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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국몽 트럼프 견제에 주저앉나
성창훈 주홍콩총영사관 재경관 2019년 08월호

지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한창이다. 이는 무역 불균형이라는 경제적 요인을 넘어 글로벌 패권경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꿈을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살펴보고 시사점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1820년까지 세계 전체의 25% 차지하던 중국 GDP 1978년 1.8%까지 떨어져
중국은 세계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다. 영국의 유명한 경제사학자 앵거스 매디슨(Angus Maddison)에 따르면, 1820년까지 중국 GDP는 세계 전체의 25% 내외를 차지하는 세계 제1의 강대국이었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중국경제의 위상은 초라하게 하락해 1950~1970년대에는 세계 GDP의 5% 내외까지 떨어지게 된다.

중국의 몰락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쇄국정책이다. 명나라 초기만 해도 정화가 7차례(1405~1433년)의 대항해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연안에 있는 30여개 국가를 방문할 정도로 개방적이었다. 이는 콜럼버스 항해(1492년)보다 100여년 앞선 것으로 함선도 240여척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였다. 그러나 정화 이후에 해외무역은 금지됐고 청나라 때는 더욱 강화됐다. 미 예일대 교수인 폴 케네디(Paul Michael Kennedy)는 저서 「강대국의 흥망」에서 “정화 이후 중국에서 단행된 해외무역 금지는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잠재적 동기들을 앗아가버렸다”고 비판했다. 둘째, 산업혁명에서 뒤처졌다. 유럽은 영국을 시작으로 1760년에서 1820년 사이에 방적기, 증기력, 제철 등을 통해 산업혁명과 빠른 경제발전을 경험했으나 중국은 정체돼 있었다. 그 결과 영국과의 아편전쟁(1840~1860년)에서 패배하고, 그 후 본격적으로 서구 열강들의 영토분할 등 서세동점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 시기를 중국에서는 치욕의 역사라고 부른다. 1949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했으나 마오쩌둥 집권하에서 대약진 운동, 문화혁명 등으로 경제는 실패하고, 대외적으로 ‘죽의 장막’으로 표현되는 고립정책을 추진했다. 마오쩌둥 사후 개혁개방정책이 추진되기 직전인 1978년의 중국 GDP는 세계경제의 1.8%까지 떨어졌다.
마오쩌둥 사후 정권을 잡은 덩샤오핑은 그간의 쇄국정책에서 벗어나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다. 외교적으로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하기까지 조용히 국력을 기른다’는 ‘도광양회’정책을 채택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는 빠르게 발전해 1978~2017년 중국 실질 GDP는 연평균 9.5% 성장했고, 이 기간 1인당 GDP(1978년 200달러→2017년 8,630달러)는 43배 증가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 GDP가 차지하는 비중도 1978년 1.8%에서 2017년 15.2%로 크게 증가했고, 2010년에는 GDP 규모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됐으며, 구매력(PPP) 기준으로는 2014년 미국도 추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업구조도 그간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2000년 전후해서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IT 분야 민영기업들이 발전하기 시작하고, 그 이후에도 DJI, 디디추싱 등 혁신형 기업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혁개방정책으로 2010년 G2로 도약…순항하던 중국경제에 무역전쟁 선포한 트럼프
2012년 중국공산당 18차 당대회에서 당서기로 선출된 시진핑 주석은 개혁개방 이후 크게 발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중흥을 목표로 ‘중국의 꿈’을 제창했다. 공산당 설립 100주년이 되는2021년에는 소강사회(국민경제 수준이 의식주 해결 단계에서 부유한 단계로 가는 중간 단계)를 달성하고,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글로벌 대외전략인 ‘일대일로’와 기술강국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다. 외교적으로는 ‘힘을 기른 뒤 때가 되면 할 일이 생긴다’는 ‘유소작위’를 채택하고 상승한 국력에 걸맞은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런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장 이후 순탄했던 중국의 항로에 어려움이 닥쳐왔다. 트럼프 후보는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중국으로 인해 미국경제의 손해가 막대하다고 주장하고, 집권 시 강력한 대중국 압박을 예고했다. 이는 미국 주류사회 전반에 만연한 중국 위협론에 더해 트럼프의 주요 정치적 지지세가 러스트 벨트 등 농업과 제조업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는 미중 무역 불균형과 불공정 경쟁, 지식재산권 침해로 미국의 이익이 훼손되고 있다는 논리다. 사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7,962억달러, 2017년 기준)의 약 50%(3,752억달러)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또한 중국의 보조금정책, 지식재산권 단속 미비 등으로 미국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5월 10일,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응해 2천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10%에서 25%로 상향조정했다. 이와 동시에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핵심부품을 구매할 수 없도록 제재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월 G20 회의 이후 추진이 중단됐지만, 추가적인 3천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 부과가 논의됐었다. 한편 미국의 요구사항은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 해결뿐 아니라 외자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정부의 국유기업 보조금 지급 금지 등 기본적으로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과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양측 합의사항 이행의 감독기관 설치 및 방법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고, 미국이 중국의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합의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장기전 대비하는 中…韓, 과감한 투자로 산업경쟁력 높이는 노력을
중국경제는 올 2분기 성장률이 27년 만에 가장 낮은 6.2%를 기록했다. 이는 관세부과로 인한 수출 감소와 공장가동률 둔화, 경제성장률 하락의 부정적 영향이 상당할 것이다. 또한 기업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의 성장 둔화와 불확실성 확대는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외국계 공장이 여타 국가로 이전하는 글로벌 밸류체인의 재편으로 인한 고용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기업의 중국 내 고용 규모는 약 2,600만명(총고용의 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는데, 글로벌 금융기관인 씨티(Citi)는 대만계와 미국계 투자 기업을 중심으로 외국계 기업의 해외 이전으로 약 300~500만개의 중국 내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전체적으로는 대응 가능한 수준이지만 광둥성, 상하이 등 외국계 기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는 상당한 충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미국이 높은 기술 수준과 국방력, 상대적으로 큰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 등을 바탕으로 보호무역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를 방지하기 위해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진작하고, 금융 및 외환시장의 안정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제구조 개혁을 위한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즉 글로벌 공급체인을 자체 공급망으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정치적으로도 관영매체를 통한 선전과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한편, 시진핑 주석은 장기전에 대비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글로벌 패권경쟁인 미중 무역전쟁은 기존 패권국과 신흥 패권 간의 경쟁은 전쟁으로 귀결된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피할 수 있을지라도, 중국경제와 글로벌경제의 침체로 한국경제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경제는 연간 수출의 2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중간재(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 비중이 80%로 매우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직접적 충격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더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글로벌 교역이 둔화돼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 7월 4일 일본의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핵심 3개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로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실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리지스트의 92%,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94%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씨티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한일 무역갈등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등 전자제품의 생산 감소가 10%에 달하고, GDP 성장률은 0.7~0.8%p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단기적으로는 일본과의 무역갈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의 핵심 부품 확보 노력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부품 및 소재산업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확대해 이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예상치 못한 대외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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