔화와 함께 내수도 부진해 눈에 띄게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2019년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0.2%(1차 발표치)에 그쳤다. 한국인의 일본여행 기피에 따른 외국인 소비 감소도 성장세 둔화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는 소비자들이 소비세 인상(10월 1일부터 2%p 인상)을 앞두고 각종 필수품이나 내구재를 미리 구매하는 소비의 일시적 확대 효과가 있었음에도 전반적으로 경기가 악화되고 있어 성장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심리 위축 속에 인력부족 대응 투자 지속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에 이어 미국, 유럽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고 일본 기업의 투자 마인드도 위축되고 있다. 종합적인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는 2019년 9월 기준으로 전년동월비 1% 하락했고, 선행지수는 전년동월비 7.2% 하락했다. 대형 제조업체의 3분기 체감경기지수는 3분기 연속으로 하락해 5에 그쳐 경기판단의 분기점인 0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수출(엔화 계산 기준)은 2018년 12월에서 2019년 9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10월의 소비세 인상으로 인해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경제의 향방이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세계경기 측면에서 미중 무역마찰의 부분 합의 가능성, 미국의 금융완화 등과 함께 IT경기 지표도 서서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일본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이 한정된 규모로 합의에 도달해도 이미 시작된 미국 및 유럽 경기의 둔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주식시장 등에서 선행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세계경제의 회복 기대도 불확실하다. 미국의 추가 대중(對中) 관세 가능성 때문에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애플 스마트폰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생산이 앞당겨지는 바람에 IT경기의 회복세가 실제보다 강해진 것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
당분간 세계경기의 회복세는 불확실하고 일본의 수출경기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수 측면에서도 일본경제의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10월 1일에 실시된 소비세 인상 조치로 인해 올해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전반적인 소비 부진 속에서도 소비세 인상 직전에 각종 소비재를 미리 구입하려는 소비패턴이 나타나 4분기에는 그 후유증으로 소비가 더욱 위축되는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소비세 인상 직전이었던 9월에는 가계조사 기준으로 냉장고에 대한 지출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239.1%에 달했으며, 전자레인지 203.6%, 자전거 180.9%, 콘택트렌즈 96.7%, 화장품(파운데이션) 84.6%, 교통카드 89.5%를 기록했다. 이러한 소비 급증세가 4분기에는 소비 급락세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의 소득양극화 경향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일본 서민층에게 소비세가 8%에서 10%로 인상된 것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인식돼 소비세 인상 이전부터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다만 이번 소비세율의 인상폭이 지난 2014년의 3%p보다 낮은 2%p이며, 일본 정부가 각종 소비 진작 정책을 강구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소비세 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액은 8조2천억엔이었으며, 이번의 경우 재무성은 5조7천억엔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식료품 등을 예외로 하는 소비세 경감 조치를 실시해 1조1천억엔 정도 소비자 부담이 줄어드는 데다 유아교육 무료화 등의 사회보장 지원으로 각 가정이 받는 지원금이 3조엔을 넘는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 인상에 대비한 이러한 가계 지원 정책과 함께 추경예산을 통해 공공투자를 중심으로 경기 대책을 확대할 방침이며, 따라서 2019년 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세가 2020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기업 설비투자는 세계경기 둔화, 수출 부진 속에서 일본 기업 수익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경기를 주도할 만큼의 회복세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기계수주액(선박 및 전력을 제외한 민간수요 기준)은 2019년 9월에 전월비 2.9% 하락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4년의 소비세 인상 당시에는 소비 위축 충격이 이번 소비세 인상보다도 컸지만 세계경기 호조, 수출 확대, 설비투자 회복이라는 선순환으로 일본경기의 추락을 막았는데 이번 경우는 이러한 패턴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에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에 힘입어 엔저 현상이 더욱 확대됐으나 이번에는 추가 금융완화가 이뤄져도 엔저 유도 효과나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 촉진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장기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일본 기업은 인력부족에 대응하면서 노후화된 설비의 갱신과 자동화에 주력해야 할 입장에 있어 설비투자 수요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저의 추가 가속화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계경기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해외투자 호조세 지속과 함께 엔고 압력도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가 2020년에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정책 효과로 경기추락 억제, 2020년 하반기 회복은 불투명
수출도 민간 수요도 부진한 가운데 2020년 일본경제는 재정 확대, 추가 금융완화 등 정부 정책에 뒷받침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 수요 증가도 기대되고 있으며, 한일관계 개선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 정책으로 마이너스 금리가 확대되는 것은 지방은행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소폭의 추가 금융완화 및 완화 기대 지속을 통해 엔고 압력의 억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경제는 올해 3분기까지 플러스 성장세를 보이다가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 상반기에는 소폭의 플러스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 후유증 극복 대책에 힘입어 일본경제의 내수 위축 현상은 심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인 가계 가처분소득의 악화, 수출경기 부진 지속 등으로 인해 성장 정체 경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수출· 설비투자·소비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일본의 2020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0.4% 정도에 그쳐 2019년의 0.7%보다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주요 35개 연구기관의 2019년 10월 전망치 평균 기준). 그리고 2020년 후반에 세계경기가 다소 회복될 경우에도 일본경제는 도쿄올림픽 이후의 수요 둔화 효과가 예상되며 성장세의 큰 폭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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