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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지혜
박용목 국립생태원장 2019년 08월호

미래 인재는 모든 생물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는 사람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선사함과 동시에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지금,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35억년에 걸쳐 만들어진 현재의 자연생태계로부터 예측 불가능한 미래 문제 해결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생물종은 생존에 필요한 물질과 에너지를 얻기 위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나 협력관계 혹은 경쟁자의 관계로 다른 생물과 연결고리를 형성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종 특유의 생존방식으로 적응하며 많은 종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형성해왔다. 다양한 종의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전략과 공존의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선진적인 지식과 기술을 먼저 경험해 사회에 도입하고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 인재로서 각광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적 요구에 빠르게 부응할 수 있는 문제 해결능력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줄 아는 지혜와 통찰력을 가진 인재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평소 꾸준히 키워온 기초역량 위에 폭넓은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을 때 길러지는 것이다.
시대가 변해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우리 일상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시대가 오더라도 그 사회를 움직이는 주인공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미래의 인재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자신에 대한 비판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려 있는 마음의 소유자여야 할 것이다. 생물들이 역할 분담을 하듯 현대는 직업도 전문화되고 다양하게 분화돼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을 완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돼가고 있다. 생태계에서 다양한 생물들이 질서와 균형을 유지하며 공존할 수 있는 원리는 먹이나 생활공간이 유사한 종들이 서로 경쟁을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적응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인재는 다른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 더욱 빛나고, 다른 의견이 있어 자신의 주장에 가치가 부여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는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까지도 포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여야 한다. 개인 간의 소통이 네트워크로 이어지고 이러한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작동될 때 그 사회는 안정되고, 그 바탕 위에 균형과 질서가 유지돼 발전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또 미래의 인재는 인간의 관점을 넘어 하찮은 풀 한 포기라도 생명체로서 존중할 줄 아는 마음가짐의 소유자로, 모든 생물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생태계 구성요소 하나하나의 뒷받침 없이 인간은 하루도 살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이야말로 새로운 질병이나 기아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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