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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신념과 세계관에 부합하는 ‘명분’을 제시하라
이지혜 삼성디자인넷 수석연구원 2020년 02월호


2020년 경제는 지난해보다 소폭 회복할 전망이지만, 소비자 중심의 시장 구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여전히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장의 헤게모니가 소비자로 이동하고 소비자의 니즈가 점점 더 파편화됨에 따라, 이들을 우리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에 맞는 ‘명분’을 제공해야만 한다. 삼성디자인넷은 패션업계가 소비자들과 더욱 긴밀히 연결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하며 ‘REASON’을 2020년 패션시장 키워드로 선정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2020년은 재도약을 노리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진했던 패션 기업들이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달라진 트렌드를 반영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더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을 통해 절치부심하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다. 반등을 위해서는 일상적인 방식의 전환(Reverse of routine)이 우선돼야 하며, 관례적으로 해오던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시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마켓 관점에서는 정교화된 마켓(Elabo-rated market) 타깃팅을 도입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장의 메가트렌드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브랜드를 원한다. 더 많은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매출 확대로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브랜드는 가치사슬을 정교화해야 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대안적 소비를 추구하는 움직임(Alternative consumer)이 강화될 것이다. 패션산업의 속성이 소유의 대상인 상품 차원에서 서비스 차원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H&M’, ‘가니(GANNI)’의 의류 렌털서비스와 ‘프라이탁(FREITAG)’ 등의 P2P 공유 플랫폼은 싫증은 쉽게 내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 있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소비와 비즈니스 구조를 변화시킨 지속가능성(Sustain & Maintain) 이슈가 패션스타일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꾸준히 선호되는 스테이플 아이템을 이용한 클래식한 스타일링과 좋은 퀄리티의 아이템을 오래, 다양하게 연출해서 입는 것이 지속 가능한 스타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글로벌 온라인 편집숍 ‘네타포르테(NET-A-PORTER)’의 경우 서스테이너블 플랫폼 ‘넷 서스테인(Net Sustain)’을 론칭하고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윤리적 패션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등을 입점시켰다.
앞선 키워드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커머스 트렌드 대응 및 오프라인 유통의 재조정을 비롯해 급변하는 마케팅 프로모션까지, 모든 것을 메이커가 아니라 소비자를 중심(Ode to customer)에 둔 근본적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브랜드 서사의 확장(Narrative branding)이 필요하다. 신념 소비가 뿌리내리면서, 소비자들은 필요한 상품이더라도 각자의 신념에 부합하지 않는 브랜드라면 선택하지 않는다. 이제 소비자는 상품을 살 때 퀄리티나 디자인뿐만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와 가치까지도 고려한다. 그러므로 패션 브랜드는 제품 하나하나에 집중함은 물론 소비자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동의 세계관을 확립해야 한다. 즉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를 찾아올 명분, 구입할 명분, 궁극적으로 사랑할 명분을 제시하는 것이 패션 브랜드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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