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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독일에는 펫숍이 없다
윤정임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장 2019년 06월호



빈집이 군데군데 있는 재개발촌. 골목 어귀에서부터 악취가 풍겨왔고 냄새를 따라 들어간 좁은 골목 끝에서 개들을 만났다. 이곳에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끈 치와와종의 개들이 60여마리 있었다. 작은 마당은 개들의 오물로 가득 차 있고, 개들이 생활하는 공간인 방 안의 환경은 더 처참했다. 개들은 변 위에서 자고 먹고 병들고 죽는 수렁에 갇혀 있었다. 또 다른 곳. 이곳은 무너져가는 비닐하우스에 77마리의 개들이 살고 있었다. 질병과 물리적 충격으로 안구가 튀어나와 괴사돼가는 개, 잦은 출산으로 생식기가 외부로 돌출돼 피범벅인 개, 뒷다리가 안으로 굽어 걷지 못하는 개들이 영혼 없는 유령처럼 살고 있었다.
좁은 철망 안에 갇혀 개들의 본능인 걷고 달리고 짖고 냄새 맡는 욕구를 차단당하고 병들어도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는다. 누구 하나 관심도 애정도 주지 않고 사회와 격리된 채 목숨만 유지하고 살아간다. 이 개들은 애견숍과 인터넷숍을 통해 구입하는 강아지를 낳는 번식장 개들이다. 사람들은 최대한 어리고 귀여운 강아지를 키우길 원한다. 강아지 가격은 몇 만원부터 시작한다. 게임기보다 싸다. 누구나 쉽게 살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버릴 수 있다. 이렇게 한 해 10만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한다.
번식·판매업자들은 더 많이 더 빠르게 번식장 개들의 생명을 착취해 강아지를 생산·판매한다. 사람들은 넘쳐나는 강아지를 무분별하게 소비하면서 생명의 가치보다 유행과 흥미를 중요시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이와 맞물려 유기동물 수도, 동물 학대도 빈번해지고 있다.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보다 먼저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확산된 나라들은 어떨까.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동물을 판매하는 소매업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소, 동물보호단체, 양육을 포기한 사람들에게서 동물을 데려와야 한다. 이는 판매업자가 번식업자나 번식장에서 동물을 구입할 수 없다는 뜻이므로 펫숍이 없는 것이다. 특정 품종의 어린 동물은 캐나다 반려견협회인 켄넬클럽의 브리더로부터 분양받을 수 있다. 브리더는 적정 수 유지, 번식, 판매와 관련해 높은 기준을 유지해야 하므로 분양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높다. 동물보호소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또한 허가받은 사람만이 개나 고양이를 키울 수 있고 매년 허가를 갱신해야 한다. 중성화된 개와 고양이에는 각각 25달러와 15달러, 중성화되지 않은 개와 고양이엔 각각 60달러와 50달러의 세금을 부과한다. 허가제를 통해 책임감을 높이고 중성화 수술 여부에 따라 세금을 달리해 가정에서 무분별하게 번식시키는 행위를 줄이고 있다. 또한 한 사람이 최대 3마리의 개만을 기를 수 있도록 해 능력 이상으로 많은 동물을 키우면서 동물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지 않거나 소홀히 하고 방치하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을 막고 있다.
독일에도 펫숍이 없다. 대신 전국에 걸쳐 500여개의 ‘티어하임(Tierheim)’이라는 동물보호소가 있다. 독일 내에서는 버려지는 동물이 많지 않아 인근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과 동유럽의 유기동물을 데려와 입양시킨다. 티어하임은 도시마다 있어 동물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펫숍이 아닌 동물보호소를 찾아오고 동물의 과잉 공급이 없으니 안락사도 없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동물 생산·경매·판매업 규제를 강화하고 금지시켜 나가야 한다. 끊임없이 동물들을 생산하고 판매한다면 유기동물 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동물들의 비극은 반복될 것이다. 동물은 우리 사회 가장 약자다. 동물이 겪는 불편함과 고통을 줄여주고 지켜주는 사회에서 사람도 존중받고 행복할 수 있다. 인권과 동물권은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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