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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서른을 기다렸다”
용혜인 국회의원 2020년 10월호


1990년생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세 번째로 젊은 국회의원이다. 만 서른에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게 된 용 의원은 신생 정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으로서 당의 비전 실현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국회에 입성했다. 그녀를 만나 정치인으로서의 포부, 그리고 대한민국 청년으로서의 고민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 지 약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처음 해보는 일의 연속이었다. 본회의도 처음, 상임위에서 추경안 심사하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아마 1년 정도 한 사이클을 돌기 전까지는 이렇게 새롭게 도전하는 생활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동료 의원들이 새벽에 나와서 공부모임에 참석하고 오전에는 토론회, 오후에는 본회의, 저녁에는 다음 날 회의를 준비하며 새벽부터 밤까지 꽉 찬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 4년이라는 첫 번째 기회가 주어진 것인데 이 시간을 어떻게든 알차게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초선의원이지만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지는 오래된 것 같다. 2010년 진보신당에 입당했는데.
2010년 당시 서울시장 선거와 지방 선거를 보면서 진보신당이라는 좀 작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그리고 사람들의 삶에 밀착된 이야기를 하는 정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후원의 의미로 당원으로 가입했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운동과 정치에 관심이 많긴 했지만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직접 정치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됐고 여기까지 왔다.

20대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나의 20대는 25살 전후로 나뉜다. 25살 이전에는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았다.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친구들과 열심히 놀기도 하면서 학생회 활동도 해봤다. 취업할 방법을 고민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도 했었다. 그러다가 25살 때 일어난 세월호 침몰사고는 굉장한 트라우마로 남았고,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사건을 끊임없이 목격하는 날의 연속이었기에 가슴속에 화가 많은 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8살에 결혼을 하면서 새로운 라이프사이클이 시작된 것 같다.

20대 때 국회에서 일하게 될 거란 생각을 했었나.
사실 2016년에도 총선에 출마했었다. 그때는 당선이 목표라기보단 내가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나름의 분석과 대안을 갖고 이를 알리는 선거를 했었다. 그때 ‘언젠가는 국회의원이 돼 사회를 바꿔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되고 나니 부담도 되고 어깨가 많이 무겁다.

 

기본소득당은 어떤 당인가.
올해 1월 19일 창당한 따끈따끈한 신생 정당이다. 당명에서부터 ‘기본소득’이라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냈다. 보통 정당 활동을 하는 당원이나 정치인이라 하면 50대 이상의 남성을 많이 생각하는데 기본소득당은 당원의 80%가 10~20대인 아주 젊은 정당이다. 전체 당원이 2만 명인데 모두 기본소득이라는 하나의 이슈에 동의해서 모인 사람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과 기계의 발달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다수의 사람이 일해서 먹고살 수 없게 된다면 사회는 지속 가능할 것이냐는 질문이 남는다. 기본소득당은 단순히 지금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에 돈을 얼마씩 줘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대안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

30대는 어떻게 보낼 생각인가. 우선 21대 국회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30대를 국회에서 맞게 됐다. 일단 30대 초반은 국회의원으로서 굉장히 바쁘게 보낼 것 같다. 큰 틀에서는 당명에 충실하게 기본소득의 충분한 공론화와 나아가 실현까지를 목표로 두고 있다. 첫 번째 목표인 공론화는 임기 시작하자마자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이고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중이다. 임기 내 전 국민 기본소득 실현이 목표지만 그에 앞서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 같은 부분적 기본소득부터 추진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다.

의원님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살아가기’란?
2015년에 ‘절망라디오’라는 팟캐스트를 한 적 있는데, 그 팟캐스트의 모토가 ‘노 힐링, 노 멘토링, 노 답’이었다. 우리의 절망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드러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취지로 진행했었다.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산다는 것은 “원래 젊을 때는 그런 거지,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하는 거지”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나의 인생을 계획할 수 없는 절망감에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세대들은 대학 졸업만 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집도 사고 결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자기가 번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취업이라는 좁은 바늘구멍을 통과할 때 아프지 말라고 기름칠 좀 해주는 게 아니라 바늘구멍을 늘려주는 대책이다. 절망적인 상황이 바뀌려면 사회 자체가 변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래 서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나는 스물아홉 살이 너무 힘들어 빨리 새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서른 살을 목 빠지게 기다렸는데, 많은 청년이 비슷할 것 같다. 청년이기에 더 찬란하게 빛나던 것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내일을 계획하지 못하고 오늘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내일이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기본소득당이 만들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은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또 다른 출발점이 되는 사회다.
 
이지연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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