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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래 산업에서도 약진하다
성창훈 주홍콩총영사관 재경관 2019년 02월호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은 미래 산업의 발전 정도 및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며, 각국은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6대 미래 산업에 대한 중국의 발전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전기차산업 육성 위해 2017년부터 의무생산제 도입…베이징 인근에 4만평 규모의 무인차량 시험장도 개장
현재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를 고급차(high-end) 사양의 대세로 인정하고,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폭스바겐(Volkswagen)과 다임러벤츠(Daimler Benz)는 2025년까지 판매량의 20%를 전기차가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중국도 친환경차라는 장점 외에 미 테슬라(Tesla)를 제외하고는 선도 기업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전기차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보급 대수(310만대)의 40%를 차지(1위, 2017년 기준)하고 있고, 최근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전기차 기업은 BYD(비야디자동차, 본사는 선전)이다. BYD 판매량(11만3천대, 2017년 기준)은 테슬라(10만1천대)를 뛰어넘어 세계 1위를 기록했고, 특히 영국 등 해외 전기버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기차의 경쟁력은 배터리와 전장부품(powertrain electronics)에 의해 주로 결정되는데, 배터리 기업인 CATL(닝더스다이)의 약진이 두드러져 보인다. 2011년 설립된 CATL은 10년이 채 안 된 신생기업이지만 LFP(리튬인산철) 양극재에서 NCM(리튬이온) 양극재로 넘어가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다임러벤츠, 폭스바겐, 혼다(Honda), 르노-닛산(Renault-Nissan)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의무생산제도 도입(중국 완성차 업체는 2018년 8%에서 시작해 2020년까지 매년 2%씩 전기차 생산비중 증가 의무), 신규 번호판 발급 우대, 자국 브랜드에 한해 배터리 성능에 따른 보조금 차등 지급 등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보다는 수소차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은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Waymo)의 기술력이 업계를 선도하고, GM 등이 추격하는 모습이다. 웨이모의 1회 자율모드 진행 지속거리는 이미 8천km를 넘어서 데이터가 충분한 단일 도시에서는 자율주행 택시운행도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준이다. 다국적 회계컨설팅 기업인 PWC의 예측에 따르면, 레벨 3(위험상황 등에서 수동모드로 전환) 이상인 자율주행차 비중이 2020년 6%, 2025년 25%, 2030년 62%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의 자율주행차 선도 기업은 바이두(Baidu·百度)로, 3~5년 후 상용화를 목표로 조만간 운전대나 운전자 좌석이 없는 미니버스의 운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버스 제조업체 진룽(金龍)사와 협업해 현재 자율주행 미니버스 아폴로(Apollo·阿波龍)를 제작 중에 있으며, 운행 초기에는 관광지 또는 제한된 범위의 도심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도 자율주행차 연구사업에 진출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2월 베이징 인근에 13만3천㎡(약 4만평) 규모의 무인차량 시험장을 개장하고, 4월에는 자율주행차 도로시험의 전국적 합법화를 골자로 하는 국가규정을 발표했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와 징츠(JingChi) 등 해외 중국계 스타트업의 중국 이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17개 기업 및 기관이 30대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신청해 테스트 중(2017년 말 기준)에 있으나, 아직 산업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중국 기업이 세계 AI 스타트업 순위 1~3위 차지…얼굴 인식 기술 분야 뛰어나
중국은 인구 14억명, 네티즌 수 7억명 등으로 빅데이터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다. 중국에서 빅데이터 기술은 전자상거래의 알리바바, 위챗(WeChat)의 텐센트, 검색엔진의 바이두가 선도하고 있고, 구이저우(貴州)성이 거점지역으로 8,900여 빅데이터 기업(2018년 기준)이 입주해 있다. 특히 중국 3대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을 비롯해 화웨이(Huawei), 텐센트 등 IT 기업과 폭스콘(Foxconn), 애플 등 외국 기업들도 이곳에 빅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강국 추구, 전통 제조업의 업그레이드, 산업구조 전환뿐 아니라 공공 부문의 사회관리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도 빅데이터산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정보의 공유, 개방 관련 제도 정비, 평가·감사 및 안전심사제도를 마련하고, 플랫폼의 통일적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슈로 관련 산업의 큰 발전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글로벌 AI시장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IT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도 글로벌 AI 스타트업 투자 규모(152억달러)의 48%가 중국 기업에 투자되는 등 AI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빅데이터시장일 뿐 아니라 중국 IT 기업들[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 등]의 주도적 역할이 있다. BAT는 아시아 국가 이외 미국의 유망 AI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인재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얼굴인식 기술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으며, 센스타임(SenseTime·商湯, 기업가치 45억달러), 이투(Yitu, 기업가치 25억달러), 메그비(Megvii, 기업가치 10억달러) 등 중국 기업이 세계 AI 스타트업 순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AI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펀드 장려, 세금감면 및 금융지원, 중국 기업들의 외국 AI 회사 투자 촉진, 해외연구센터 개설 등의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AI산업은 미국 기준(100) 78.1 수준으로 중국(81.9)에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출처: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편 세계 10대 로봇기업 중 7개가 아시아 기업이고, 로봇 생산 공급망(supply chain)이 아시아에 집중적으로 구축돼 있어 향후 아시아가 로봇산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 기준 세계 1위는 일본의 화낙(FANUC, 16억3천만달러), 2~5위는 중국 가전기업 메이디(Midea)에 인수된 쿠카(KUKA, 13억9천만달러), 스위스 기업 ABB(11억4천만달러), 가와사키중공업(9억4천만달러), 야스카와전기(8억6천만달러) 순이다. 중국의 대표적 로봇 기업은 이스툰(Estun, 서보 모터 및 컨트롤러에 강점), 하이크비전(Hikvision, 감시 카메라에 강점), 후웨이촨기술(SZ Inovance, 인버터에 강점) 등이며,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시 남산(南山)구에는 로봇 전문 기업만 35개가 소재하고 있다. 즉 중국은 거대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로봇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97%의 로봇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자체 기술개발 역량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바이오산업의 경우는 최근 줄기세포를 포함한 세포 치료제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관련 글로벌 신규 임상연구 47건 중 8건이 중국 사례로, 이는 미국(23건)에 이어 세계 2위다(2016년 기준). 또한 최근 홍콩증권거래소(HKEx)가 상장 기준을 완화하면서 중국 바이오 스타트업들의 자금조달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업체들은 기업공개(IPO) 이전부터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출하기 때문에 초기 수익실현이 어려운 상황인데, 홍콩거래소는 바이오 스타트업을 위해 IPO 조건으로 최근 3년간 수익실현 규정을 폐지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바이오산업은 의약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유망 산업이다.


韓,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중심으로 규제완화 등 과감한 정책추진 시급
중국은 다음 4가지 점에서 미래 산업의 발전 여건이 우리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먼저, 14억명의 인구와 세계 최대 인터넷 인구 등 빅데이터와 AI 기술의 발전 여건이 조성돼 있다. 둘째, BAT로 대표되는 중국의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민간 기업들이 미래 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셋째, 전기차에 대한 배터리보조금 지급, 의무생산제도, 차량번호판 발급 우대 등 적극적인 정부지원 정책이다. 넷째, 개인정보 보호, 생명기술 등에 대한 약한 규제도 빅데이터, 바이오산업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산업별로 보면 중국은 빅데이터, AI,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미래 산업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나, 반도체 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강한 규제 등으로 바이오를 제외하고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미래 산업 발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중심으로 규제완화 등 과감한 정책추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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