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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수요·공급과 수요·공급곡선
이성표/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 2011.02.25

[생각해보기]

독자들은 다음 사항들을 접할 때 수요가 생각나는가 아니면 공급이 생각나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가?
①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이 많이 팔린다.
②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③ 이라크와 미국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조만간 전쟁 발발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제원유 가격이 급등했다.

 

수요와 공급

수요란 어떤 상품에 대해 소비자가 그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를 말하며 수요량이란 소비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양을 말한다. 즉, 각 가격수준에 대응해 소비자가 몇 개를 살 의향이 있고 동시에 살 수 있는지를 말하는 것이 수요량이고 이러한 상황 전체를 통틀어 수요라고 하면 되겠다. 다음 표를 예로 보기로 하자.

위의 표로부터 가격이 10일 때의 수요량은 30이고, 가격이 9, 8, 7 등으로 내려감에 따라 각 가격에 대응되는 수요량은 40, 50, 60 등으로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사과에 대한 각 가격과 그 가격에 대응하는 수요량에 대한 정보를 통틀어 사과의 수요라고 하는 것이다. 수요, 즉 수요표에 나타나 있는 정보를 보다 일목요연하게 함수로 표현한 것이 수요함수이고 이를 다시 좌표 평면에 그려놓은 것이 수요곡선이다. 수요표로부터 알 수 있듯이 사과의 수요함수는 1차함수다. 물론 기울기는 음(-)으로서 가격과 수요량 간에 반비례의 관계가 있다는 수요의 법칙을 보여준다.

수요에 대해 추가로 지적하고자 하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수요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전에 계획한다는 의미이지 실제 구입 수량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는 수요를 마음에 품고 시장에 가서 공급곡선과 만나서 균형가격을 결정하고 그리고 균형량, 즉 실제로 구입하게 되는 양을 정한다. 따라서 각 가격 수준에 대응하는 전체 계획인 수요는 사전적인 의미인 것이다. 둘째, 수요는 일정 기간에 대한 구매욕구를 말한다. 12월 31일 0시와 같은 어느 일정 시점에서의 크기가 아니라 한 달 또는 분기 등과 같은 일정 기간 동안에 존재하는 규모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얼마인가와 같은 문제는 그야말로 12월 31일 0시 현재 몇 명이라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수요는 어느 순간에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아니라 이번 달에 구매할 의사는 이러하다는 내용을 담는 것이다. 셋째, 개별수요를 합한 것이 시장수요가 된다. 따라서 개별 수요함수를 수평으로 합한 것이 시장 수요함수가 된다.

일단 수요에 대해 이해하면 공급에 대한 이해는 다소 대칭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공급은 생산자가 각 가격 수준에 대응해 공급할 의사가 있는 공급량들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이며 추가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사항들도 수요와 다르지 않다. 단, 여기서 차이가 있는 것은 수요는 사고자 하는 욕구, 즉 상품으로부터 얻게 되는 만족의 정도를 토대로 구성되지만 공급의 경우는 생산비가 기본이 된다고 하겠다.

[문제 1] 예시된 상기 수요표를 이용해 수요함수 Q=a+bP를 구해보라. 만약 소비자의 소득이 두배로 늘고 수요도 각 가격 수준에 대해 2배로 늘었다면 수요함수는 어떻게 되는가?

 

균형가격과 형거래량

수요와 공급을 살펴 본 이유는 양자를 동시에 고려해 시장의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좌표 평면에 그려 넣으면 다음 <그림 1>에서 보듯이 균형가격 P0와 균형거래량 b가 결정됨을 알 수 있다. P0에서는 그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는 양과 공급하고자 하는 양이 같아 시장에서는 과부족이 없는 균형상태를 유지한다고 해서 균형가격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만약에 가격이 P2라면 당연히 낮은 가격이 되니 수요는 증가해 c가 되고 반면 공급자는 가격이 낮아짐으로 인해 이윤 폭이 적어져 공급을 a로 줄이게 돼 결국 a-c만큼의 초과수요가 발생한다. 초과수요란 더 사고자 하는 수요자가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이들 초과수요 세력은 값을 더 높여 부르게 되고 다시 시장은 가격 인상과 공급 증가, 그리고 동시에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일부 수요의 위축이 발생하면서 다시 균형으로 이동한다.

초과수요에 대한 위의 설명은 일부 까칠한 독자들에게 불편한 상상을 유발할 것이다. 위에서 제시된 사과의 수요표에서 보았듯이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1년에 한 차례 농사를 지어 생산하는 사과에 대해서 가격이 P2와 같이 낮아서 a만큼만 생산했다가 초과수요로 인해 가격 상승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과수원 주인은 다시 생산량을 점차 늘리는 일이 가능할 것인가, 역으로 가격이 높아서 초과공급이 발생했다면 생산을 줄일 것인가, 뭔가 좀 이상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수요와 공급이 일정 기간을 전제로 하고 또한 수요는 의도된 것일 뿐 균형량에 이르러서야 거래가 실현된다는 점을 주목하면 이상할 것도 없다. 예컨대 금년도 사과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서 서로의 가격 대비 수요 및 공급 사정을 살펴보니 P2일 때에 초과수요가 발생하여 다시 조정하여 P0가 균형에 도달하는 가격임을 찾아 낸 다음 생산에 돌입하고 그 결과를 거래한다고 보면 균형가격에 대한 이해에는 아무 장애가 없다.

 

가격탄력성

수요와 공급, 나아가 균형에 대한 이해에 있어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가격탄력성이다. 가격탄력성이란 해당 상품의 가격이 변동할 때 수량은 얼마나 변동하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가격변동에 비해 수량의 변동이 상대적으로 크면 탄력적이라고 말하고 반대로 수량의 변동이 적으면 비탄력적이라고 말한다. 다음 <그림 2>를 통해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알아보도록 하자. 그림에서는 재화Y가 재화X보다 탄력적임을 알 수 있다. 가격이 두 경우 동일하게 P1에서 P2로 하락했지만 재화Y의 수요가 a에서 c로 증가함으로써 재화X의 증가량 a-b보다 훨씬 크다.

가격 변동 비율에 비해 수량의 변동 비율이 더 크다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갖는가? 먼저 판매수입의 관점에서 보기로 하자. 가격탄력성의 <그림 2>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탄력적인 재화Y는 가격 하락으로 인한 총수입이 오히려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총수입은 가격×수량으로 얻어지는데 재화Y의 총수입은 가격이 P1일 때에는 OP1×Oa였지만 P2로 하락한 경우 OP2×Oc로서 오히려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탄력성의 이런 특성은 현실 경제를 이해하고자 할 때 더욱 유용하다. 경제정책의 한 예로 교육이나 의료서비스와 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가 사회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가치재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불한다고 하자. 이 때 보조금 지불에 따른 가격인하에 대해 그 가치재의 수요가 어느 정도 증가할 것인가를 알 수 있어야만 적정한 보조금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주) 고속도로의 경우에도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건설비용과 내구 연도를 전제로 한 총비용을 알고 있을 때, 가격과 수요와의 관계가 파악되어야 적절한 가격, 즉 도로 사용료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 2] 수요와 마찬가지로 공급곡선의 가격탄력성도 정의해 보라. 하루면 생산해 낼 수 있는 TV와 1년을 걸려 생산하는 사과를 비교할 때 어느 것이 더 가격탄력적인가? 그 이유는 어떠한가?

 

곡선의 이동
수요와 공급의 상황을 좌표평면에 표시한 것이 수요공급 곡선이다. 하지만 이들 곡선들은 각각 상품의 가격 수준 대비 수량을 표시한 것일 뿐 그 외에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에 대해서는 설명해 주지 못한다. [문제 1]에서 이미 일부 설명됐듯이 소득이 증가한다면 당연히 그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고 이는 곡선 자체의 이동으로 표현된다. 해당 상품의 가격 외에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어 곡선의 이동을 야기하는 요소로는 대체로 수요에 있어서는 관련 재화의 가격이나, 기호, 인구규모, 소득분배의 정도 등을 들 수 있다.

관련 재화란 대체관계 또는 보완관계에 있는 재화를 말한다. 커피와 홍차가 대체관계에 있다면 소비자들은 커피로부터 만족을 얻거나 아니면 홍차로부터 만족을 얻거나 그다지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커피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 수요법칙에 의해 소비자들은 커피 수요를 줄이고 대체관계에 있는 홍차의 수요를 늘릴 것이다. 또다른 예로 소득분배가 부자 중심으로 악화되었다고 하자. 이러한 소득분배의 악화는 부자가 선호하는 상품들의 수요를 늘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반적인 상품들의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다.
공급곡선의 이동 요인으로는 생산요소 및 원자재의 가격이나 생산기술의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위에서 공급곡선은 생산비를 토대로 구성된다고 말한 바대로 공급곡선의 이동을 발생하는 요인들은 모두 생산비와 관련이 있다. 노동이나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는 물론 원자재의 가격이 오른다면 생산비가 오를 것이고 당연히 생산자는 오른 만큼을 반영한 공급곡선을 토대로 시장에 공급을 제안할 것이다. 기술진보와 같은 생산기술의 변화는 동일한 재료를 쓰고 더 많이 상품을 생산해 낼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상품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따라서 공급곡선은 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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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조순 외, 경제학원론(제7판), p. 39.