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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즐기기엔 국내 바다 더없이 좋은 환경…수상구조대 일 년 내내 상주하도록 해야”
서미희 송정서핑학교 대표 2019년 07월호




우리나라 서핑의 메카 부산 송정해수욕장. 6월 어느 날 찾아간 송정은 월요일 오전이었는데도 서퍼들로 북적였다. 해수욕장 한편에 위치한 송정서핑학교의 서미희 대표는 국내에 서핑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던 시절 우연히 외국인이 홀로 파도를 타는 모습을 보고 서핑에 운명적으로 끌렸고, 그때부터 20년 넘게 서핑을 가르치며 송정해변을 지키고 있다.
서핑의 매력은 뭔지, 국내에서 서핑하기 좋은 바다는 어딘지, 또 서핑이 배우기 어렵진 않은지,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서 대표를 만났다.


국내 서핑여건은 어떤가. 특히 송정만의 장점이 있다면?
국내 바다는 큰 파도가 계속 있는 게 아니라서 선수들은 훈련을 위해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일반 동호인들이 놀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또 발리와 같은 외국의 서핑명소는 일 년 내내 매일 파도가 있는 반면 우리는 계절바람이 뚜렷하다. 남서풍이 불 때는 남쪽을 바라보는 제주 중문, 부산 해운대·다대포·송정 등이 파도를 타기 좋고 북동풍이 부는 겨울에는 동해안이 좋다. 송정의 장점은 해변이 남해와 동해 양쪽을 걸치고 있어 남풍과 북풍의 영향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사계절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송정에는 하루에 몇 명이 서핑하러 오나.
서핑 동호인과 교육생, 그리고 개인 서퍼를 합쳐 하루에 많으면 2천명 정도 방문하는 것 같다. 서핑은 새벽, 오전, 오후, 저녁 이렇게 네 타임으로 움직인다. 오래된 서퍼들은 새벽을 선호하는 편이다. 바람이 덜 불어 바다가 깨끗하고 파도가 예쁘게 오기 때문이다. 보통 주말에 사람이 더 많긴 하지만 서핑 애호가라면 파도가 좋은 날엔 휴가를 내서라도 온다.


1년 중 서핑을 즐기기 가장 좋은 시기는?
송정은 6월과 9~10월이 가장 좋다. 특히 9~10월은 북동풍이 내려오고 물이 따뜻하고 햇살도 좋을 때다. 물론 교육생이 가장 많은 시기는 휴가철인 7~8월이다.


서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윈드서핑을 했었고 23년 전 송정에 윈드서핑숍을 열었다. 그런데 윈드서핑의 특성상 파도가 강하면 교육 진행이 안 됐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만 해도 파도가 원수 같았다. 어느 날 북동풍이 확 불어와 파도가 너무 커지자 윈드서퍼들이 모두 철수했는데 그때 한 외국인이 서핑보드를 타고 홀로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 보드에 한참 앉아 있다가 파도를 타고 내려오는데, 그 순간 내가 평생 찾던 게 저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친구를 집에 데려와서 2박 3일 동안 함께 지내며 서핑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당시 국내에 서핑을 배울 데가 없어서 파도와 기상을 연구해가며 독학으로 서핑을 익혔다. 외국에서 직접 장비를 구입해왔고 가끔 송정에서 외국인 서퍼를 발견하면 숙식을 제공해주며 그들로부터 기술을 배웠다. 결국 윈드서핑숍을 서핑숍으로 전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국내 1세대 서퍼로서 서핑문화를 개척한 셈이겠다.
1999년 송정에 서핑학교를 열었는데, 국내에선 처음이었다. 제주도, 양양 등에 서핑학교가 생긴 건 한참 뒤의 일이다. 또 내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해양레저를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전에는 해수욕장은 여름에만 장사가 되니까 여름이 끝나면 다들 가게 문을 닫고 스키장으로 스키사업을 하러 떠났다. 그런데 나는 바다에 남았다. 틀림없이 부산은 사계절 해양레저가 가능해질 것이라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서핑학교에는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나. 아이들이나 초보자가 배우기엔 어떤가.
강습을 받으러 오는 사람은 20~30대가 70%다. 또래들이 많아서 가끔 따로 오는 젊은이들이 있으면 연애 중개도 해준다(웃음). 그 다음으로 어린이가 15%, 40~50대가 15% 정도다. 가족 단위로도 많이 온다. 송정은 수심이 얕아서 어린이도 서핑을 배우기 좋은 환경이다.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강사가 1대 5로 수심이 얕은 지점에서 가르친다. 스키장 슬로프처럼 상급자·중급자·초보자 코스가 따로 있어 안전하다.


서프레스큐(surf rescue) 활동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서프레스큐는 서핑보드를 이용해 물속에서 사람을 구하는 인명구조 방법이다. 수영하는 것보다 서핑보드를 이용하면 더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서프레스큐가 발전하는 추세다. 송정에 서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송정 서프레스큐’라는 단체가 있다. 내가 회장을 맡고 있는데, 서핑을 시작하면서부터 구조 활동의 필요성을 느꼈고 전문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해 서프레스큐를 연구하게 됐다. 호주 본다이 비치를 배경으로 한 〈본다이 레스큐〉라는 다큐멘터리를 구해 3년간 매일 영상을 틀어놓고 서프레스큐 노하우를 터득했다. 지금은 우리 직원이 외국에서 자격증을 따와서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119 수상구조대를 대상으로 서프레스큐 훈련도 진행한다고 들었다.
송정 서프레스큐가 해변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지만 자원봉사의 개념이다 보니 활동이 쉽지 않아 119도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부산 119 수상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12년째 해오고 있는 이 훈련은 겨울에 한 번, 초봄에 한 번 실시된다.


국내 해양레저 환경과 관련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송정에는 서핑숍이 20곳이나 있다. 서핑업계 사람들이 여유가 있어야 서핑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서프레스큐 자원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경쟁이 과열돼 모두 먹고살기 힘들어졌다. 외국의 경우 1km 안에 서핑숍을 3개로 제한하는 등 규정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도 입점제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송정해변을 일 년 내내 지키는 수상구조대가 있으면 좋겠다. 피서객이 많이 찾는 7~8월에는 해수욕장에 119 수상구조대가 와서 지키고 있는데 나머지 계절에는 이용객이 적지 않은데도 상주하지 않는다. 송정해수욕장은 사계절 레저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만큼 안전을 책임질 인력도 사계절 다 있어야 한다고 열심히 주장하고 있지만 당국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해양레저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이 재미있게 할 만한 레저활동을 소개한다면.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만한 종목으로는 카약이 있다. 아이들이 즐기기에는 스킴보드를 추천한다. 스킴보드란 작은 보드를 해변에 던지고 달려가서 올라타는 것으로, 날렵한 사람이나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 배우기 좋다. 송정에서는 서핑뿐만 아니라 윈드서핑, 카약, 스킴보드, 핀수영, 스탠드업패들보드(SUP) 등을 즐길 수 있다. 서핑이 활성화되고 나서 다른 해양레저 종목들도 함께 활성화됐다. 서핑을 하러 왔다가 다른 다양한 레저활동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송정이다.

이지연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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