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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산업은 규제를 근간으로 형성, 오염자부담원칙의 엄격한 적용이 필수
김현석 KDI 지식경제연구부 부연구위원 2019년 05월호




헌법 제35조 제1항에 명시돼 있듯 국민들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있다. 넓게 보아 환경서비스는 이러한 환경권 보장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UN, EU, IMF, OECD, World Bank에서 공동으로 규정한 바에 따르면, 환경서비스는 각종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을 위해 소요되는 원료 및 에너지의 제공,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폐기물 처리, 주변 경관과 같은 쾌적한 삶의 공간 제공을 포함한다. 결국 환경서비스는 기초 수요에 대응하는 것에서부터 향상된 질적 수준의 환경을 제공하는 복지의 영역까지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제공 주체를 기준으로 봤을 때 생산자원 공급이나 경관 제공 등과 같이 인간의 생산 및 소비 활동에 필요한 기능들을 자연환경으로부터 제공받는 서비스, 가스나 폐기물 등을 배출함으로써 인간이 환경을 통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파악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높아지는 수요에 비해 서비스 수준은 낮아
과거에 비해 소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민환경의식조사에 따르면,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한 응답자의 비중은 51.5%
(2013), 51.3%(2014), 53.6%(2015), 53.9%(2016), 54.4%(2017)로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2017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가구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장 우려하고 있는 환경 문제에 대한 답변은 2017년 기준 자연자원 고갈(20.1%), 대기오염(17.1%), 쓰레기 증가(14.0%), 수질오염(12.8%)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이 최근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커져가는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은 결국 생산 및 소비에 걸쳐 양질의 환경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대로 귀결되는데, 공급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국민 삶의 질 지표에 따르면, 체감환경만족도는 2012년 이후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하는 환경성과지수에서 2018년 기준 한국은 180개국 중 60위를 차지했으며, 세부 분류 중 ‘대기질’, ‘생물다양성 및 서식지’, ‘기후 및 에너지’ 부문에서는 100위권 밖을 기록했다. 주요 지표들에서의 저조한 성적은 결국 낮은 수준의 환경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공급 쪽의 사정을 더 파악하기 위해서는 산업적 측면에서의 환경서비스업 현황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단, 환경서비스 개념 자체가 상당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현행 통계시스템에서 환경서비스업 관련 수치를 파악하는 작업은 일정수준 한계를 지닌다. 환경부의 환경산업통계조사에서 환경산업은 크게 ‘오염관리’, ‘청정기술 및 관련 제품’, ‘자원관리’의 보호활동으로 구성되며, 각 보호활동하에 제조업, 건설업, 유통업, 서비스업으로 분류된다. 제한적이나마 환경서비스업을 환경산업의 부분집합으로서 제조업을 제외한 건설업, 유통업, 서비스업의 총합으로 규정할 수 있다.
전술한 분류에 기초해 환경산업통계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환경산업 매출액은 2016년 98조1천억원으로 2012~2016년 동안 연평균 4.8% 증가했고, 환경서비스업 매출액은 2016년 43조원으로 2012~2016년 동안 연평균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환경서비스업은 환경산업과 함께 그 규모가 전반적으로 성장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지표들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환경산업 매출액의 경우 2016년 기준 전년 대비 1.2% 하락했고, 환경서비스업의 경우 2.2% 하락했다. 또한 GDP 대비 환경산업 매출액 비중은 2014년부터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으며, 환경산업 평균 종사자 수도 2014년 이후 감소 추세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기점으로 신기후체제하에서 세계 환경산업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는바, 국내 환경산업의 활성화 방안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염저감 노력, 다양한 서비스업 활성화의 초석
산업화의 그림자와도 같은 환경오염은 시장실패의 전형적 예다.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물질 및 폐기물의 배출은 오염원인자 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초래하는 부(否)의 외부효과를 지닌다. 시장에서는 외부효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오염원인자로 하여금 적정 수준의 오염저감 노력을 유도하지 못한다. 「환경정책기본법」 제7조에 명시돼 있는 ‘오염자부담원칙(polluter pays principle)’은 이와 같은 시장실패를 교정하기 위해 피해자 구제 및 환경 복원에 소요되는 비용을 오염원인자에게 내부화시키려는 의도를 지닌다.
오염자부담원칙하의 환경정책은 크게 명령통제식 직접규제와 경제적 유인수단으로 구분된다. 대기관리정책을 예로 들면, 배출허용기준의 적용, 배출시설의 설치허가 등이 전자에 해당하며, 후자의 경우 배출부과금제도, 환경개선부담금제도, 환경세 등이 있다. 이때 원칙의 실천을 위해서는 먼저 입안 단계에서 적정 수준의 기준 및 부과금액을 확정해야 하고, 시행 단계에서 기준 준수 여부의 철저한 감시와 제재수단의 엄격한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제도와 연관된 주체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미흡한 부분에 대해 추가·보완하는 과정도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촉진되는 오염저감 노력은 인간이 환경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다양한 서비스업의 활성화에 초석이 된다.
최근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대기관리의 경우 현행 정책은 오염자부담원칙의 적용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먼저 입안 단계에서의 문제점으로 각종 부담금 및 세금이 해당 오염물질의 사회적 비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가령 유연탄과 LNG에 부과되는 각종 세제는 여전히 환경외부효과와 불비례한 측면을 지닌다. 시행 단계에서의 문제점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한 감시·관리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소규모사업장(4, 5종)의 경우 배출량 자가보고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강제성이 약하며, 측정대행업체와의 유착 등으로 인한 허위보고 사례가 계속해서 적발되고 있다. 또한 대기배출시설 점검시설 대비 위반시설 비율은 2004년 2.4%에서 매년 높아져 2017년 10.5%에 이르렀고, 환경개선부담금의 징수율은 꾸준히 떨어져 2017년 39.3% 수준이다.
대기관리뿐만 아니라 물관리, 자원순환 등에 걸쳐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일면 자명하다. 우선, 정책 입안 또는 개정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견고한 분석을 적극 참고함으로써 중립적이면서 적정한 규제 수준을 적용해야 한다. 관련된 좋은 예로 영국의 탄소배출저감 관련 독립자문기관인 기후변화위원회(Committee on Climate Change) 운영을 들 수 있다. 나아가 시스템 개선 및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감시·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중앙관리시스템의 효율적 운영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열악한 관리 여건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유해물질 배출량·이동량 보고 제도 등을 활용한 정보 제공 확대도 중요하다. 여러 선진국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 제공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제고하고 지역 주민의 환경의식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다. 한편 원칙의 고수와 함께 형평성 측면에서 영세사업장이나 저소득층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제도적 고려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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