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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무역역량 키우는 개발원조
김잔디 주OECD대표부 주재관 2019년 07월호



국제사회는 지난 2006년 개도국의 무역을 돕는 개발원조를 통해 개도국이 국제무역 시스템의 혜택을 보다 광범위하게 향유하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과 개발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무역을 위한 원조(AfT; Aid for Trade)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OECD는 이니셔티브 시행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와 공동 참여한 테스크포스를 시작으로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통계, 무역정책에 대한 회원국 간 논의를 바탕으로 AfT의 모니터링 및 이행에 참여해왔다. 격년으로 실시되는 글로벌 모니터링과 이를 바탕으로 한 ‘AfT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의 지원동향과 성과를 논의하고 AfT 이니셔티브의 효과성과 포용성 제고를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2019년 글로벌 모니터링 결과는 최빈국과 내륙고립국을 비롯한 취약 개도국에 대한 무역·개발 정책에 있어 경제 및 수출의 다변화와 구조변혁의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이에 대한 지원이 AfT 지원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글로벌 모니터링을 통한 국가별 수출 다변화 현황 분석은 국가별로 상이한 수출 다변화 수준을 잘 보여준다. 설문 응답국의 평균 수출품목 수가 600개를 상회하는데, 최빈국의 절반 이상은 수출품목 수가 100개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농업 및 자원 중심의 취약한 수출산업 구조를 잘 보여준다. 또한 미국, EU 등 수출대국은 200개국 이상의 시장을 대상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데 반해 최빈국들은 평균 46개의 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개도국이 자국 무역정책의 최대 우선순위를 경제구조 및 수출품목의 다변화에 두고 있다고 응답하면서 다변화의 제약요인으로 산업 및 제조업 역량 부족, 무역금융에 대한 접근성 부족, 교통을 비롯한 무역인프라 부족 등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점은 AfT 이니셔티브 등을 통한 지원이 필요한 중점 분야를 잘 보여준다.


개도국 AfT 지원액 2006년 이후 매년 9.3%씩 증가
2015년 UN 개발재원총회에서 채택된 글로벌 개발재원에 대한 아디스아바바 행동계획(Addis Ababa Action Agenda)은 AfT가 개도국 개발재원 확보의 중요한 수단이 되며 개도국, 특히 최빈국의 대외재원 유입의 확대를 위해서는 AfT 지원 확대가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06년 이후 현재까지 개도국의 무역역량 강화를 위한 ODA 지원액은 4,090억달러에 달하며 연평균 9.3%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에는 422억달러 규모의 ODA가 AfT 목적으로 지원됐다. AfT는 시장 연결성 확대를 위한 도로·항만·통신 네트워크 구축, 개도국 민간 부문의 무역역량 제고, 무역협정 관련 협상역량 제고 등을 지원함으로써 개도국의 무역경쟁력 강화, 투자환경 개선, 고용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AfT는 특히 원조를 통해 민간 부문의 저개발과 경제인프라 부족을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농업생산성 증가 및 수출 확대, 산업 고도화 기반 마련을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으며, 생산·서비스 부문의 성장을 위한 민간 부문 개발과 이를 위한 기업활동 및 투자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낮은 접근성, 높은 금융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금융기관 등을 활용해 민간 부문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최빈국이 경제성장을 이루고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역이 중요하지만 전 세계 무역에서 최빈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수출품목도 화석연료, 광물, 농산품 등 원자재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가격변동 등 외부 충격에 대한 경제 취약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제·수출 다변화는 무역수지의 취약성을 낮추고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기르는 기반이 된다. 최빈국이 당면한 경제 다변화 및 구조개혁의 최대 과제는 열악한 인프라 접근성과 투자환경 등 경제적 거버넌스 구조의 취약성인 것으로 조사된다.
분쟁 취약국의 경우 경제 다변화는 평화와도 밀접히 연계돼 있다. 희소광물 등 특정 자원에 대한 경제적 집중과 무역흐름의 변동성은 취약 개도국의 폭력·분쟁 취약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자원의존형 경제구조는 소유권 독점을 위한 분쟁위험을 높임으로써 사회불안의 주요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최빈국과 분쟁 취약국에 대한 AfT는 민간투자를 저해하는 물리적 인프라 개선, 안전 보장, 경제활동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이 중요하며 분쟁을 유발하는 정치적·경제적 여건에 대한 이해, 인도주의적 지원, 평화유지와 개발을 연계한 통합적 접근이 중요하다. 따라서 최근 공여국들은 이러한 관점에서의 개발원조 지원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무역 원활화 조치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기술지원 필요
무역 원활화 조치의 이행을 위한 기술지원은 AfT 모니터링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우선추진 분야다. 국제사회는 2014년부터 세계은행을 중심으로 한 무역 원활화 지원 프로그램(TFSP; Trade Facilitation Support Program)을 통해 총 47개국에 무역 원활화 조치의 갭분석, 역량개발 등을 위한 기술지원을 실시해왔다.
이러한 기술지원은 리스크 기반 관리체계 도입을 통한 통관업무 감소, 프로세스 간소화를 통한 처리비용 감소, 자동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설문에서 대부분의 개도국은 여전히 통관 단일창구 시스템, 수출입 안전업체 공인제도 등의 분야에서 기술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전자상거래의 확대가 저비용 플랫폼을 통한 개도국의 수출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새로운 산업과 고용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전자적 무역 형태의 특징에 맞는 통관절차 간소화, EMS 사업자의 물류처리 역량 강화 등 추가적인 기술지원이 필요하다.
최근의 글로벌 무역·투자 성장세 둔화와 무역갈등 확산 등 비우호적인 무역환경은 수출 다변화의 핵심인 글로벌 가치사슬에 대한 개도국의 편입 속도를 현저히 둔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충격은 최빈국에서 더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선진국 수출시장으로의 무역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개도국 간 무역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상이한 기술표준, 위생 및 검역조치 등의 비관세 조치가 무역비용 증가를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나타나는 만큼 무역 및 규제정책에서 지역 내 개도국 간 조화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AfT에서도 기존의 개별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인프라 확대 및 무역 원활화 조치뿐만 아니라 지역 및 글로벌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남남무역이 개도국의 수출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적절한 인센티브 프레임워크, 무역비용 감소 노력 등이 성공적인 경제 다변화를 위한 핵심 정책요소
AfT와 관련한 최근의 논의는 열악한 산업기반, 높은 자원의존도 등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무역 측면의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와 국내 생산기반 다변화에 성공한 칠레 등 개도국의 사례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경제 다변화를 위한 핵심 정책요소로 적절한 인센티브 프레임워크, 무역비용을 낮추려는 정책적 노력, 신산업으로의 자원 재배분을 촉진하는 정책, 시장·제도 실패를 보완하는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AfT 지원에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먼저, 기업 활동과 투자에 대해 적절한 인센티브 프레임워크를 수립해 장애요인을 해소하고 수출을 장려하는 한편, 상품과 요소시장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신규투자, 금융, 고용 등에서 비용을 감소시키고 육성이 필요한 분야로의 자원이동을 촉진하는 정책을 통해 기업관행 및 투자 의사결정을 가이드하고 효율적인 규제, 투자자 보호, 경쟁정책 등을 통해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기업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들의 무역성장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무역비용 감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품 운송비용 감소를 위한 인프라 투자 및 관련 거버넌스의 개선뿐만 아니라 통관절차 간소화 등 무역 원활화 조치, 물류산업의 육성을 통한 거래비용 절감 노력은 무역기반 성장의 핵심 요소가 된다. 아울러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자원의 재분배와 적응을 지원하는 노동·금융 정책을 통해 쇠퇴산업과 비공식경제로부터의 탈피를 촉진하고 신규산업의 확산을 위한 인적자원에 대한 교육훈련 투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간 부문과의 유기적 대화와 협업을 통해 특정 시장과 산업에서의 정책적·제도적 실패를 보완하는 정부의 개입 또한 중요하다. 수출시장에 대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수출촉진기구와 투자 유치·지원을 위한 투자촉진기관을 설립하고 산업별 성장거점, 특별경제구역(SEZ), 산업 클러스터 등 장소 기반 수출지원 정책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성공적 다변화와 무역 확대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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